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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경영진 300억 블록딜, '장내매수'로 진화한 최대주주 전현직 임원 7인 38만주 매각…백승욱 의장·서범석 대표 핵심 2인 발 빠르게 대응

정새임 기자공개 2024-12-19 11:12:1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루닛 공동창업자와 임원 등 주요주주 7명이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단행했다.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 받았던 고금리 대출 상환 목적이 크다.

반면 루닛을 대표하는 백승욱 의장과 서범석 대표 2인은 장내매수를 통해 주주들의 불안을 달랬다. 블록딜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지만 책임경영을 실천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2인의 지분이 소폭 증가하면서 최대주주 경영권 안정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임원 7인 38만주 블록딜…15% 고금리 대출 상환

루닛은 18일 임원 등 주요주주 7인의 블록딜을 공시했다. 퇴사한 장민홍 전 최고사업책임자(CBO)를 포함해 이정인 이사, 팽경현 이사, 유동근 이사, 박승균 이사, 박현성 이사, 옥찬영 이사가 블록딜로 총 38만334주를 미국 운용사에 넘겼다. 주당 매도 단가는 7만7934원으로 약 3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대부분 백 의장과 카이스트 동아리 때부터 함께 해 루닛을 일군 공동창업자다. 장 전 CBO가 블록딜로 5만주를 매도했고 이정인·팽경현·유동근·박승균·박현성 이사는 6만4156주를 각각 매도했다. 비교적 최근 루닛에 합류해 지분이 0.08%에 불과한 옥찬영 이사는 9554주를 넘겼다.

블록딜 목적은 지난해 유증 참여로 인해 실시한 대출의 상환이 크다. 루닛은 지난해 11월 2002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운영자금으로 1095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907억원을 충당하기 위함이다. 당시 루닛은 백 의장과 서 대표를 비롯해 주요 경영진들이 보유 주식에 따라 배정되는 유증에 100% 참여할 뜻을 밝히며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실제 유증 결과를 보면 주요 경영진 중 이정인·장민홍 2인을 제외한 주요 임원이 모두 유증에 참여했다. 백 의장과 서 대표, 김기환 이사, 옥 이사가 배정된 물량을 모두 소화했고 팽경현·유동근·박승균 이사는 일부 소화했다.

당시 유증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진들은 메리츠캐피탈로부터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자율 9.8%의 고금리 대출이다. 이자율은 올해 8월 중도금 미상환에 따라 14.8%로 치솟았다. 메리츠캐피탈로의 대출 상환 만기가 다가오면서 KAGAMA 패밀리 인베스트먼트, 케이오인베스트먼트로 대환하면서 이자율은 15%에 달했다.

결국 고금리 대출을 해소하기 위해 블록딜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대출의 만기일이 도래하지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대출금 상환을 결정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의 협업 계약으로 주가가 힘을 받은 점도 블록딜 적기라는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백승욱 의장 책임경영 실천…장내매수로 경영권 안정화 효과도 기대

물론 고금리 대출을 고려해도 주가 하락과 이에 따른 주주들의 불만을 막을 순 없다. 루닛을 대표하는 백 의장과 서 대표가 자진해서 장내매수에 나선 배경이다.

백 의장과 서 대표는 경영진 블록딜이 실시된 18일 각각 6456주, 1291주를 장내매수 했다. 단가는 7만7200원대로 총 6억원에 달하는 매입 규모다.

블록딜 규모에는 한참 못미치는 물량이지만 두 핵심 경영진이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주주들의 불안감을 해소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경영진 7명이 매도한 물량 역시 미국계 롱펀드 운용사가 전량 인수해 단기 내 물량이 시장에 풀릴 위험이 적다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과 주가 상승을 기대한 만큼 장기 투자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최대주주인 백 의장의 지분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높일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장내매수는 긍정적이다. 현재 백 의장 지분은 6.83%, 서 대표 지분 1.14%를 합해도 8%가 채 못 된다. 주요 경영진들의 우호 지분을 합하면 18%선으로 올라가지만 안정적인 수준은 아니다. 장 전 CBO 퇴사처럼 공동창업자 역시 회사를 떠날 수 있다.

루닛 관계자는 "루닙 설립자 백 의장과 2018년부터 함께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는 서 대표가 장내매수를 결정한 건 회사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강함 믿음의 표출"이라며 "주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주가 하락에 적극 대응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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