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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장 돋보기]LG이노텍의 거버넌스 외길…의미 있는 선례④헬로비전과 함께 사외이사 의장 보유, '지배구조 효율성 도모'

이돈섭 기자공개 2024-12-31 08:09:50

[편집자주]

이사회 의장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대표한다. 어떤 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는지가 이사회 독립성 척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기업들이 선임한 이사회 의장 면면은 다양하다. 사내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한 곳이 있는가 하면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한 곳도 있다. 기업들은 이사회 의장을 어떻게 선임하고 그 의장은 이사회를 어떻게 이끌고 있을까. 더벨은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기업 이사회 의장 면면을 분석, 재계의 트렌드와 각 기업의 이사회 특징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09: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은 상당수 계열사들이 그룹 측 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기용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LG의 임원(기타비상무이사)이나 대표이사가 주로 맡는다. 하지만 LG이노텍의 경우 2년 전 이사회 규정을 개정,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어 눈길이 간다.

당시 이사회 규정을 주도한 정철동 전 대표는 6년여 간의 LG이노텍 대표 생활을 접고 지난해 말 LG디스플레이로 적을 옮겨 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LG이노텍, 2022년부터 '사외이사 의장' 선출

지난 9월 말 현재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기업 명단에는 LG그룹 계열사가 8곳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LG와 LG전자,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등이다. 8개사는 대부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거나 지주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LG이노텍 이사회 의장 역시 타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대표이사가 담당했으나 2022년부터는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LG그룹 계열사 중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곳은 LG이노텍과 LG헬로비전 뿐이다. LG헬로비전은 지난 9월 말 시총이 2064억원 수준으로시총 상위 100개 기업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미지=LG이노텍]

LG이노텍이 여타 그룹 계열사와 달리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것은 자체적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거버넌스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그룹에서는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각 계열사 거버넌스 구축 방식 자율성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2022년 3월 LG이노텍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것으로 논의가 이뤄졌을 당시 이사회는 정철동 대표(사진)와 김창태 전무 등 2명의 사내이사와 모회사 LG전자 측의 안준홍 기타비상무이사, 4명의 사외이사(채준·박상찬·주영창·이희정)를 합쳐 총 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었다. 그 당시 이사회 의장은 정 대표가 맡고 있었다.

정 대표는 1984년 LG그룹 입사 이후 40년을 내리 근속한 인사다. 2019년 LG이노텍 대표로 취임했는데, 취임 직전 2635억원 규모였던 영업이익(연결)을 지난해 8308억원 규모로 불렸다. 지난해 말 정 전 대표는 LG디스플레이로 적을 옮겨 CEO로 일하며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모회사 임원 이사회 의장 관례 깬 '파격 시도'

2년 전 LG이노텍의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은 여러 측면에서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LG그룹은 지주사 임원이 계열사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진출,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 LG이노텍 역시 모회사 LG전자 임원을 이사진에 포함하고 있음에도 외부 인사를 의장으로 기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의 경우 지주사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계열사 경우에도 비슷한 거버넌스를 구축한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분위기 속에서 계열사가 자발적으로 거버넌스를 개선했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LG헬로비전도 비슷한 시기 관련 규정을 개정,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기 시작했다.
[이미지=한국뉴욕주립대학교 홈페이지]

현재 LG이노텍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인물은 박상찬 사외이사(사진)다. 한국뉴욕주립대 기술경영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그는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교수와 한국거래소 사외이사, 한국품질경영학회 부회장, 경희대 경영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LG이노텍 이사회에 합류했고 2022년 재선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의장으로 선출됐다.

박 의장은 이사회를 이끌면서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등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에도 소속돼 있다. 박 의장 재직 기간 이사회는 계열사 자기거래 승인 안건을 비롯해 사업계획 승인 안건, 집행임원 성과급 지급 및 인사 승인 안건 등 다양한 주제의 안건을 다뤘다. 박 의장은 2019년 선임 이후 지금껏 이사회 출석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여타 계열사들은 지주사 핵심 임원이 이사회에 진출해 의장으로 일하는 경우와 해당기업의 대표가 의장직을 맡는 경우로 구별된다. LG의 경우 대표를 맡고 있는 구광모 회장이 직접 이사회 의장으로 있으며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의 경우 LG의 사장급 이상 임원진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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