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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가 K-AI에 던진 숙제 [thebell note]

이종현 기자공개 2025-02-04 11:10:55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가 발표한 AI 모델 'R1'이 오픈AI의 '챗GPT'를 누르고 미국 앱스토어 1위에 오른 탓이다. 중국발 AI 시장 재편 소식은 미국 기업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승승장구하던 엔비디아는 딥시크 발표 이후 두자릿수 하락을 겪었다.

딥시크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가성비'가 있다. AI를 학습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많이 필요하다.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것이 승리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딥시크는 저사양의 칩(H800)으로 챗GPT에 버금가는 성능의 AI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상식이 무너진 것이다.

딥시크 발 충격은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주가는 31일 9%대 하락을 겪었다. 고사양 GPU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공포에 따른 하락으로 해석된다.

테크 업계에서는 딥시크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딥시크가 오픈AI 등 AI 기업들의 데이터를 무단 이용해 개발했다는 지적부터 실제 개발에는 더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딥시크의 약진은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반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적은 자본으로도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AI가 만들어진 만큼 한국에서도 같은 사례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날 AI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한 것도 이와 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딥시크 충격이 한국 AI(K-AI) 기업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딥시크의 등장으로 '자금 부족'이라는 국내 AI 기업들의 변명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공개된 딥시크의 연구인력, R1 개발 비용은 오픈AI와 같이 천문학적인 수준은 아니다.

현시점에서 AI 사업은 '돈 먹는 하마'다. 오픈AI조차도 외부 자금조달을 통해 연명하고 있다. 이는 국내 AI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 속 기업공개(IPO)나 전환사채(CB), 유상증자 등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AI 기업'이라는 타이틀만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앞으로 기업들에게는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의 '생존 필요성'을 입증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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