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바이오 마켓리뷰]거래소 상장문턱에 13곳 무산…금감원 정정요구도 부담[IPO]심사기간 길고 정정요구 늘고, 얼어붙은 시장 대안 '밸류에이션' 조정
한태희 기자공개 2024-12-31 07:22:1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제약바이오 IPO(기업공개) 시장에는 한파가 불었다. 상장이 무산된 기업이 전년에 비해 60% 이상 증가했고 심사 결과 확정에도 영업일 기준 최대 200일 이상이 소요됐다. 작년 파두 사태 후 추정실적 근거 보완 등 거래소의 심사 기준이 강화된 여파다.상장 심사 통과 후에도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가 이어지면서 일정이 미뤄진 경우가 많았다. 오름테라퓨틱은 수요예측 과정에서 다수 기관투자가가 희망 공모가 하단 이하 가격을 제시하며 공모를 철회하기도 했다.
◇전년도 8곳 대비 62.5% 확대, 노브메타파마 심사 '218일' 소요
더벨이 집계한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 2024년 상장 예심을 철회하거나 무산된 기업은 총 13곳이다. 전년도 8곳에 비하면 62.5% 늘었다. 스팩상장을 제외하면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8곳, 신약만을 타깃하는 회사는 4곳이었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심사 규정인 45영업일을 초과했음에도 상장에 실패한 경우가 다수 있었다. 스팩 존속합병을 통해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한 노브메타파마는 심사 결과 확정까지 영업일 기준 218일으로 최장기간이 소요됐다.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지속 가능한 사업성과 미래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효소 전문 기업 엔지노믹스는 팬데믹 기간 진단용 단백질 효소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상장을 재추진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본격화된 엔데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상장이 무산됐다.
하이센스바이오는 거래소로부터 시린이 치료제 'KH-001'의 국내 임상 2a상 외에도 더 많은 임상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이에 상장 자진철회 후 최근 임상 2b상을 마무리했다. 올해 11월 기술성평가를 신청했고 내년 기술특례상장에 재도전한다.
하반기 바이오 상장 최대어로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던 오름테라퓨틱은 공모를 철회하고 IPO를 재추진하고 있다. 수요예측을 앞두고 주력 파이프라인 'ORM-5029'의 임상 악재가 터지며 다수 기관이 희망 공모가 하단 이하의 가격을 제시하면서다.
◇파두 사태 나비효과, 추정손익 산출 근거 보완 요구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 한국거래소의 심사 문턱을 넘어 상장을 완료한 기업 24곳 가운데 신약 개발만 하는 기업은 디앤디파마텍, 셀비온, 온코닉테라퓨틱스 등 3곳에 그친다.
확실한 매출을 내는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기업들이 선전했다. 스팩합병을 통해 가장 먼저 상장한 레이저옵텍은 2월 스팩 소멸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레이저옵텍은 미용 및 의료용 레이저 장치를 개발, 제조해 연간 300억원대 매출을 낸다.
상장을 완료한 기업들의 IPO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는 점에 주목된다. 기술성평가, 거래소 심사 문턱을 넘고도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희망공모가 산정을 위해 책정한 미래 추정손익에 대한 근거를 보완하라는 게 핵심이었다.
디앤디파마텍은 유사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사례와 성공률을 고려한 시나리오별 예상 매출 계획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증권신고서 내 매출 추정치를 회사 제시금액(낙관적), 예상매출 실현(중립적), 수주예정액만 실현(보수적)으로 나눠 작성했다.
올해 11월 상장한 에이치이엠파마는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 이후 희망 공모가 밴드가 하향 조정됐다. 2027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적용순이익으로 설정했는데 이 수치가 243억원에서 204억원으로 재조정되면서 공모가 밴드가 변경됐다.
금융감독원이 직접 공시를 통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자진 정정을 권유하는 대신 기존 증권신고서의 효력을 즉각 정지한 케이스다. 증권신고서가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거짓 기재 또는 중요사항을 누락했을 때 하는 지적이다.
이엔셀, 에이치이엠파마, 쓰리빌리언, 오름테라퓨틱, 온코크로스 등이 이에 해당했다. 이엔셀과 쓰리빌리언 등은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요구에 따라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 등 IPO 일정을 예정보다 미뤘다. 공모가 자체에 손을 대지는 않았으나 추정 실적에 대한 근거 보강에 주력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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