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기업 회생 신청 여파, 개발사업 잇따라 중단 서초 고급 오피스텔·해운대 공동주택 개발 차질 불가피
박새롬 기자공개 2025-03-17 07:37:1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10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 기반 건설사 삼정기업이 진행 중이던 여러 개발 사업 현장에 여파가 번지고 있다. 최근 해운대 반얀트리 호텔 화재사고 영향으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며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해당 사고 외에도 기존에 진행 중이던 개발 프로젝트들이 장기화되며 자금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준공을 앞두고 있던 서울 서초구 하이엔드 오피스텔 개발사업은 삼정기업 부도로 기한 없이 멈췄다. 이밖에도 지자체 인허가가 끝나 본격화될 전망이었던 용인역세권 개발사업과 부산 명장공원 민간공원조성 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지자체 인허가 및 장기간 차질을 빚어온 사업지의 사업 재개도 무기한 연기됐다.
◇기업회생 신청으로 개발사업 '올스톱'…마무리 단계 사업장 기약 없이 연장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대로14길 18 일원 고급 오피스텔은 최근 공사를 멈췄다. 삼정기업이 시공을 맡고 삼정기업의 관계회사인 '더그로우 서초'가 시행한 곳이다. 당초 오는 5월 준공 및 입주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삼정기업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전면 중단됐다. 현재 공사는 70%가량 진행돼 총 19층 중 12층 정도까지만 올라간 상태다.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로 221호실로 조성된다.
현재 시행사 측은 공사를 이어가기 위해 대체 시공사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대체 시공사 및 공사 재개 시점 모두 결정된 바 없다. 이곳은 지난 2022년 상반기 착공 및 분양에 들어갔으나 아직도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공사가 중단되며 방치될 경우 분양률 제고는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서 진행되던 '명장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도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삼정기업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정상시티파크'가 2020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부산의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총 7만 3257㎡에 이르는 용지에 명장공원지구1, 명장공원지구2로 나뉘어 각각 852가구, 792가구가 들어서는 내용이다. 시행사는 반여동 산302번지 일원의 76만4618㎡ 규모 부지 중 88.6%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에 공동주택을 짓기로 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삼정기업 기업회생 신청으로 모든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착공 시점도 알 수 없다. 부산시 관계자는 "실시계획인가 등 주요 인허가 절차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삼정기업 부도로 인해 현재 모든 절차 진행이 멈췄다"며 "착공 및 준공 시점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초 사업은 2020년 6월부터 시작돼 지난해 말 준공을 목표로 했다. 앞서 2020년 실시계획인가, 이듬해 도시계획변경인가 고시, 2022년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변경인가를 받았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현재 실시계획변경인가를 통해 사업 완료 시점은 4년 뒤인 2028년 말로 한 차례 밀렸는데, 삼정기업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기한 없이 미뤄질 전망이다. 총 1100억원 대출약정을 맺은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 등 대주단의 채권 회수도 불투명해졌다
◇창원 해양관광단지·부산 동물원 진행도 중단…반얀트리 해운대 수습도 아직
삼정기업이 추진해 온 경남 창원시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심리 일원 284만여㎡ 부지에 기업연수원, 호텔, 골프장 등 사계절 체류형 가족 휴양 관광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시행사인 삼정기업구산컨소시엄은 2017년 창원시와 실시협약 체결 후 사업을 진행해왔다. 부지 매입에 난항을 겪다가 지난해부터 토지이용계획 변경을 통해 속도가 붙었다. 당초 상반기 지자체 인허가를 마무리하고 내년 착공, 2028년 준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반얀트리 사고 여파로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사업비 조달이 불투명해졌다.
삼정기업이 운영하는 부산 동물원 '삼정더파크'도 올해 상반기 재개장할 계획이었지만 연기될 전망이다. 당초 부산시는 삼정기업과 오랜 협상 끝에 이달 추경예산안에 삼정더파크 재개장에 드는 예산을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반얀트리 화재사고로 인해 논의를 중단하게 됐다. 현재 삼정기업은 화재수습 및 인명사고로 인한 수사로 타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부족한 상태로 파악된다.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는 아직 반얀트리 사태에 따른 대주단 채권회수 대응 방안도 구체적으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고 이후 공사 현장은 멈춰섰다. 현재 화재로 인한 사고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사고현장 출입은 금지돼 있다. 정확한 피해 규모와 복구 비용을 산정하지 못하고 있어 대주단도 채권 회수 관련 합의를 이어나가기 어려운 상태다. 내부 공사를 마무리할 대체시공사 선정 관련해서는 시행사와 대주단이 논의 중이다.
반얀트리 해운대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445 일원 4만1270㎡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2층 규모로 5성급 이상의 초호화 리조트 및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시행사 루펜티스는 최근 삼정기업와 시공계약을 해지했다. KB부동산신탁은 삼정기업·삼정이앤시로부터 현장 자산을 인수해 재정 및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인 단계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시행사는 현재 반얀트리 측과 운영 개시 일정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수분양자들에겐 타 시설 이용권을 제공하는 등의 보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가 시공 중이던 ‘부산 반얀트리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숨지는 등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사업 인허가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오비맥주 카스, 브랜드 아이덴티티 리뉴얼 예고
- “해외 브랜드 추가 인수 막바지, 사계절 포트폴리오 강화”
- [상폐 기로 에스유앤피의 절치부심]수년간 쌓아온 신뢰도 확고…"좀비기업 아니다" 호소
- [상폐 기로 에스유앤피의 절치부심]150억 매출 달성 자신감, 반도체 전문 투자사 도약 목표
- [i-point]씨유메디칼, 작년 영업익 78억 달성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매각 난항 겪는 다보링크, 관리종목 지정 우려
- [유동성 풍향계]제일기획, 현금창출 확대에 보유현금 '역대 최고'
- [석유화학 숨은 강자들]'농협 입김' 남해화학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과제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사후 대책 이행에도 경영평가 '3등급 하향' 현실화
- [제4인터넷은행 풍향계]인가전 빠지는 더존비즈온…경쟁 우위 선 한국소호은행
박새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GH 지분적립형주택 시동]청년·신혼부부 내집마련 돕는 '적금주택' 최초 도입
- 삼정기업 회생 신청 여파, 개발사업 잇따라 중단
- '파라스파라 서울' 대주단, '기한이익 부활' 결론 못낸 까닭
- GH, 경기 리츠 2호 속도 낸다
- DL이앤씨, 이정은 CDO '브랜드 전략' 힘 싣는다
- '파라스파라 서울' 대주단, 담보대출 기한이익 부활 검토
- [이사회 분석]DL이앤씨, 'CFO·CDO' 사내이사 발탁
- 캡스톤운용, 부산 솔라리아 호텔 매각 '언제쯤'
- [서울시 역세권활성화 사업 점검]다우키움그룹, 공덕역 '재화스퀘어' 착공 가시화
- [이사회 분석]태영건설, 법무부 차관 출신 사외이사 영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