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신사업 박차' 제우스, 전자재료 수익성은 '아직'④소재업 진출 힘 쏟기, 반도체 의존도 줄이기 성과 '먼길'
노태민 기자공개 2025-01-02 08:39:33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 제우스는 전자재료 사업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세정 장비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다.그 일환으로 올해 1분기 전자재료 기업 헤라켐테크놀러지의 지분을 97.5%까지 늘렸다. 또 다른 전자재료 자회사 에이피씨티에 이어 두 번째 자회사 편입이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업계에서는 소재 사업의 특성상 헤라켐테크놀러지의 손익분기점(BEP) 도달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이피씨티도 자회사로 편입한지 8년 만에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액에 그쳤다.
◇제우스, 헤라켐테크놀러지 지분 97.5%로 확대
헤라켐테크놀러지는 2022년 설립된 감광재료 및 화학제품 제조 기업이다. 설립 당시 제우스가 3000만원을 출자해 지분 30%를 취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단기대여금 27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헤라켐테크놀러지 지분을 97.5%까지 늘렸다.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헤라켐테크놀러지는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헤라켐테크놀러지의 2022년, 2023년 매출은 각각 6057만원, 1억1703만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4억1391만원, 15억7268만원 수준이다.
손실을 보고 있는 헤라켐테크놀러지의 운영자금을 제우스가 짊어 지고 있다. 2022년 27억원, 2023년 10억원을 대여해줬다. 올해는 또 16억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출자전환한 대여금을 제외하면 제우스가 헤라켐테크놀러지에 대여한 금액은 총 26억원에 달한다.
정작 헤라켐테크놀러지의 신규 사업군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사측은 최근 과물화화합물(PFAS) 프리 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FAS는 높은 열 안정성과 우수한 열전달 등을 지녀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곳에 쓰이는 소재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고 축적되는 영원한 화학물질로 유럽연합 등 지역에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우스의 전자재료 사업 확대 배경에는 반도체 장비 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반도체 제조 장비에 쏠린 제우스의 사업 포트폴리오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우스의 반도체 제조 장비 매출 비중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66.3%에 달한다. 또 반도체 장비 산업은 주요 고객사의 시설투자(CAPEX) 일정에 따라 실적이 널뛰는 경향이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소재 기업들은 반도체 장비 기업들보다 업황에 영향을 덜 받는 편"이라며 "다만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시장 진입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BEP 달성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피씨티, 제우스 의존도 낮추기 숙제
제우스는 헤라켐테크놀러지 외에도 전자재료 자회사 에이피씨티를 거느리고 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공정처리 화학 약품 제조 판매 전문 회사다. 반도체용 식각액부터 디벨로퍼(Developer) 등을 개발, 생산한다.
제우스가 에이피씨티를 인수한 건 2014년이다. 당시 에스앤에스켐 최대주주인 에스앤에스텍으로부터 지분 67.78%를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했다. 제우스는 에스앤에스켐 인수 후 사명을 에이피씨티로 변경했다. 지분 인수에는 35억원 가량 금액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피씨티 운영자금도 제우스에게 짐이 됐다. 에이피씨티는 2014년 제우스 자회사 편입 후 2021년까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제우스는 이 기간 에이피씨티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방식으로 운영자금을 지원했다. 제우스의 에이피씨티 지분율은 67.78%에서 92.73%(2024년 3분기 기준)까지 늘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솔루엠, 디지털 사이니지에 'AI' 결합…리테일 도약 나섰다
- [IR Briefing]와이즈넛 "AI 업계 유일 흑자 기업, 성장 자신"
- [i-point]휴마시스, 코로나19·HIV 진단 제품 성능 개선
- [Red & Blue]'HBM 기대주' 워트, 새 장비 테스트 단계
- [LS 상장후보 점검]신사업 둔화 속 빛나는 IPO 카드 에식스솔루션즈
- [유동성 풍향계]넥센타이어, 운전자본 첫 '1조' 돌파…부채 증가세 뚜렷
- [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팀장급 인사도 마무리…이복현 체제 막바지 쇄신
- NH농협카드, 첫 여성 CEO 이민경 사장 발탁 배경은
- 라이나생명, 가이드라인 선제 반영에도 킥스비율은 상승
- [하나금융 차기 리더는]다른 금융지주 살펴보니…힘빠지는 '외부 후보들'
노태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코웨이, 넷마블 마브렉스 코인 699만개 보유
- 팹리스 육성 한화비전, 자회사 유상증자 참여
- [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제우스, 자회사 J.E.T. 통한 미·일 공략 '먹힐까'
- [2025 승부수]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기술 혁신 이어가기" 주문
- [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신사업 박차' 제우스, 전자재료 수익성은 '아직'
- '최대주주 변경' 알파홀딩스, 거래 재개 이뤄질까
- [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일찌감치 승계 마친 제우스, 이사회도 '오너가' 장악
- 김남석 LB세미콘 대표 "삼성·LX 의존도 낮춘다"
- SKC 반도체 리밸런싱 마침표 'ISC·아이세미 합병'
- CMP 파는 SK엔펄스, 블랭크마스크 사업도 매각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