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체인 리포트]칼호텔네트워크, 한진칼 대여 부담 덜어준 '부동산'의 가치[대한항공]④토지·건물 담보로 2000억 대출약정…순손실 누적에 자본 유지 과제
이민호 기자공개 2025-03-14 08:24:18
[편집자주]
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4시0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이 유일하게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는 자회사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과 서귀포칼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칼호텔네트워크다. 칼호텔네트워크가 최근 10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차입금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다만 칼호텔네트워크는 자체 차입을 일으키면서 한진칼의 지원 부담을 덜어줬다. 여기에는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풍부한 부동산이 바탕이 됐다. 담보여력을 키우기 위해 토지 재평가를 실시하기도 했다.
◇한진칼 500억 대여 유지…10년 연속 당기순손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자회사에 현금을 지원한 사례는 많지 않다. 한진칼의 별도 기준 2015년부터 2024년(3분기 누적)까지 최근 10년간 특수관계자에 대한 합산 현금출자액은 1조5877억원이었다. 이중 대부분인 1조4263억원이 한국산업은행의 긴급 유동성 지원과 항공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대한항공으로 향했다. 진에어에 대한 2020년 516억원, 2021년 567억원 등 합산 1083억원 현금출자도 코로나19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이었다. 한진칼은 2022년 6월 진에어 지분 54.91% 전량을 대한항공에 넘겼다.

한진칼은 계열사에 대한 대여도 소극적이었다. 최근 10년간 한진칼이 특수관계자에 대여금을 제공한 사례는 대한항공과 칼호텔네트워크뿐이다. 이마저도 2020년 대한항공에 대여한 8000억원은 2021년 유상증자(8637억원) 납입 때 회수하고 상계됐다. 이 때문에 2024년 3분기말 기준 한진칼이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는 특수관계자는 칼호텔네트워크뿐이다.
칼호텔네트워크는 한진칼의 100% 자회사로 인천 중구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과 제주 서귀포시 소재 서귀포칼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 제주시 소재 제주칼호텔도 운영했지만 2022년 4월 폐업했다. 한진칼이 칼호텔네트워크에 대여금을 제공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불거진 2020년이었다. 2020년 200억원을 제공했고 2022년 300억원을 추가로 제공하면서 현재도 500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12월에는 이중 200억원에 대한 만기를 2025년 12월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칼호텔네트워크가 한진칼로부터 대여금을 제공받은 데는 부진한 영업실적과 관련이 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2023년 흑자(7억원)로 돌아섰지만 당기순손실을 피하지는 못했다.
자체 현금창출력이 부진한 칼호텔네트워크로서는 차입금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했다. 한진칼의 대여금 제공 직전인 2019년말 40.6%였던 차입금의존도는 매년 상승해 2023년말 51.2%로 절반을 넘었다.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이 차입금으로 이뤄진 셈이다. 다만 칼호텔네트워크의 조달 전략에서 한진칼로부터의 대여금이 주력은 아니다. 2023년말 차입금(리스부채 제외) 2500억원 중 500억원만 한진칼로부터의 대여금이며 나머지 2000억원은 자체 차입이다.

◇금융권 대출약정에 토지·건물 담보 제공…토지 재평가로 자본 확충
칼호텔네트워크의 자체 차입은 복수 금융기관과의 대출약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2023년말 기준 한국산업은행을 포함한 5곳 대주단과 합산 2000억원 한도로 대출약정을 체결하고 있다. 실제 차입금액은 약정한도를 채운 2000억원이다. 이 대출약정에 대해 한진칼이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다. 자금보충약정은 실제 현금의 이동은 없지만 자체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자체 차입이 가능했던 것은 칼호텔네트워크가 보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내놨기 때문이다. 부동산담보신탁 1순위 우선수익자로 대주단을 지정하는 형태다. 칼호텔네트워크가 2023년말 보유하고 있는 토지는 2038억원(장부가액 기준), 건물은 2723억원이다. 이중 담보로 제공된 토지가 2033억원, 건물이 2720억원이다. 보유 부동산의 사실상 전부를 담보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칼호텔네트워크는 2021년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제주칼호텔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토지 369억원과 건물 315억원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2022년 8월 제주드림피에프브이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애초 2022년 10월까지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매수인 측 요청으로 거래 종결이 지연돼다 결국 거래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던 토지 369억원과 건물 315억원이 2023년 유형자산으로 다시 분류됐다. 2023년말 재평가 없이도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액이 늘어난 것은 이 때문이다.

2018년 실시한 토지 재평가도 자체 담보여력을 키우는 데 주효했다. 토지 장부가액이 기존 1008억원에서 204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2017년말 담보로 제공한 토지와 건물은 합산 4153억원이었지만 토지 재평가 이후인 2018년말 4746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토지 재평가는 10년 연속 당기순손실에도 자기자본을 지탱하는 수단이 됐다. 칼호텔네트워크는 대한항공으로부터 2012년 6월 170억원 현금출자와 2013년 3월 2239억원 규모 호텔사업부 현물출자 이후 유상증자 사례가 없다. 하지만 2018년 토지 재평가로 재평가잉여금 810억원이 발생하면서 159억원 당기순손실에도 자본총계가 2505억원에서 3151억원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칼호텔네트워크의 재무 건전성이 안정권인 것은 아니다. 당기순손실이 누적되면서 2023년말 자본총계가 2041억원까지 줄었고 부채비율이 155.0%까지 상승했다. 향후에도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면 자기자본이 꾸준히 감소해 모회사인 한진칼로서는 대여금 추가 제공이나 출자에 따른 자본 확충이 과제로 부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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