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oard League Table]지주사 SK, 아쉬움 남긴 '위원회' 활동[그룹]주요 계열사 이사회 평가 상위 랭크…지주사는 최태원 회장 인사위 참여가 감점
이민호 기자공개 2025-01-15 07:54:5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지주사 SK가 이사회 평가에서 총점 상위 100위 안에 턱걸이로 진입했다. 참여도 지표에서 만점을 달성했지만 이사회 내 위원회 활동 관련 항목에서 낮은 점수에 머무르며 순위를 끌어내렸다.SK는 인사위원회에 사외이사 후보와 대표이사 후보에 대한 추천뿐 아니라 대표이사에 대한 평가와 유임 여부에 대한 심의를 맡기고 있다. 사내이사 보수액 심의도 인사위원회 몫이다. 하지만 인사위원회 위원에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최태원 회장이 포함됐다.
◇'97위' SK 100위권 턱걸이…참여도 지표 만점 선전
theBoard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 결과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번 이사회 평가에서 평가대상 기업에 포함된 계열사를 대거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선전했다. 이번 이사회 평가에는 그룹 지주사 SK를 비롯해 14개 계열사가 평가대상에 포함됐으며 이중 대부분인 12개 계열사가 총점 상위 100위 안에 안착했다. SK하이닉스가 총점 184점을 기록해 가장 높은 16위에 올랐고 SK텔레콤이 181점을 기록해 19위로 뒤를 이었다.
다만 SK가 158점에 머물며 97위로 상위 100위 안에 턱걸이로 진입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SK는 전신인 SK C&C가 2015년 8월 옛 SK를 흡수합병하면서 그룹 지주사로 탈바꿈했다. 2021년 12월에는 SK머티리얼즈 지주부문을 흡수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현재 SK는 투자부문(지주부문)을 두고 자회사 관리와 신성장사업 출자를 담당하고 있으며 C&C(IT 서비스)와 머티리얼즈(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소재)를 사내독립기업(CIC)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 결과 기준 SK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5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에는 △최태원 대표이사 회장 △장용호 최고경영자(CEO) 대표이사 사장 △이성형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현 SK MS 연구위원)이 포함됐으며 이사회 의장은 염재호 사외이사가 맡았다. 다만 2024년 12월 정기 인사에서 CFO 자리는 김기동 전 SK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 겸 재무실장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SK는 참여도 지표에서 선전했다. 참여도 지표는 만점이 40점인데 SK는 만점을 달성했다. 전체 평가대상 기업을 통틀어 참여도 지표가 만점인 곳은 SK와 LIG넥스원 두 곳뿐이었다. △이사회를 연 12회 개최한 점 △감사위원회를 연 15회 개최한 점 △이사 평균 출석률이 96%인 점 △안건통지일이 이사회 개최일로부터 평균 7일 이전인 점 △사외이사 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활동을 정기적으로 수행한 점 등이 인정돼 관련 항목에서 5점 만점에 최고점수(5점)를 받았다.
◇최태원 회장 '대표이사 추천·평가' 인사위 포함…독립성 아쉬움
다만 참여도 지표에서의 선전에도 SK가 비교적 저조한 총점을 기록한 데는 모든 지표에 걸쳐 이사회 내 위원회 활동 관련 항목에서 낮은 점수에 머무른 이유가 컸다. 상법상 별도 기준 자산총계 2조원 이상이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와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SK는 △감사위원회 △인사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ESG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SK는 위원회 구성과 활동성에서는 양호한 점수를 받았다. 각 위원회의 위원장에 모두 사외이사를 선임해 구성 지표에서의 관련 항목에서 최고점수를 받았으며 연간 감사위원회 15회, 인사위원회 6회, 거버넌스위원회 1회, ESG위원회 15회 개최해 참여도 지표에서의 관련 항목에서 최고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위원회 수나 독립성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양한 위원회의 활발한 활동은 이사회 중심 경영의 토대가 된다. 하지만 SK는 2021년 4월 이사회를 개편하면서 인사위원회를 신설해 의무설치 대상인 사추위 역할을 통합했다. 이 때문에 의무설치 대상(인사위·감사위)을 제외한 위원회 수가 2개에 그쳐 구성 지표에서의 관련 항목에서 2점에 머물렀다.
특히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사외이사 2명 외에 오너인 최태원 회장이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최태원 회장은 SK 대표이사다. 하지만 인사위원회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외에 대표이사 후보 추천도 병행하며 대표이사에 대한 평가와 유임 여부에 대한 심의도 담당한다. 사내이사 보수액 심의도 인사위원회 몫이다. 이 때문에 구성 지표에서의 관련 항목에서 최저점수(1점)에 그쳤다.
이외에 견제기능 지표에서 내부거래에 대해 이사회에서 적절하게 통제하는지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도 3점에 머물렀다. SK는 내부거래 업무를 전담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있다. 2021년 4월 이사회 개편 때 ESG위원회를 신설해 기존에 거버넌스위원회에서 담당하던 내부거래에 대한 검토 기능을 승계했고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해서는 감사위원회 의결 사항으로 위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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