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전략 분석]관계사 매출로 큰 오너가 승계 거점 '머티리얼즈파크'[솔브레인]①특수관계자 매출 기반 안정적 이익창출, 투자지분 매각으로 차익 확보
이민호 기자공개 2025-01-22 08:17:42
[편집자주]
2세에 대한 지분승계는 기업 오너들의 지상과제다. 승계기법은 결국 2세에게 지분 취득재원을 어떻게 또 얼마나 쥐여줄 수 있는가로 수렴한다. 그만큼 승계기법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거나 비지배주주에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theBoard가 각 기업의 승계 과제와 기법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5시47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 솔브레인그룹의 관계기업 머티리얼즈파크는 오랜 기간 정지완 회장의 장녀인 정문주 부사장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 2010년 이래로 한 번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을 만큼 탄탄한 이익 창출력이 바탕이 됐다.여기에는 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의 역할이 컸다. 머티리얼즈파크는 솔브레인에 대한 매출을 기반으로 매년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해냈다. 킹스데일 지분은 정 회장의 개인회사인 씨제이더블유글로벌이, 아크다이어그나스틱스(ARK Diagnostics) 지분은 솔브레인홀딩스가 각각 사주면서 매각차익도 줬다. 계열사들과 함께 투자했던 우양에이치씨에서는 코스닥시장 상장에 따른 매각차익이 기대된다.
◇'후계자' 정문주 부사장 개인회사 탈바꿈…솔브레인홀딩스 지분 3.14% 보유
정지완 솔브레인홀딩스 회장의 승계에서 매번 부각되는 회사가 머티리얼즈파크다. 정 회장의 장녀인 정문주 솔브레인홀딩스 전략기획실장(부사장)이 지분 40.61%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 지분은 원래 정 회장의 장남인 고(故) 정석호 이사(지분 59.39%)와 정 부사장이 나눠갖고 있었다. 2020년 정 이사가 작고하면서 정 이사의 지분은 장녀인 2013년생 정호경 씨가 상속받았다. 2022년부터 머티리얼즈파크가 정 씨 지분을 자사주로 순차적으로 사들였고 실질적으로 정 부사장 개인회사가 됐다.
머티리얼즈파크가 승계의 핵심인 이유는 솔브레인홀딩스 지분 3.14%(65만8808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부사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지분(1.09%·22만9309주)보다 많으며 특수관계자 중에서는 정 회장(55.89%·1171만6848주)과 정 회장의 부인인 임혜옥 씨(14.61%·306만3882주) 다음으로 많다.
머티리얼즈파크는 솔브레인홀딩스 지분을 장내에서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편은 아니다. 머티리얼즈파크가 처음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은 2016년 12월 정 이사의 100% 개인회사였던 부동산 임대회사 랜드리스아시아를 흡수합병하면서부터다. 랜드리스아시아가 보유하고 있던 옛 솔브레인 지분 2.15%(35만6417주)가 머티리얼즈파크로 옮겨왔다.
2020년 7월 옛 솔브레인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솔브레인홀딩스(투자부문·존속)와 솔브레인(사업부문·신설)으로 인적분할되면서 솔브레인홀딩스 지분 0.94%(19만7067주)와 솔브레인 지분 2.05%(15만9349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후 2023년 10월 삼성전자와 솔브레인 지분 일부(6만3971주)를 내주는 대신 솔브레인홀딩스 지분 전량(46만1741주)을 가져오는 155억원 규모 주식교환으로 현재의 솔브레인홀딩스 지분 3.14%(65만8808주)와 솔브레인 지분 1.23%(9만5378주)를 보유하게 됐다.
머티리얼즈파크의 2023년 말 자산 구성을 보면 전체 자산(1039억원)에서 솔브레인홀딩스 지분가치(장부금액 기준·292억원)와 솔브레인 지분가치(290억원)의 합산 비중이 56%로 절반을 넘긴다. 그만큼 두 회사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M&A로 몸집 확대…특수관계자 매출 기반 안정적 이익 창출
머티리얼즈파크가 오랜 기간 정 부사장으로의 승계를 위한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본적으로 이익 창출력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기에는 정 회장과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의 역할이 컸다. 머티리얼즈파크는 최근 5년(2019~2023년) 평균 영업이익이 93억원으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감사보고서로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2010년 이래로 한 번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14년부터는 당기순이익 흑자도 유지해 왔다. 단순히 솔브레인홀딩스와 솔브레인 지분만 보유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회사'라는 의미다.
