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글로벌 네트워크]효성, 외국인 장수 CEO '북미·유럽' 개척 의지2018년 도시바 출신 타케시 부사장 영입…'전력 호황기' 최대 영업익 경신 기대
김동현 기자공개 2024-12-30 07:32:15
[편집자주]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은 이사회의 다양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는다. 회사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에 글로벌 시각을 이식하는 역할도 하며 전세계를 무대로 뛰는 국내 기업들이 하나둘 이사회 구성원으로 외국인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2.0' 시대로 전환하며 글로벌 인맥을 갖춘 인물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벨이 재계에 분포한 외국인 이사진을 살펴보며 사업과의 연관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15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효성중공업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일본 국적의 요코타 타케시 부사장은 효성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영입된 첫 외국인 임원이다. 2018년 효성그룹은 ㈜효성 아래 주요 계열사를 두는 지주 체제로 재편했는데 요코타 부사장은 효성중공업 설립 직후인 그해 7월에 합류했다.합류 8개월 만인 그 다음해 3월에는 대표이사로 올라서며 지주 전환 후 첫 외국인 CEO가 됐다. 요코타 부사장은 당시 건설PU(퍼포먼스유닛)장이던 김동우 부사장과 함께 효성중공업 각자대표 체제를 이루며 회사 핵심 사업인 중공업부문을 이끌었다.
각 사내이사가 개별 사업부를 이끄는 구조는 올해 우태희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영입된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 요코타 부사장이 대표직을 내려놓긴 했으나 사내이사 겸 전력PU장을 유지하며 중공업사업 전반을 담당해 글로벌 거점을 넓혔다. 이러한 글로벌 확장 전략이 전력기기 산업 호황기와 맞물리며 회사는 올해 최대 영업이익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58년생인 요코타 부사장은 30년 넘게 송·배전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엔지니어다. 일본 도시바에서 전력유통시스템사업, 사회인프라시스템 등 사업 임원을 거쳐 도시바유럽 사장을 역임하는 등 전력기기 분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세계 전역에서 수주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효성중공업은 기술개발과 글로벌 네트워킹을 동시에 수행할 주요 인물로 영입했다.
요코타 부사장이 효성중공업에 합류한 2018년만 해도 중공업 사업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중국·인도 등의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펴며 효성중공업뿐 아니라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약세를 보이던 상황이다. 분할 후 효성중공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2년(2018~2019년) 연속 흑자를 냈다. 그러나 중공업부문은 같은 기간 영업적자를 냈는데 그 규모는 2018년 334억원, 2019년 192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효성중공업은 고부가 시장인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변압기 생산거점 인수하며 호황기를 기다렸다. 2019년 말 일본 미쓰비시의 미국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5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인수를 완료한 이듬해부터 현지 자회사 효성하이코(Hyosung HICO)의 별도 매출 및 수주잔량도 잡혔다.
2021년까지 전력기기 시장의 약세가 이어지긴 했으나 중공업부문은 적자를 끊어내며 연간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효성중공업 연결 연간 영업이익도 2021년 1200억원까지 회복했다. 이듬해부턴 북미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본격 호황기를 맞았다.
효성중공업은 이 과정에서 요코타 부사장의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이 유효했다고 평가한다. 연임 후에는 기술개발 강화를 위해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 설립 검토에 돌입하며 추가 거점 확보를 노렸다.
대표 첫 연임 당시 회사 측은 "세계 각지 고객과 교류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네덜란드에 신규 R&D센터를 설립해 유럽 친환경 전력시장 공략에 나섰다. 효성중공업은 유럽 지역에 별도 생산법인을 두고 있지 않지만 현지 고객별 맞춤형 수요 충족을 위해 R&D센터를 거점으로 활용 중이다.
올해 효성중공업은 최대 영영이익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3조3235억원, 영업이익 2302억원을 쌓은 상태다. 이미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연간 수치(매출 4조3006억원, 영업이익 2578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1조원가량 부족하지만 영업이익은 4분기 실적이 더해지면 추월이 가능하다. 증권가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35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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