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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AI 반도체 생태계 점검]퓨리오사AI, 자금 조달 벽에 막힌 기술력①레니게이드 양산, 성과 입증…아직 미미한 매출에 적자, 가뭄 버틸 곳간 필요

노태민 기자공개 2025-03-04 11:14:27

[편집자주]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가 퓨리오사AI 인수 의향을 내비친 게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던 메타가 개발 레퍼런스가 있는 한국 기업 인수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를 계기로 또 다른 국내 AI반도체 기업들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 생태계와 실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15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퓨리오사AI의 최대 숙제는 자금 조달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레니게이드 양산 및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외부 자금 수혈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장은 매출이 미미하고 적자만 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 불거진 메타 인수 이슈도 자금 조달 실패를 대비한 옵션 중 하나다. 만약 안정적으로 자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면 최대주주가 메타에 굳이 회사를 팔 이유도 없는 셈이다.

◇레니게이드 양산 원년, '1억달러' 매출 목표

퓨리오사AI는 국내 대표적인 AI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2021년 첫 번째 AI 칩 워보이(Warboy)를 출시했다. 워보이는 컴퓨터 비전 시장을 타깃으로 설계된 칩이다. 최대 64TOP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기반으로 제조됐다. 메모리는 LPDDR4X가 탑재됐다.

지난해 3분기에는 두 번째 AI 칩 레니게이드를 출시했다. 레니게이드는 대형 언어모델(LLM) 시장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칩이다. TSMC 5nm 공정을 활용했으며, SK하이닉스의 HBM3가 탑재됐다. 시스템온칩(SoC)와 HBM은 TSMC의 CoWoS-S 기술을 활용해 연결했다.
퓨리오사AI의 AI 칩 레니게이드. 자료-퓨리오사AI.
회사는 레니게이드가 엔비디아 H100보다 와트당 성능이 3배 더 뛰어나며 메타 언어모델인 라마 2나 라마 3과 같은 LLM 모델에 최적화됐다고 강조했다.

퓨리오사AI는 현재 LG AI연구원, 사우디 아람코 등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 샘플링(최종 검수) 과정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끝나고 나면 제품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준호(사진) 퓨리오사AI 대표는 지난해 10월 열린 국가전략기술 특별법 시행 1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레니게이드만으로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까지는 유의미한 레니게이드 관련 매출이 발생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워보이의 판매량도 저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퓨리오사AI는 지난해에도 수백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퓨리오사AI의 2023년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36억원, 601억원이다.

칩 개발 및 양산에는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1000억원 이상의 금액이 투입된다. 퓨리오사AI는 현재 레니게이드 양산, 차세대 제품 등 개발을 위해 자금 조달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메타에 회사 매각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퓨리오사AI의 기업가치를 8000억원으로 측정하고 있다.

◇매각은 '마지막 보루', 자금 조달이 우선

팹리스 업계에서는 퓨리오사AI가 메타에 매각되면, 메타에 흡수돼 AI 반도체 개발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니게이드 등 기존 제품 로드맵은 취소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백 대표는 퓨리오사AI를 메타에 매각하냐는 질의에 "지금은 어떤 코멘트도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정영범 퓨리오사AI 상무는 지난주 열린 AI 육성 정책 관련 국회토론에서 "굳이 매각하지 않고 투자를 받으면 좋은데 국내에서 원하는 규모만큼 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매각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으며 모든 걸 열어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팹리스 업계에서는 퓨리오사AI의 메타 매각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는 만큼 100% 지분 매각을 진행하기 어려워서다.

팹리스 업계관계자는 "퓨리오사AI가 막다른 길에 서있는 것은 맞다"며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칩 생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자금조달에 실패하면 회사를 메타에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레니게이드' 기반 차세대 제품 준비 박차

이와 동시에 퓨리오사AI는 △레니게이드-맥스 △레이게이드-S △레이게이드-터보 등 제품 상용화도 준비 중이다. 레니게이드-맥스와 레니게이드-터보는 레니게이드의 확장버전이다. 칩렛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LLM 시장을 타깃으로 설계됐다.

퓨리오사AI의 차세대 제품 로드맵. 자료-퓨리오사AI

먼저 레니게이트-맥스는 레니게이드 2개를 연결했다. HBM3 96GB가 탑재된다. 레니게이드-터보는 레니게이드 4개를 연결한 제품이다. 퓨리오사는 레니게이드-터보에는 HBM3E 288GB를 탑재한다. 이에 따라 2PFLOPS(FP8) AI 성능 제공이 가능하다.

또 비전, 멀티모달 시장 타깃으로 레니게이드-S도 준비 중이다. HBM이 아닌 LPDDR5X를 탑재해 전성비를 높였다. 반도체 성능은 230TFLOPS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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