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한민국 사외이사 인식 조사]셀프평가 결과가 재선임 근거…실효성 도마 위⑧이사회 및 이사 개인 평가 사실상 자기평가 위주
이돈섭 기자공개 2025-04-08 08:05:17
[편집자주]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는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핵심 요소다. 도입 28년차를 맞은 현재, 사외이사들은 어떤 이들로 구성됐으며 본인이 몸담은 이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더벨이 만든 기업 지배구조 및 이사회 평가 프리미엄 서비스 theBoard는 4월 1일 그랜드 오픈을 맞아 50여명의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기업 이사회를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07시01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해당 기사는 theBoard 등록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2025년 3월 이뤄진 설문에 바탕해 작성했으며 아래와 같은 질문이 활용됐습니다.Q. 귀하가 속한 이사회는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까?
Q.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집니까?
Q. 귀하가 속한 이사회는 개별 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까?
Q. 개별 이사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집니까?
Q. 귀하가 속한 이사회는 개별 이사에 대한 평가 결과를 보수 및 재선임 결정에 반영하고 있습니까?
이번 서베이에서는 사외이사 개별 활동에 대한 평가도 자기평가를 통해 이뤄진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확인됐다. 사외이사 개인에 대한 평가 결과가 보수 산정과 재선임 여부 결정의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사외이사 스스로가 자기 보수와 재선임 여부 결정의 근거를 만든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사회 평가 모든 면면을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 평가 없이 자기평가에만 맡기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theBoard가 국내 주요 기업 사외이사 51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전체 50명 중 63.3%(32명)이 개별 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다고 응답했다. 자기평가는 개별 이사로 하여금 스스로 이사회 활동 내역을 평가케 하는 방식이다. 이사회 멤버 스스로 활동과 책임을 자각케 하고 평가를 신속하게 마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왜곡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사외이사들은 앞서 '이사회 활동' 그 자체를 평가하는 데도 자기평가 형식이 주효했다고 응답했다. 이사회 활동은 크게 이사회 자체 활동에 대한 평가와 이사회 내 소위원회에 대한 평가, 이사회 멤버 개개인 활동에 대한 평가 등으로 구분하곤 하는데, 사실상 이사회 평가 모든 면면이 자기평가 형태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대답이 이번 설문 조사에서 일정 부분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자기평가만으로 개별 이사 평가가 모두 이뤄졌다고 단언하긴 힘들다. 자기평가를 기반으로 사외이사 상호평가 혹은 직원평가, 외부평가 등을 가미하는 형식이 자주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설문에서 사외이사 상호평가 비중은 55.6%(20명), 직원평가는 38.9%(14명), 외부평가는 25.0%(9명) 등으로 산출됐다. 사외이사 개별 평가 툴로 자기평가에 상호평가를 가미한 방식이 흔하게 쓰였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이뤄진 개인 평가에 대한 결과는 보수 산정과 재선임 결정 근거가 된다. '귀하가 속한 이사회가 개별 이사에 대한 평가 결과를 보수 및 재선임 결정에 반영하는가'(문항 29) 질문에는 총 46명의 사외이사가 응답했는데, 이중 63%(29명)의 사외이사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자기평가 위주로 평가를 한 뒤 해당 평가가 재선임의 근거가 된다는 말이다. 평가 결과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비중은 37%였다.
실제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은 모두 개별 기업에 이사회와 이사 개인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해당 내용을 공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평가 자체를 실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실질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가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평가를 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 다음 단계는 평가가 실질적 기능을 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온라인 설문 방식을 빌어 사외이사 개인 직무 활동에 대해 개별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사회와 소위원회, 본인평가, 감사위원회, 인사·보상위원회 등 5개 카테고리 총 52문항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해당 평가 방식은 개별평가(본인평가)와 상호평가(타 사외이사 및 이사회,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평가)로 이뤄져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해당 평가 결과를 보수 산정과 재선임 여부 결정에 활용한다.
사례가 많지 않지만 개별평가 없이 상호평가를 통해 평가를 내는 곳도 있다. 크래프톤의 경우 2023년부터 자체 평가 제도를 도입, 매년 사외이사 개별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평가는 사외이사 활동과 이사회 운영, 이사회 업무지원 등 3개 카테고리로 구성, 총 16개 문항으로 구성했다. 이중 사외이사 활동은 상호평가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크래프톤 역시 이 결과를 이사회 운영 개선안 마련 근거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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