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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CFO]'CFO=사내 2인자' 법칙 잇는 고영동 삼성증권 부사장⑩1970년대생 재무총괄… 박종문 대표와 삼성생명부터 합 맞춰

최은수 기자공개 2025-01-21 08: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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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08시2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은 경영지원실장 즉 CFO에 꽤 특색 있는 인물을 두는 곳으로 꼽힌다. 역대 CFO 가운데 이종완 부사장과 박준규 CFO는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CFO 중 매우 드문 1970년대생 인사였다. 이 부사장은 2023년 말께 대표 직무를 대행했고 2024년 3월 정기주총에서 박종문 대표의 대관식을 주총 의장으로서 마무리한 점도 눈길을 끈다.

2025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선임된 고영동 경영지원실장(부사장)도 1971년생으로 앞서 삼성증권 나름의 법칙을 따른다. 특히 박 대표와 삼성생명에서 합을 맞추다 함께 삼성증권으로 합류한 점이 눈길을 끈다.

◇'70년대생 CFO' 고영동 부사장, 삼성생명 거쳐 합류

고 부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삼성생명에서 자산운용 및 금융경쟁력제고TF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7년 경영지원실 수석으로 재직했고 2년 간 금융경쟁력제고TF 수석을 역임한 뒤 상무로 승진했다.

2024년 12월 즉 2025년 정기임원인사 때부터 삼성증권 CFO다. 부임과 함께 공모채 발행을 타진했고 흥행에 성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애초에 삼성증권은 공모채를 그다지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하우스로 구분된다. 그런데 2024년에 이어 올해 초에도 공모채 발행에 나섰다. 고 부사장 부임 후 나타난 조달 전략 변화다.

고 부사장은 부임 이후 빠르게 조달 전략 변화를 택하며 만기 구조 장기화와 저금리 리파이낸싱까지 두 가지 목표를 달성했다.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공모채 발행 전략을 지속하며 성과를 거뒀다. 2025년 초 발행한 공모채엔 모집액(3000억원)의 8배에 달하는 수요가 몰렸다.

◇합류 후 사내이사 선임 'CFO=사내 2인자 입지' 확인

다른 증권사와 달리 삼성증권은 CFO에 폭넓은 권한과 책임을 함께 주고 있다. 삼성증권이 CFO를 꾸준히 등기이사로 선임해 온 점을 통해서도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고 부사장 직전 CFO였던 박준규 부사장은 2024년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종문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특히 대표이사 공백기엔 CFO가 업무를 대행하는 사례가 보이기도 한다. 역대 삼성증권 CFO가 대표직을 맡은 건 비단 내정자 선임이 주총에서 확정될때까지 공식적으로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했던 이 부사장만의 사례만은 아니다.

전임 대표이사인 장석훈 사장은 2018년 CFO로 부임했는데 부득이한 리더십 공백이 발생하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장 전 사장은 이후 약 6년 간 삼성증권 대표직을 맡으면서 유의미한 양적 성장을 이끌었다.

고 부사장이 삼성증권 합류 전에 박종문 대표와 삼성생명에서부터 합을 맞춘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선 고 부사장의 보임을 박 대표와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차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세부적으로 고 부사장은 삼성증권 합류 전까지 삼성생명 자산PF운용팀에 속해 있었다. 당시 삼성생명 자산PF운용팀은 박종문 당시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과도 접점이 많았다. 삼성생명에서 함께 합을 맞춰봤던 멤버가 삼성증권에서 대표이사와 CFO로 관계를 이어가는 셈이다.

삼성증권 내부에선 박종문 대표와 고 부사장 부임을 두고 증권맨이 아닌 인물들에게 힘을 실어 새로운 리더십을 빠르게 안착시키기 위한 인사였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더불어 일련의 인사를 통해서 삼성증권은 CFO가 명실상부 사내 2인자 지위에 있다는 사실 또한 다시금 공식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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