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전략 분석]디아이티, 그룹 승계 '거점' 역할할까[노루홀딩스]②계열사 대상 IT서비스로 이익창출…지분 담보로 현금여력 확대 재원
이민호 기자공개 2025-02-10 08:17:48
[편집자주]
2세에 대한 지분승계는 기업 오너들의 지상과제다. 승계기법은 결국 2세에게 지분 취득재원을 어떻게 또 얼마나 쥐여줄 수 있는가로 수렴한다. 그만큼 승계기법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거나 비지배주주에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theBoard가 각 기업의 승계 과제와 기법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5일 08시54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아이티는 한영재 노루홀딩스 업무 총괄 회장으로부터 노루홀딩스 지분 9.40%를 사들였다. 디아이티 최대주주(지분율 97.7%)는 한 회장의 장남인 한원석 노루홀딩스 업무 부총괄 부사장이다.시스템통합(SI) 회사인 디아이티는 노루그룹 계열사에 그룹웨어 구축과 웹사이트 유지보수 등 IT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한 부사장은 디아이티 지분을 담보로 이용해 그룹 관계사인 노루코일코팅으로부터 대여금도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디아이티, 노루홀딩스 2대 주주로…한원석 부사장이 최대주주
디아이티는 2024년 9월말 기준 지분율 9.40%(125만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노루홀딩스의 2대 주주에 올라있다. 최대주주인 한 회장(25.68%·341만3055주) 다음으로 높다. 디아이티 최대주주는 지분 97.7%를 보유한 한 부사장이다. 한 부사장은 한 회장의 장남이다. 한 부사장은 개인적으로도 노루홀딩스 지분 3.75%(49만8059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 부사장이 개인적으로 현재의 노루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은 2020년 4월이다. 2014년 4월 첫 장내매수를 시작으로 2020년 4월까지 한 회장으로부터 41만주(61억원)를 시간외매수하고 나머지 8만8059주(11억원)는 순차적으로 장내매수해 현재의 지분율에 이르렀다.
반면 디아이티가 노루홀딩스 주주로 처음 진입한 것은 그 이후인 2022년 5월이다. 한 회장으로부터 60만주를 70억원에 시간외매수해 지분 4.51%를 확보했다. 이어 2023년 10월 한 회장으로부터 35만주를 38억원에 시간외매수해 지분율을 7.14%(95만주)로 끌어올렸다. 2024년 6월에는 한 회장으로부터 30만주를 38억원에 시간외매수해 현재의 지분율인 9.40%(125만주)가 됐다. 이처럼 디아이티가 노루홀딩스 지분을 취득하는 데는 한 회장으로부터의 시간외매수 방식만 취했으며 합산 146억원이 들었다.

디아이티는 SI 회사로 1994년 2월 설립됐다. 노루홀딩스가 전산실을 분사하는 형태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노루홀딩스의 첫 사업보고서인 1998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때 이미 노루홀딩스가 보유한 디아이티 지분은 20%(1만5657주)뿐이었으며 이마저도 2000년 8월 전량 처분했다.
디아이티의 소유구조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있는 바가 적다. 하지만 1996년 6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약 23년간 디아이티 대표이사로 재직한 인물은 한 회장의 누나이자 고(故) 한정대 노루홀딩스 창업자의 장녀인 한현숙 씨다. 이를 토대로 디아이티 주요 지분은 한 씨가 쥐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 씨가 2019년 4월 사임하는 동시에 디아이티 대표이사로 취임한 인물이 한 부사장이다. 현재 한 부사장은 디아이티 지분 97.7%를 보유하고 있으며 디아이티는 2000년 12월 이후로 자본금 변동 사항이 없다. 이를 토대로 한 부사장이 디아이티 대표이사 취임 즈음해 한 씨로부터 증여 또는 매수 등의 형태로 디아이티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편 한 씨는 2021년 3월까지만 해도 노루홀딩스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분율은 2.54%(33만7474주)로 당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중에서는 한 회장(35.08%·466만3055주)과 한 부사장(3.75%·49만8059주) 다음으로 높았다. 하지만 2021년 3월부터 5월까지 약 두 달에 걸쳐 보유하고 있던 노루홀딩스 지분 전량을 장내매도했다. 이 때문에 2024년 9월말 기준으로 한 씨가 보유하고 있는 노루홀딩스 지분은 없다.
◇노루그룹 계열사 대상 IT서비스…안정적 이익 창출

디아이티는 2022년 5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노루홀딩스 합산 지분 9.40%(125만주)를 한 회장으로부터 시간외매수하면서 취득자금 146억원에 대한 조성원천을 모두 법인 운영자금 등으로 명시했다.
디아이티는 2021년 37억원, 2022년 32억원, 2023년 41억원 등 최근 5년(2019~2023년) 평균으로 32억원, 최근 3년 평균으로는 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당기순이익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당기순이익이 쌓이면서 자본총계가 2023년말 182억원으로 커져 부채비율이 23%일 만큼 재무건전성도 좋다.

디아이티의 2023년 매출액은 89억원이었다. 노루홀딩스의 2023년 연결 기준 디아이티에 대한 기타지출은 73억원이었다. 디아이티가 발행한 회사소개서에 따르면 디아이티는 그룹웨어 등 모바일오피스 솔루션 개발, 웹사이트 개발과 유지보수 등 사업을 하고 있다. 노루그룹 계열사에 대한 그룹웨어 구축과 물류시스템 고도화를 담당하기도 했다.
앞선 해에도 매출구조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디아이티의 2022년 매출액은 91억원이었다. 노루홀딩스의 2022년 연결 기준 디아이티에 대한 기타지출은 58억원이었다. 2021년의 경우에도 디아이티의 매출액은 86억원이었으며 노루홀딩스의 연결 기준 디아이티에 대한 기타지출은 49억원이었다.
◇한원석 부사장, 디아이티 지분 담보…노루코일코팅으로부터 차입 추정

한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노루페인트의 완전자회사(지분율 100%)인 노루코일코팅의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노루코일코팅은 2023년말 기준으로 디아이티 지분 195만4000주와 더기반 지분 462만7000주에 질권을 설정하고 49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 대여금에 대한 연이자율은 2.20%로 책정돼있다. 2024년 들어 3분기까지 대여금 일부인 2억원이 상환됐을 뿐 질권 설정 조건과 연이자율 조건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노루코일코팅은 대여금 제공 대상을 '주요 경영진'과 '임원'으로만 표기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제공 대상을 표기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 부사장이 노루코일코팅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데다 디아이티 지분 195만4000주를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인물은 한 부사장뿐이다.
디아이티 발행주식총수는 200만주다. 한 부사장이 보유한 디아이티 지분이 97.7%이므로 주식수로 따지면 195만4000주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한 부사장이 디아이티 보유지분 전량을 담보로 노루코일코팅으로부터 대여금을 받아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 부사장은 노루홀딩스 지분 일부도 현금여력을 키우기 위한 재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2024년 9월말 기준으로 한 부사장은 노루홀딩스 보유지분 49만8059주 중 31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15억원을 대출받고 있다. 이 대출금에 매겨진 연이자율은 5.20%다.
노루홀딩스 측은 "승계 전략 관련 결정된 바 없다"라며 "노루로지넷, 디아이티, 노루알앤씨 등의 회사는 승계 전략과 관련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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