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CFO]SK스퀘어, '그룹 상장사 유일 CFO 겸직' 한명진 대표⑨전략·투자에 특화한 경력… 포트폴리오 경쟁력강화·리밸런싱 두 마리 토끼 겨냥
최은수 기자공개 2025-03-24 08:20:06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4시1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명진 SK스퀘어 대표(사진)는 2024년 대표에 선임되면서 CFO를 겸직하고 있다. SK그룹 21개 상장 계열사 중 유일하게 대표가 CFO를 겸직하는 사례다.SK스퀘어는 반도체를 중심에 둔 투자전문회사 즉 투자형 중간지주회사를 표방한다. 이 상황에서 한 대표가 CFO를 겸직하는 건 원활하게 투자 전략을 꾸릴 수 있도록 재무총괄의 지위를 높이는 방향을 설정했단 뜻이다. 이 역시 투자에 방점을 찍은 SK스퀘어의 방향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룹 인맥 두터운 전략통, 투자전문회사 CFO 적임자
한 대표는 1973년생이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SK텔레콤에서 2016년에서 2018년 말까지 글로벌 사업개발(Global Corporate Development Office)과 얼라이언스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2019년 1월부터 5년 넘게 이동통신(MNO)의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던 그룹장과 구독사업을 총괄하는 CO장으로 활동했다. 2022년부터 SK텔레콤의 최고전략책임자(CSO)로 근무하던 중 2023년 말 SK스퀘어의 CFO격인 투자지원센터장에 선임됐다.

2024년 7월 SK스퀘어 대표로 선임됐다. SK그룹은 상장사의 경우 CEO와 CFO를 엄격하게 구분해 왔다. 이 점을 고려하면 한 대표는 그룹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CFO를 겸직하는 CEO가 됐다.
한 대표는 SK텔레콤에서 오래 근무했다. 더불어 SK그룹 내 SK스퀘어가 SK텔레콤과 인사교류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SK텔레콤 고위 임원들과 인연이 두텁다. 세부적으로 전임자인 윤풍영 SK㈜ C&C 사장이 2019년 SK텔레콤 CFO로 활동할 때 손발을 맞췄다. 바로 직전 전임자 정재헌 SK텔레콤 대외협력 담당 사장과도 SK텔레콤에서 접점이 있다.
한 대표의 이력을 살펴보면 재무라인을 거친 정통 재무통 출신 CFO는 아니다. 그러나 전략과 마케팅, 투자 부문을 두루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걸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SK스퀘어가 지주회사법 규제 등으로 SK텔레콤을 통한 투자가 어려워지자 ICT 산업에 대한 원활한 투자를 위해 설립된 점을 고려하면 경력 부문에서 더 가점을 받는다.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주문 속에 '리밸런싱 지속'
한 대표 체제에서 SK스퀘어의 방향성은 투자회사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선 그룹 기조에 맞춰 AI, 반도체 영역에서 투자 기회를 발굴한다. 이미 1조원 넘는 현금을 보유 중인 만큼 조만간 해외 기업 중심으로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SK스퀘어는 분할 당시 SK텔레콤의 현금자산의 3분의 2가량인 3879억원을 받았다. 더불어 ICT 투자지주회사로 아직 자체조달 여건이 미비한 점을 메우기 위해 SK하이닉스를 주요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는 것도 한몫한다. 2023년 7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꾸준히 배당을 진행한 SK하이닉스의 상황을 고려하면 꽤 안전한 투자재원이다.
한 대표 체제에서 방점을 찍은 영역으론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OI)가 꼽힌다.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한 결과 티맵모빌리티는 모빌리티 데이터 중심으로 체질 개선과 사업모델 전환에 나섰다. 11번가는 오픈마켓 중심으로 사업을 정비하며 관련 부문에서 12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SK플래닛도 OK캐쉬백 중심으로 사업 슬림화에 나서면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올해도 한 대표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사별 OI 활동을 지속 추진한다. 세부적으론 모든 포트폴리오사의 체질 개선을 통해 BEP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 대표가 CFO로 보임한 이래 지속되고 있다. 2023년엔 SK쉴더스 지분을 EQT에 일부 매각하며 약 86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어 나노엔텍 지분 28.4%(515억원) 전량을 에이플러스그룹 3사에 매각했다. SK플래닛 지분 12.4%도 전략적투자자에 처분해 350억원을 확보했다.
한 대표는 2024년에도 비핵심자산 처분을 강조해왔다. 크래프톤 지분 매각 외에도 지난해 티맵모빌리티의 우티(UT) 지분 매각, 드림어스컴퍼니의 아이리버 사업부문 매각, 원스토어의 콘텐츠 자회사 로크미디어 매각 등의 성과를 거뒀다. 티맵모빌리티는 서울공항리무진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또 원스토어와 SK플래닛은 해외법인 정리에 나서고 있다.
티빙-웨이브 합병이나 11번가 매각 해법도 마련도 당면과제다. SK스퀘어가 숨가쁘게 경쟁력 강화와 구조조정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다보니 이를 모두 잡기 위해선 한 대표의 CFO 겸직이 필수적이었다는 그룹 내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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