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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스코 상장 오해와 진실]레이저티닙은 만능이 아니다, 3년 공백 그리고 넥스트②유의미한 로열티 수익은 3년 뒤 기대, '합병·스왑' 등은 검토 후 불가능 결론

대담=최은진 제약바이오부장/ 정리=김성아 기자공개 2025-03-26 08:25:39

[편집자주]

기술성 평가기관 두곳으로부터 받은 'AA' 만점. 제노스코 상장에 누구도 이견이 없었다. '고종성 박사'라는 대표이사의 이름값에 글로벌 신약이 된 레이저티닙까지. 그러나 오스코텍 주주들의 '반대'와 한국거래소의 '당위성' 프레임에 갇히면서 상장은 좌초 위기에 처했다. 매섭게 몰아붙이는 소액주주들의 불만과 숨죽인 거래소의 침묵이 겹치면서 상장의 본질도 희미해졌다. 더벨은 3월 20일 오후 1시부터 3시간여동안 제노스코를 이끄는 고 박사를 비롯해 김세원 대표 그리고 오스코텍을 이끄는 김정근 대표이사 회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상현 전무를 한자리에서 만나 시장이 제기하는 의문에 대해 물었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08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노스코 상장에 있어 블록버스터 신약이 된 '레이저티닙' 성과는 양날의 검이다. 다른 신약 바이오텍과는 다르게 탄탄한 매출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경쟁력이다.

하지만 모기업 오스코텍과 '같은 수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한몸인 회사'라는 인식으로도 이어졌다. 레이저티닙 매출만으로도 수백억원이 될거라는 시장의 기대감은 왜 꼭 상장을 해야 하냐는 불만이 됐다.

제노스코를 이끄는 고종성 박사는 레이저티닙이 분명한 성과는 맞지만 전부가 될 순 없다고 선을 긋는다. 당장 제노스코 운영을 하고도 남을만한 매출로 이어지는 것도 아닌데다 신약 R&D '골든타임'을 메우기에도 역부족이다. 특허를 감안하면 그 이후 10년을 다질 넥스트를 지금 만들어야 한다고도 강조한다. 두번째 주제는 '레이저티닙 기대감, 오해와 진실'이다.

◇유의미한 수익은 2028년, 특허는 10년…새로운 물질 성과 필요

Q = R&D 골든타임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레이저티닙으로 수백억원 매출을 낼 수 있는데 R&D 비용으로 충분치 않나. 증권사들은 2030년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각각 연간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거라고도 본다.

고종성 대표 = 우리가 레이저티닙으로 제대로 돈을 벌 시점은 3년 뒤나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항암제는 신약 스위칭 확률이 낮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비소세포폐암 시장의 후발주자다. 먼저 시장에 나온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현재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의 본격적인 영업이 올해부터 이뤄지겠지만 신규 환자나 부작용 환자 등 일부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출시 초기에는 판매량이 기대보다 높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아미반타맙 피하주사(SC) 제형이 FDA로부터 최종 보완요구 공문(CRL)을 수령하면서 허가가 불발됐다. 정맥주사(IV) 제형의 경우 피부 발진 등 부작용이 제기됐다.

SC 제형 출시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지금 피크 세일 도달 시기 역시 늦춰질 수 있다. 제노스코가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에 대한 집중 투자를 위해선 레이저티닙의 매출 상승 구간만을 기다릴 수 없다.

3월 20일 오후 더벨은 판교 오스코텍 본사에서 김정근 오스코텍 회장,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 김세원 제노스코 대표, 이상현 오스코텍 CFO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 레이저티닙 로열티를 제외하고도 올해와 내년 마일스톤 수익이 있지 않나.

고종성 대표 = 판매 로열티 외 중국과 일본 허가 마일스톤이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각 사에 유입되는 마일스톤은 2년에 걸쳐서 2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에 투입될 예상 판관비 규모는 2025년 420억원, 2026년 540억원이다. 계획대로 마일스톤이 유입된다고 해도 이를 모두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로열티가 레이저티닙의 특허 만료(2035년) 전까지만 안정적인 수익원이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대략 10년가량 레이저티닙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 다음 10년을 먹고 살게 해줄 넥스트 파이프라인을 개발해야 하지 않겠나.

