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제우스, 세정 장비 고도화…HBM향 매출 확대 기대②PEP 장비 개발, '식각 장비' 시장 진출 초읽기
노태민 기자공개 2024-12-24 07:58:09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우스는 세정 장비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들의 시설투자(CAPEX)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근 출시한 패키지 신장비 '아톰'과 '새턴'이 대표적이다. 이 장비들 덕분에 고객사의 투자 침체기에도 올 3분기 누적 매출 3440억원을 기록했다.세정 장비 외에도 디본딩 장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특히 차차세대 디본딩 공정에 쓰일 것으로 전망되는 '포토닉(Photonic)' 장비 개발을 통해 시장 변화에 미리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R&D 집중, 세정 장비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공
제우스는 국내 1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이다. 주력 사업은 반도체 세정장비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3440억원) 비중의 66.3%를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다.
세정 장비는 웨이퍼를 한 장씩 처리하는 '싱글형'과 한 번에 수십 장씩 처리하는 '배치(Batch)형'으로 나뉜다. 제우스는 싱글형 장비와 배치형 장비를 모두 생산 중이다. 배치형 장비의 경우 일본 자회사 J.E.T를 통해 양산 중이다.
J.E.T는 제우스가 2009년 4월에 일본에 설립한 자회사다. 2020년 9월에는 한국 내 생산법인 '제이이티코리아'를 설립하고 한국 내 배치 장비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HBM용 싱글형 세정 장비 아톰과 새턴을 출시했다. 아톰과 새턴은 HBM의 실리콘관통전극(TSV) 세정 공정에 쓰인다. 링프레임 사용을 고려해 400mm용 세정 장비로 설계됐다. 통상 전공정용 세정 장비는 300mm 웨이퍼 기준으로 설계된다. 올해 제우스 매출 중 상당수 매출이 아톰과 새턴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세정 장비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장비 개발에도 열중이다. 이온-12 장비가 대표적이다. 이온-12는 12개의 챔버로 구성된 세정 장비다. 회사는 기존 8챔버 세정 장비 대비 2배 이상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세정 기술을 바탕으로 식각 장비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제우스는 라디에이터 히터를 활용한 PEP(Pressurized Etch Process) 식각 장비를 개발 중이다. 급속 승온과 급송 하강이 가능해, 공정 시간과 공정 효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후공정 시장 잡아라, 디본딩 장비 개발 시작
제우스는 세정 장비 외에도 포토닉 디본딩 등 패키지 장비 개발에 힘쓰고 있다. 디본딩 장비는 HBM 등 반도체 적층 시 웨이퍼와 캐리어 웨이퍼를 분리하는데 쓰인다. 현재 HBM 제조 공정에서는 웨이퍼가 휘지 않도록 임시 웨이퍼를 부착한 뒤 이를 분리하는 메커니컬 디본딩 공정이 주로 쓰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웨이퍼 칩핑(Chipping) 현상 등을 이유로 '메커니컬' 디본딩 공정을 레이저 디본딩이나 포토닉 디본딩 공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웨이퍼 칩핑은 칩의 모서리나 가장자리, 또는 웨이퍼의 가장자리가 깨지는 것을 뜻한다.
제우스가 미국 펄스포지(PulseForge)와 개발 중인 포토닉 디본딩 장비는 펄스 광대역 광원을 활용한다. 20마이크로미터(µm) 미만의 디바이스 웨이퍼 분리 시에도 웨이퍼 칩핑 등 손상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의 포토닉 디본딩 장비는 올해 4분기 내 제우스 화성 반도체연구소 클림룸 내 데모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국산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디본딩 장비는 현재 외산 장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메커니컬 디본딩 장비 시장의 경우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독일 수스마이크로테크가 장악하고 있다.
제우스는 포토닉 디본딩 장비 외에도 국책 과제를 통해 메커니컬 방식과 레이저 방식을 이용한 디본딩 장비를 개발 중이다. 패키지 장비에 대한 중요성이 올라가고 있는 만큼, 향후 매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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