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SM 점검]IFRS17 도입 2년, 계속되는 지표 '현실화' 조치[총론]성장성 지표로 중요성 부각…이익 부풀리기 논란에 제도 변경도 잇따라
강용규 기자공개 2025-03-28 12:56:12
[편집자주]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은 기대이익의 가늠자로서 보험사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다. 한편으로는 '보험사 이익 부풀리기'의 근원으로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는 지표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제도 변경으로 CSM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별 CSM 확보 및 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별 영업성과와 포트폴리오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07시4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계약마진(CSM)은 보험부채 중 향후 이익으로 전환되는 부분을 말한다. 보험사의 기대이익 지표일 뿐만 아니라 일부 상황에서는 자본으로도 인정받는다. 향후 성장성과 눈앞의 안정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CSM 확보를 최우선 경영목표로 설정하고 있다.최근 업계에서는 단순히 CSM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리 방안 역시 중요하다고 보는 시선이 대두되고 있다. CSM의 중요성이 높은 만큼 금융당국도 이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CSM을 현실화하려는 제도 변경 역시 계속되고 있는 만큼 CSM의 변동성 축소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당국 개입에 급감한 보험사 이익 성장률…핵심은 CSM 현실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와 32개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은 총 14조1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6282억원)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 기간 생보사 순이익이 5조6374억원으로 7.1%(3736억원), 손보사 순이익이 8조5066억원으로 3.1%(2546억원)씩 각각 늘었다.
2023년 보험사들은 전년 대비 45.5% 급증한 총 13조357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023년 대비 지난해에 보험사 이익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감독 당국에 의해 지난해 연말 결산부터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과 관련해 더욱 엄격한 가정 모형이 반영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무·저해지보험에 대한 당국의 조치는 보험사 CSM에 영향을 미쳤다. CSM은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해 보험사 수익 인식기준이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전환되면서 생겨난 지표다.
보험을 예로 들면 기존에는 납입된 보험료를 그대로 수익으로 인식했지만 IFRS17에서는 보험사가 계약자에 제공하는 서비스의 기간에 맞춰 납입 보험료를 안분해 인식한다.일시납
납입 보험료 가운데 아직 수익으로 인식하지 않은 부분을 보험부채로 계상한 것이 바로 CSM이다. 회계적으로는 보험부채에서 지급 예정 보험료에 해당하는 최선추정부채(BEL)와 최선추정부채에 대한 충당금 성격의 위험조정(RA)을 제외한 부분이다.
기존에는 보험사들이 제각기 확보한 통계를 활용해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을 가정하고 이를 토대로 CSM을 산출했다. 당국은 보험사들이 해지율을 지나치게 낙관적인 방향으로 가정하면서 CSM을 부풀리고 있다고 보고 이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이다.
이 조치로 인해 2024년 4분기 대다수 보험사들에게서 CSM 감소가 나타났으며 일부 보험사들은 CSM이 조 단위로 줄어들기도 했다. 그 결과 4분기 보험사 순이익이 적자를 인식한 보험사들도 나타나는 등 업계 차원에서 이익 성장세가 둔화한 것이다.

◇'질적 관리' 중요성 커지는 보험사 CSM 전략
CSM은 기간별 상각을 통해 이익으로 전환되는 성격 때문에 일반회계상으로는 부채이지만 건전성감독기준회계(감독회계)에서는 자본으로 인정된다. 감독회계상 보험사 자본은 손실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과 손실흡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완자본으로 구분된다. CSM의 경우 원가평가액과 시가평가액의 차액이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 방식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CSM을 많이 확보할수록 이익 성장성과 자본적정성 관리 양면에서 유리해진다. 최근 종합보험사들이 생보사와 손보사를 가리지 않고 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보장성보험의 신계약 확보에 혈안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CSM을 중요시하는 만큼 당국 역시 CSM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보험사가 과도하게 낙관적인 계리적 가정을 통해 CSM을 과대 계상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부풀리는 경우 경제적 실질과 재무제표상 기업가치에 괴리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IFRS17 도입 첫 해인 2023년 보험사 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보험사 이익 부풀리기' 논란이 본격화하자 당국은 CSM 현실화를 위한 제도 변경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관련 계리적 가정 변경에 앞서 보험부채에 적용되는 할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조치가 시행됐다. 2023년에도 회계기준 전환에 따른 손익 변동분의 인식 시점과 관련해 미래 실적에만 인식하는 전진법을 원칙으로 삼는 가이드라인 설정이 있었다.
이와 같은 제도 변경에 따라 크게는 조 단위로 CSM이 변동하는 만큼 최근 보험사들은 단순히 CSM을 많이 확보하는 것 못지 않게 CSM을 확보하는 방식과 이를 관리하는 전략의 수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들은 판매경쟁 심화로 인해 보험수익의 CSM 전환 효율성이 낮아진 분야의 상품 판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등 CSM의 질적 측면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며 "제도 변경에 따른 CSM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 가정의 수립 등 회계적 관리의 중요성 역시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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