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thebell note]'K푸드' 약진은 우연이 아니다

김혜중 기자공개 2025-03-19 10:23:3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07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동안 유통업계를 출입하면서 식품업계는 다소 조용한 곳으로 체감해 왔다. 인기 제품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곳으로 어떻게 보면 변화에 가장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영역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 한국식품산업협회 정기주주총회에 방문하고 이런 고정관념은 보기 좋게 깨졌다.

이번 정기주총은 여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무보수 명예직'인 회장 자리를 두고 이례적인 경쟁 구도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협회장직은 맡으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 회장단 추대 형식으로 결정돼 왔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엔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와 황종현 SPC삼립 대표이사가 협회장직을 두고 대결을 벌였다. 두 대표이사 모두 협회장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해진다. 식품업계가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는 과정 속 협회의 역할도 커진 영향이라는 평가다.

결론적으로 치열한 논의 끝 차기 협회장 선출은 미뤄졌다.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이사회는 계획대로라면 11시 30분에 끝나야 했지만 11시 45분에 종료됐다. 이에 본래 11시 30분에 시작이 예고됐던 정기주주총회도 함께 지연되기도 했다.

달라진 식품업계의 온도는 주주총회 안건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식품산업협회 정기주주총회 회의자료에는 K푸드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지원 안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행사 개최부터 제도적 기반 마련까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주주총회 이후 우연히 협회장직에 도전한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샘표의 글로벌 사업 타깃 국가와 전략에 대한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박 대표는 담담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답변을 내뱉었다.

박 대표는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라며 “이후 기회가 보이는 곳에 인원을 투입하고 같이 의논하는 것이 대표이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답변까지는 아꼈지만 내부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숙고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도만은 명확히 전달했다.

혹자는 K푸드의 약진에 대해 문화적 부흥이 만든 ‘우연’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만 업계 내부에서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치열하게 진출 전략을 고민하고 있었다. 해당 고민은 이미 일부 성과로도 나타난 듯하다. 노력에 기반한 K푸드의 약진을 지켜보게 되는 이유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