머티리얼즈파크는 현재 화학재료 제조, 리튬폴리머 전지용 전극 제조, 생활용품 도매, 임대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한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온 덕분이다. 2015년 3월 베이비파크를, 2016년 12월 랜드리스아시아를, 2017년 7월 썬라이즈머티리얼즈를 잇따라 흡수합병했다.
머티리얼즈파크는 2023년 781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는데 이 가운데 26%인 202억원이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했다. 그 중 대부분인 196억원이 솔브레인으로부터 발생했다. 2022년에도 매출액 808억원 중 특수관계자 몫이 24%인 194억원이었다. 대부분인 187억원이 솔브레인 몫이었다.
◇특수관계자에 투자지분 처분…우양에이치씨 상장에 매각차익 기대
특수관계자는 머티리얼즈파크 투자지분을 매입하면서 자금 조성을 돕기도 했다. 머티리얼즈파크는 계열사이자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나우아이비캐피탈이 조성한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및 사모펀드(PEF)에 간접투자해 이익금을 분배받는다. 또 비상장회사 지분에 직접투자하기도 한다. 머티리얼즈파크는 2018년 골프장(킹스데일GC) 운영회사인 킹스데일 보통주 지분 51.11% 전량을 씨제이더블유글로벌에 매각했다. 씨제이더블유글로벌은 정 회장의 100% 개인회사다.
머티리얼즈파크가 킹스데일 지분을 언제부터 보유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킹스데일 지분에 대한 취득원가를 230억원으로 반영해왔다. 머티리얼즈파크가 킹스데일 지분을 처분할 때 평가한 장부금액이 220억원이었고 처분이익으로 177억원이 발생했으므로 397억원에 처분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167억원의 차익을 쥐여준 것이다.
2020년에는 미국 체외진단회사 아크다이어그나스틱스 지분 60% 전량을 솔브레인홀딩스에 매각했다. 앞서 2018년 머티리얼즈파크가 304억원(지분율 60%), 솔브레인홀딩스가 202억원(40%)을 각각 출자해 아크다이어그나스틱스 지분 100%를 공동 인수했다. 머티리얼즈파크가 아크다이어그나스틱스 지분을 처분할 때 평가한 장부금액이 461억원이었고 처분손실로 59억원이 발생했으므로 402억원에 처분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98억원의 차익을 쥐여준 것이다.
향후 우양에이치씨 지분 매각에 따른 차익도 기대된다. 머티리얼즈파크는 2018년 1월 계열사들과 함께 나우아이비캐피탈이 조성한 나우2호기업재무안정PEF에 투자자(LP)로 참여했다. 머티리얼즈파크 출자금액은 48억원이었다. 이 PEF는 기업회생절차에 진입해있던 플랜트 설비회사 우양에이치씨 유상증자에 582억원을 출자해 지분 85.24%를 확보하고 우양에이치씨가 발행한 581억원 규모 사모사채도 인수했다.
이 PEF가 2021년 12월 청산되면서 우양에이치씨 지분을 현물분배했고 머티리얼즈파크는 6.33%(86만3844주)를 보유하게 됐다. 우양에이치씨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흡수합병하는 방법으로 오는 3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머티리얼즈파크가 우양에이치씨 지분을 처분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상장으로 엑시트 통로를 확보하는 만큼 향후 필요에 따라 매각차익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밖에 솔브레인홀딩스와 솔브레인 지분 보유로 발생하는 배당금이 있으나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 머티리얼즈파크의 2023년 배당금수익은 솔브레인홀딩스로부터 3350만원, 솔브레인으로부터 3억1870만원이다.
대신 이들 지분은 배당금 원천보다 차입여력 확대를 위한 담보 재원으로 더 활용도가 높다.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머티리얼즈파크는 솔브레인홀딩스 보유지분(65만8808주)의 대부분인 61만7067주를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250억원을 빌렸다. 이번달 10일 기준으로 솔브레인 보유지분(9만5378주)의 대부분인 8만5000주를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250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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