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nder Profile/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포용력 만점' 박민영 대표, 기업 조력자로 거듭나다카카오부터 배민까지 고객 다양…국내 넘어 해외시장 노린다
이기정 기자공개 2025-03-31 08:10:30
[편집자주]
이상적인 창업 생태계에서는'창업→투자→성장→엑시트→재창업'의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핵심은 사람, 바로 파운더(founder)다. 더벨은 스타트업 파운더의 설립 스토리와 터닝 포인트, 향후 미래 전략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유니콘·예비유니콘 △시리즈B 이상 유치 △단일 라운드 기준 200억 이상 유치 △매출 300억 이상 △연쇄 창업가 혹은 엑시트 경험자 △AUM 5000억 이상 VC 투자 유치 △팔로우온 투자 유치 △해외 VC 투자 유치 등의 기준에서 최소 3개 이상 부합하는 스타트업 파운더의 창업 스토리를 심도있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5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보통신의 발전은 개인정보 침해라는 문제를 낳았다. 이에 등장한 개념이 온라인상에 개인정보를 없애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다. 1990년대부터 유럽에서 논의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관련 내용이 법제화되기 시작했다.'다음커뮤니케이션(현재 카카오)'에서 승승장구하던 박민영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 대표(사진)는 이같은 개념이 시장 환경을 바꿔가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보고자 창업을 결정했다. 이에 사명에 '화이트'라는 단어를 넣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깨끗하게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2016년 설립된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의 기획, 개발, 마케팅 등 '오퍼레이션' 업무를 대신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오퍼레이션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로 영역을 확대했고 현재는 인공지능(AI)까지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프리IPO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내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창업 스토리: 16년 몸 담은 대기업 떠나 독립…오퍼레이션 업무 '자신감'
1975년생인 박 대표는 동국대 북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연세대에서 언론홍보대학원 석사를 취득했다. 1999년 여성 포털 사이트인 '아이오에이 커뮤니케이션'의 창립멤버다. 2000년 다음에 입사해 오퍼레이션 업무를 담당하며 입지전적의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실제 그는 최연소 팀장부터 부장, 본부장, 부사장까지 거쳤다.

그는 다음이 카카오에 피인수된 후 카카오에서 같이 근무하던 동료 7명과 커뮤니케이션을 창업했다. 이들을 하나로 묶은 단어가 '잊힐 권리'였다. 당시 정부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온라인 시장이 혼란스러워지는 모습을 보고 기회가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박 대표는 "창업 멤버 7명 중 3명이 코파운더로 대부분 같이 일하던 선배들"이라며 "오퍼레이션과 마케팅 등 분야 전문성이 상당해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깨끗하게 만들자는 공통된 생각이 창업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성장 터닝 포인트1: 코로나19로 급성장…대기업 다수 고객사로 확보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은 설립 이듬해인 2017년 선보인 '스마트 오퍼레이션'이 기업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첫 성장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그는 "SNS 계정 및 회사 게시판 관리, 전화 응대 등 기업에서 필요한 오퍼레이션 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서비스를 만들었다"며 "기존 오퍼레이션 서비스 시장은 콜센터 수준이었는데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의 등장으로 개념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서비스가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창업 1년만에 쏘카와 매쉬코리아, 코인원 등을 고객사로 유치했다"며 "한국국제협력단 등 공공기관도 고객사로 합류하면서 인지도를 넓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코로나19 사태가 회사의 성장을 촉진시켰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비대면 시대가 열렸고 자연스럽게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의 서비스가 더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며 "재택근무 등 비대면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한 'K-비대면바우처 사업' 재택근무 부문 공급기업으로 선정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비용을 10%가량 낮춘게 유효했다"며 "서비스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더 많은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장 터닝 포인트2: UTC인베, 100억 통 큰 투자…자금조달 '도우미' 역할 톡톡
박 대표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유니콘으로 성장한 다음과 카카오를 거친만큼 '투자'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파운더다. 특히 제2의 벤처붐이 사그라든 후부터는 플랫폼 기업이 투자를 받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체감하고 있다.
그는 더화이커뮤니케이션이 투자를 받은게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회사는 초기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아 성장에 자금 어려움이 크지 않았다. 이를 가능하게 해 준 투자사는 UTC인베스트먼트다.
