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수주 무산' 삼성, 2·3나노 전제조건 '엑시노스' 파운드리 첨단 공정 수주 요원, 레퍼런스 확보 급선무
김도현 기자공개 2024-12-27 07:17:4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0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서 대형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파트너였다가 TSMC로 갈아탄 퀄컴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 중이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첨단 공정 분야에서 TSMC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분위기는 삼성전자에 뼈아프다. 결국 내부 양산 칩을 통해 실력을 증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 선을 보일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500'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이 2025년 하반기 출시하는 '스냅드래곤8 엘리트2(가칭)'는 TSMC의 3세대 3나노(N3P) 공정으로 양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이러한 흐름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퀄컴 AP 최대 제조사였다. 2021년 말 등장한 '스냅드래곤8 1세대'까지 사실상 삼성전자가 독점했으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이슈가 발발하면서 개선 버전인 '스냅드래곤8+ 1세대'부터 TSMC가 전담하고 있다.

올 하반기 퀄컴이 내놓은 '스냅드래곤8 엘리트'는 TSMC의 2세대 3나노(N3E)로 제작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해당 칩의 가성비 버전으로 여겨지는 '스냅드래곤8s 엘리트' 계약을 따내기 위해 퀄컴과 협상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제품은 내년 상반기 출격이 유력하다.
매년 삼성전자가 퀄컴에 문을 두드리고, 퀄컴이 파운드리 이원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나 4년 연속 결실을 맺지 못하게 됐다.
반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내 퀄컴 AP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내달 공개 행사(언팩)를 통해 모습을 드러낼 '갤럭시S25' 시리즈 AP는 전량 스냅드래곤8 엘리트로 채워진다. 이는 삼성전자 내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반도체 설계), MX사업부(모바일 기기) 등 모두에 악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퀄컴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레퍼런스를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제대로 된 양산 경험을 갖추고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수주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관건은 삼성전자 3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엑시노스2500이다. 갤럭시S25 낙점되진 못했으나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7'에는 일부 탑재될 예정이다. 그간 폴더블폰 AP는 퀄컴이 전담한 만큼 단번에 많은 물량을 확보하긴 쉽지 않다.
그럼에도 폴더블폰 공급망에 처음 진입한다는 점, 3나노 완성도를 과시할 수 있는 점 등이 긍정적이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회생 불가할 정도의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리스크도 공존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엑시노스2500으로 빅테크의 눈길을 끈 뒤 이어지는 2나노 대전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다. 3나노까지 TSMC에 크게 밀린 탓에 2나노에서 초반 주도권을 잡기는 사실상 불가하다. 일단 TSMC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만 심어줘도 성공이다.
퀄컴은 2026년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인 '스냅드래곤8 엘리트3(가칭)' 시제품 개발을 삼성전자에 의뢰한 것으로 파악된다. 2나노 공정으로 양산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을 좌지우지할 프로젝트로 판단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부터 2나노 공정을 상용화한다. 이르면 2026년부터 가동할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이 2나노 라인 중심으로 꾸려진다. 현지 고객 확보를 위해 진출한 만큼 스냅드래곤8 엘리트3가 교두보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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