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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위기의 제이오, 업황 부진에 매각 불발까지도전재 사업 부진 탓 적자전환…거래소 제재 우려

이종현 기자공개 2025-03-10 08:25:2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6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이차전지의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 기업 제이오가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지난 1년간 제이오의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는데요. 1년 전 900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3600억원대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업황 악화로 실적도 둔화돼 현 주가를 지킬 수 있을지도 불분명합니다.

2024년 3월 6일 제이오의 종가는 2만8350원입니다. 올해 같은 날에는 이보다 59.5% 하락한 1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제이오의 주가 차트를 살펴보면 하락 후 횡보가 반복되는 그림입니다. 몇차례 큰 폭의 하락이 있었다는 의미인데요. 지난 11월 11일부터 18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 치명적이었습니다. 11월 8일 2만600원이었던 제이오의 주가는 11월 18일 1만4100원으로 하락했습니다.


최근 다시 한 번 하락 국면이 찾아왔습니다. 제이오는 2월 26일부터 3월 4일까지 변동성이 커졌는데요. 2월 26일 전거래일 대비 8.1% 상승하며 1만5000원까지 뛰었습니다. 하지만 2월 28일과 3월 4일 11.1%, 15.7%의 하락을 겪으며 주가는 1만1300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장중 1만12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습니다.

지난 1년간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주가 하락을 주도한 것은 기관 투자자입니다. 기관 투자자는 1년간 152만주를 순매도했는데요. 외국인 투자자는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번갈아 취하면서 8만주를 순매도했습니다. 기관 투자자의 물량을 소화한 것은 개인 투자자입니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 1년간 213만주를 순매수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제이오는 1994년 설립한 기업입니다. 기존 공장설계 등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을 수행하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 도전재 사업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기와 전자의 흐름을 원활하게 돕는 소재 '도전재'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코스닥에 상장한 것은 2023년 3월로 상장 2년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의 주요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에는 전도성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도전재가 필요한데요. 제이오가 공급하고 있는 도전재는 CNT입니다. 기존에는 도전자로 카본블랙을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CNT를 소량 섞어서 사용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도전재 사업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지만 전체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플랜트엔지니어링 사업입니다. 2023년 기준 전체 매출액의 75.9%는 플랜트엔지니어링 사업에서 발생했습니다. 도전재 매출액은 23.8%가량입니다.

최근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 제이오는 2024년 매출액 828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전년 대비 27.6% 감소한 수치입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8억원, -92억원입니다. 매출이 줄어들뿐만 아니라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은 도전재 사업의 부진으로 보입니다. 제이오의 도전재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79억원입니다. 전해 같은기간 매출액은 188억원이었는데요.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제이오가 주목받은 것은 도전재 사업의 가능성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Chasm)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면서 실적이 악화됐고 이것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하나 제이오에 부정적인 인상을 준 이슈가 있습니다. 제이오는 지난해 11월 8일 강득주 대표의 보유 지분을 반도체 기판 기업 이수페타시스에 매각한다고 공시했습니다. 공시가 나온 것은 금요일 오후 5시 57분입니다. 해당 공시가 나온 이후 기업 주가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이오의 매각은 무산됐습니다. 이수페타시스는 제이오 인수 자금을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려 했지만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매각 사태의 여파는 지금까지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매각 무산으로 철회된 최대주주 변경,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주주총회 소집 등 4개 공시의 번복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를 검토 중인데요. 이수페타시스의 경우 지난 2월 27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제이오 역시도 제재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수페타시스와의 관계도 깔끔하게 끝맺지 못했습니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11월 기지급한 계약금 158억원을 반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두 기업간 법정 공방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Market View

가장 최근 제이오를 다룬 증권사 리포트는 제이오의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나왔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24일 '기초체력 형성 중, 업황 회복이 관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수요 부진에 따른 CNT 가동률 하락과 도전재 사업부 적자 지속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보다 앞선 11월 6일에는 유안타증권에서 리포트가 나왔는데요. 유안타증권은 '단기 실적 보단 장기 성장성에 주목'이라는 제목으로 매수 의견을 밝혔습니다. 목표가는 4만2000원으로, 발표 시점 주가 대비 2배 이상입니다. 도전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고객사의 수요 감소로 외형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신규 고객사 확보로 상승 모멘텀을 찾을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제이오의 핵심 키맨은 설립자인 강득주 대표입니다. 인하대학교 고분자공학과를 졸업한 강 대표는 1982년 영인과학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요. 1988년 지인들과 함께 제이오텍이라는 기업을 창업했는데요. 이후 1994년 독립하면서 제이오를 설립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제이오와 제이오텍은 대표 간 친분이 있을 뿐 별개 기업입니다.

제이오의 임원 명단을 살펴보면 제이오텍 출신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데요. 초기 설림 멤버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등재된 현호 전무도 제이오텍 출신입니다. 강 대표와 같은 시기에 제이오텍을 나와 30여년간 손발을 맞췄습니다.

더벨은 최근 업황이나 실적 등을 묻기 위해 제이오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몇 차례의 통화 시도 끝에 연결됐는데요. 제이오 IR 담당자는 "현호 전무는 지난 연말 퇴임했다"며 "이수페타시스와의 접점이 있었다 보니 (신규 임원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려 했는데 갑작스레 무산되면서 공백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묻는 질문에 그는 "업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기가 힘들다"며 "플랜트 사업은 예년과 비슷한 700억원 정도 매출을 내겠지만, 도전재 사업은 예측 불가능하다.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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