박 대표는 "설립 이듬해 신용보증기금 퍼스트펭귄에 선정되고 1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자신감이 있었다"며 "다만 시리즈A를 진행하며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약 30곳의 투자사를 대상으로 IR을 진행했는데 마지막으로 만난 UTC인베스트먼트에서 단독으로 100억원을 투자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회사 성장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이 다음 라운드 투자를 받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그는 "시리즈B에서 UTC인베스트먼트가 투자사 네크워크를 소개해줬고 프리IPO에서는 팔로우온 투자를 진행했다"며 "현재 정진우 UTC인베스트먼트 상무가 사외이사로 있는데 회사의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투자사가 재투자를 한다는게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경영스타일: 직원 재미 찾아주는 '검소'한 리더, 사회공헌도 앞장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은 고객 응대 서비스를 대신해주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임직원이 다른 스타트업과 비교해 많은 편이다. 실제 현재 4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직원들에게 '재미'와 '나눔'을 선물하는 리더다. 또 '근검절약'을 솔선수범해 내부에서 신뢰도가 두터운 편이다.
회사의 본사는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서울시 성수동에 있다. 보라 색채의 알록달록한 건물의 내부로 들어서면 보드게임 '브루마블'의 세계가 펼쳐진다. 휴게실, 운동 공간, 수면실 등에 글로벌 주요 도시의 이름을 달아놨다.

그는 "성수동에 본사가 있다고 하면 땅 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 제지 공장을 10년 동안 저렴하게 임대한 것"이라며 "외부 인테리어 비용도 최대한 아끼기 위해 건물 외형에 여러 색으로 페인트만 발라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밝은 환경에서 근무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재미있는 요소를 곳곳에 도입했다"며 "대표적으로 사내 카페에서는 유명 프렌차이즈 커피숍에서 먹을 수 있는 모든 메뉴가 구비돼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표는 경영인이 사회공헌에도 힘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현재 엄홍길휴먼재단과 지구촌나눔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사회공헌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임직원의 봉급 일부와 회사의 출자로 지구촌 나눔운동 '겨자씨펀드'를 조성해 매월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며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인 'TWC 팩토리'를 2020년 설립해 10명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회사가 커질 수록 이같은 사회공헌 활동을 늘릴 계획"이라며 "기업공개에 성공하면 네팔에 셀파(등산 가이드)와 포터(등산 짐꾼)를 위한 학교도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감받는 인물: 이제는 이해할 수 있는 '이재웅' 다음 창업자
박 대표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전 상사였던 이재웅 다음 창업자(현재 쏘카 대표)가 자주 떠오른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그가 살면서 경험한 유일한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인물이다. 박 대표는 이 대표가 롤모델은 아니지만 배울 점이 많은 선배라고 소개했다.
그는 "다음에서 최연소 팀장이 된 후 실수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 이 대표가 격려해줬던게 생각이 난다"며 "스스로도 창업이 처음이기 때문에 실수하는게 이해가 되고 앞으로만 그러지 않으면 된다고 했는데 요즘 들어 왜 이같이 말했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지켜본 이 대표의 삶이 이와 같았다. 실수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언제나 다시 도전했다.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 역시 코로나19 수혜로 빠르게 외형을 확장했지만 엔데믹과 함께 위기가 찾아왔다. 박 대표는 이 대표를 떠올리면서 절치부심했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하던 조언이 다 크고 나서 이해가 되는 느낌"이라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주요 원동력 중 하나가 '인복'이라는 점에서도 동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만 주변 인재에 대한 포용력은 이 대표보다 더 뛰어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고민: 성장 방향성 찾기 총력…'왕자지재' 자처할 생각도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은 올해 역대 최고 매출과 흑자전환에 도전하고 있다. 사업 특성상 연초 수주가 많은 편인데 이미 지난해 매출인 141억원을 초과한 200억원가량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내년 하반기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IPO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만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 그는 "개인적인 1순위 목표는 회사를 키우는 것"이라며 "AI 기업을 인수해 규모를 확장하는게 기본 계획이지만 회사를 확실하게 키워줄 기업이 있다면 피인수도 마다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깃하는 분야는 AI 원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의 품에 안기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만약 회사가 피인수되는게 더 합리적인 상황이라면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판단을 하게 된 이유는 현재 시장 상황과 관련이 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어려워지면서 신규 투자를 받는게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며 "이에 작은 회사들은 생존을 위해 인수합병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향후계획: 서비스 고도화 집중,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로 도약
박 대표는 현재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의 서비스 고도화와 해외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먼저 생셩형 AI 기반 통합 문의 응대 챗봇을 오는 5월 론칭할 예정이다. 또 2023년부터 진출한 일본 시장에서 올해 본격적인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2023년 일본에서 고객상담과 마케팅 업무를 도와주는 서비스를 론칭하고 있는데 최근 법인이 안정화 돼 매출이 나오고 있다"며 "지난해 3억원을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더 확장하기 위해 주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맞물려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을 위한 '무료상담' 서비스다. 박 대표는 "현재 외국인들을 위한 상담 서비스가 부재한데 사회공헌 차원에서 직접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종합해 제공하는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회사의 서비스가 효용성을 입증한다면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회사의 인지도를 알리고 궁극적으로 사회와 국가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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