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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고환율 호재' 슈프리마, 호실적 불구 거래량 '꽁꽁'주주환원정책 미흡 지적, 설립 후 배당 실시 '제로'

이종현 기자공개 2025-02-03 08:00:4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5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슈프리마에 대한 투자자의 무관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이 얼어붙어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13일 기준 시가총액은 177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76배, 주가수익비율(PER) 6.44배로 저평가돼 있는 모습입니다.

슈프리마의 주가는 2024년 2만1000원에서 3만원 사이를 횡보했습니다. 2만원에 가까이 주가가 내리면 다시 반등하고, 3만원대에서 미끄러지는 것의 반복입니다. 변동폭으로는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고 진단할 수 있겠지만 최고점 기준으로도 PBR 1배, PER 10배를 넘지 못했습니다.


슈프리마의 주가 부진은 투자자의 무관심에서 비롯했습니다. 슈프리마의 지난해 12월 일평균거래량은 3만1427주입니다. 9~11월도 비슷한 수준인데요. 8월 평균 10만4251주 거래된 것이 가장 많았던 수준인데요. 실적과 주가의 흐름이 따로 움직이는 상황입니다.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2022년 이후 줄곧 비슷한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미진한 주주환원정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5월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4%대였던 외인 비중은 12%대로 늘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개인과 기관이 21만5431주, 13만6118주를 팔아치웠고 외국인 투자자는 36만8110주를 순매수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슈프리마는 2000년 설립된 슈프리마에이치큐가 2015년 12월 인적 분할해 설립된 기업입니다. 지문, 얼굴 등 생체정보를 기반으로 출입을 통제·관리하는 통합보안시스템의 매출이 78%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스마트폰용 지문인식 솔루션과 여러 환경에 적용되는 지문인식 모듈 등 바이오인식 솔루션 매출이 12% 남짓입니다.

최근에는 기존 사업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덧입히는 노력을 취하고 있습니다. 얼굴인식과 행동분석 기술을 결합한 신제품 '큐비전 프로(Q-Vision Pro)'는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슈프리마는 현금자동입출기(ATM)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해당 제품이 금융 범죄를 예측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적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근 7년 중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모든 해에 성장을 이뤘습니다. 연결기준 2016년 47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946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7년간 매출 연평균성장률(CAGR)은 12.2% 수준입니다.


고환율이 실적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슈프리마의 매출 중 80%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하는데요. 강달러는 수출 증대와 원재료 매입 비용 감소라는 기회로 이어집니다. 보유 중인 달러 자산의 가치 상승은 덤입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이익잉여금을 1500억원가량 쌓은 데다 부채비율 6.3%의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는 등 탄탄한 재무구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실적 흐름과 달리 주가 움직임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미흡한 주주환원정책이 꼽히는데요. 슈프리마는 2015년 설립 이후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통해 4% 수준의 자사주를 취득했지만 소각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회사의 이익을 주주와 공유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Market View

일반 투자자의 관심을 못받는 것과 달리 기관 투자자들은 슈프리마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슈프리마를 다룬 기관 리포트는 10개입니다. 특히 유안타증권이 6개의 리포트를 작성했는데요. 한글 보고서를 영문으로 번역해 낸 것을 고려하면 실제 보고서는 7개, 유안타증권은 3개를 작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12월 NH투자증권의 리포트입니다. 백준기 연구원은 '두려울 것이 없는 실적'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작성했는데요. 슈프리마의 주가가 극단적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해외 시장 판매 호조와 신제품 출시 효과로 투자 매력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로쓰리서치, NH, 유안타, 상상인, 신한, 키움 등이 긍정적인 리포트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중 투자 의견을 밝힌 것은 신한투자증권뿐인데요. 신한투자증권은 5월 목표주가 4만원을 제시한 뒤 7월 4만4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슈프리마의 핵심 키맨은 창업자인 이재원 대표입니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박사 출신인 이 대표는 스탠포드대학 방문연구원을 지낸 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모바일시스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2000년 삼성그룹이 준비 중이던 자동차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창업을 결심해 슈프리마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슈프리마의 올해 추정 실적은 매출액 1085억원, 당기순이익 267억원입니다. 전년 대비 14.6%, 16.3% 증가한 수준인데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당기순이익은 14.4%, 30.4%의 성장률을 이뤘습니다. 컨센서스 이상의 이익 달성도 기대해 볼만합니다.

더벨은 실적 흐름과 대조적인 주가 상황, 주주환원정책 추진 계획, 향후 사업 전략 등을 묻기 위해 지난 10일 슈프리마에 연결을 시도했습니다. 담당자에게 내용을 전달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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