통상 신약 개발에는 10년이 걸린다. 레이저티닙 역시 우리가 유한양행에 전임상 시기 기술이전한 후 FDA 허가까지 9년이 걸렸다. 지금부터 후보물질들을 본임상에 진입시켜 개발해야만 10년 후를 책임질 수익원을 만들 수 있다. 신약 개발은 시간 민감도가 크다.

◇합병·지분스왑 등 쏟아진 대안, R&D 자금 조달에 부딪힌 결론

Q = 현재 제노스코 현금은 얼마나 있나. 구체적인 R&D 비용은 어떻게 추산하나.

김세원 대표 = 제노스코가 받은 외부 조달은 지금까지 단 5차례, 총 500억원이다. 2016년 유한양행 투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시리즈 A, B, C, 지난해 프리 IPO 투자까지 마쳤다.

현재 제노스코에 남은 현금은 프리 IPO에서 투자받은 210억원 중 100억원 남짓이다. 개발 중인 주력 파이프라인들이 후기 전임상, 본임상 직전 단계라서 R&D 비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제노스코에 있어 2025년과 2026년이 '골든타임'이라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레이저티닙으로 들어오는 유의미한 로열티는 2~3년 후인 2027년 혹은 2028년이나 되기 때문에 그 시간동안의 연구비가 부족하다.

후보물질 도출부터 전임상까지 드는 비용과 본임상 진입 이후 들어가는 비용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올해와 내년 순수 R&D 연구비용만 각각 200억원, 260억원의 지출이 예상된다. 실험용 장비나 시약, 외부 컨설팅, 연구인력 인건비, 일반 관리비 등까지 합하면 연간 소요 비용은 더 늘어난다.

Q = R&D 자금 때문에 상장을 해야 한다는건데 그 방법이 꼭 상장이어야만 하나.

고종성 대표 = 우리가 기관투자가들에게 펀딩 받은 게 2023년, 2024년이다. 2021년에 이미 ROCK2 프로젝트를 발굴해 놨는데 만약에 그 때 우리가 돈을 투입했다면 벌써 임상에서 결과가 나왔을거다. 이런 일이 다시 생기면 안된다. 빠르게 임상 1상을 끝내고 안전성 검증한 후 BD 활동을 해야 기술이전 가능성이 늘어난다.


김세원 대표 = 외부 펀딩을 유치했을 때 상당히 어렵게 했다. 투자심리가 바닥인 상황에서 중대형 증권사, 벤처캐피털(VC) 30곳을 다녀봐도 모두 거절했다. 병용요법 임상 발표 이후인 2024년 7월 프리 IPO 투자에서 기업 밸류를 3700억원밖에 인정받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비상장사는 VC로부터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는 결국 '상환'이라는 리스크가 있다. 투자자들이 모회사에게 원금 보장을 위한 '풋옵션'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또 오스코텍에 리스크가 전이된다. 현 시점에서 마지막 수단이 상장이라고 생각한다.

Q = 상장 말고도 지분 스왑, 100% 자회사 확보, 합병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는데 검토해봤나.

김정근 회장 = 물론이다.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하기 전인 2022년 9월부터 2023년 1월까지 5개월간 국내 3대 대형 법무법인과 함께 다양한 대안을 철저히 검토했다.

단순 합병은 법적 관할 국가가 달라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서 삼각합병을 하는 방안까지 고려했지만 결국 미국 법인이 벌어들이는 레이저티닙 수익 등을 한국으로 이전할 때 발생하는 미국 국세청(IRS)과의 세금 협의 등이 문제가 됐다.

지분 스왑은 가장 중요한 것이 제노스코 주주들의 동의다. 어렵게 동의를 받는다고 해도 비상장사 밸류에이션에 대한 어려움으로 주식 교환 비율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다.

제노스코를 100% 자회사로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회사 가치를 상장 시가총액 하단인 6000억원으로 가정한다면 24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 오스코텍 주주들의 지분 희석이 문제된다. 지분 스왑 또는 인수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R&D 자금 마련을 위한 별도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제노스코를 상장하면 공모자금을 통해 당장 내년과 내후년 R&D 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 상장이 아닌 다른 대안은 결국 오스코텍의 추가적인 현금 손실만 발생할 뿐 자금 마련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는 불가피하다. 이는 결국 오스코텍 주주들의 지분희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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