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솔루션즈 IPO]변화하는 매크로 국면, 일본 아성 넘볼까원-엔 약세…딜러망 거친 판매 구조 '비용 우위'
권순철 기자공개 2025-04-10 08:45:19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0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공작기계 최상위권 순위표에도 변화의 조짐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디엠지모리(DMG Mori), 마작(Mazak), 오쿠마(Okuma) 등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지배해왔지만 상호관세와 엔화 강세로 비용 부담이 누적되는 모양새다.물론 DN솔루션즈가 부담해야 할 관세율이 더 높지만 1% 차이라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직수출 구조인 일본 업체들과 달리 현지 딜러망을 매개로 제품을 판매하는 덕에 짊어져야 할 관세 부담도 훨씬 낮을 것이란 게 IB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상호관세 발효·엔화 강세…일본 경쟁업체 비용부담 '점증'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도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DN솔루션즈가 시장 경쟁력을 사수할 수 있을지로 쏠렸다. 2023년 기준 글로벌 3위까지 치고 올라섰지만 공작기계 시장은 여전히 일본 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다. 일본에 부과된 상호관세율(24%)도 한국(25%)보다 낮아 지금과 같은 양상이 고착화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당장 9일부터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만큼 어느 기업이든 간에 비용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3년 기준 DN솔루션즈가 미국에서 거둔 매출은 전체의 25%로 유럽(34%)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디엠지모리(18%), 오쿠마(30%), 마키노(27%) 등 일본 경쟁업체들 역시 미국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매크로 국면을 봤을 때 일본 경쟁업체들이 앞으로도 확고한 시장 지위를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과 일본의 상호관세율 차이가 1%에 그쳐 유의미한 격차를 만들어낼 만한 수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상호관세가 '최대' 관세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 간 협상으로 관세를 낮출 여지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상호관세를 계기로 원화와 엔화의 움직임이 엇갈렸다는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한일 공작기계 업체 모두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이 약세로 돌아서야 거머쥘 수 있는 캐시플로 규모도 커진다. 달러당 원화는 1430원대에서 관세 전쟁 확대로 1460원까지 치솟은 반면 엔화는 150엔을 사수하지 못하고 하락세에 놓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근래 들어 달러당 엔화 가치가 상당 부분 오른 반면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세에 놓여 있다"면서 "환율의 관점에서 DN솔루션즈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업체들에 대한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딜러망 판매 네트워크 '관세 수혜'…계약 안정성 확보
이와 별개로 일본 공작기계 업체들이 감당할 관세 부담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 직수출의 방식으로 미국 등지에 자사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령 100달러 어치의 공작기계를 미국에 넘기는 순간 상호관세가 붙는 벤치마크는 이론적으로 '100달러'가 돼 24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DN솔루션즈는 딜러 네트워크를 거쳐 판매하는 구조라 사뭇 다른 계산이 적용된다. 똑같은 100달러의 공작기계지만 현지 딜러가 미국 법인에 20~25달러의 마진을 붙여 넘기기 때문에 상호관세가 부과되는 벤치마크는 약 '75달러'가 된다. 관세가 적용되는 모수 자체가 일본 업체 대비 20% 가량 낮아 비용 우위를 갖는 셈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딜러 판매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전제가 뒷받침해줘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DN솔루션즈의 딜러 네트워크는 중장기적 안정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다수다. 지난해 회사가 거둔 연결 매출액(2조1120억원)에서 상위 5개 딜러로 발생한 매출 비중은 29%로 약 10~40년 간 계약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위 10개 딜러로 범위를 넓혀봐도 DN솔루션즈와 계약이 체결된 이후 해지된 사례는 전무했다. 지난해 기준 회사가 보유한 딜러 수는 154개로 전 세계 66개국에 걸쳐 영업을 벌이고 있다. DN솔루션즈는 "정기적으로 지역별 딜러의 실적, 재무 건전성 등을 평가하고 있다"며 "각 지역별 영업 역량을 보유한 신규 딜러도 지속 발굴 중"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배터리솔루션즈 "IPO 계획 변함없다"
- 다나와 "그래픽카드 거래액 증가…신제품 출시 효과"
- 메리츠증권 PBS 진출 사력…NH증권 키맨 영입 '불발'
- VIP운용 조창현 매니저, '올시즌 2호' 4년만에 내놨다
- [2025 주총 행동주의 리포트]머스트의 조용한 '구조 개입'…침묵이 아닌 설계
- 한국증권, 채권형 중심 가판대 재정비
- 알토스벤처스, 크림 구주 인수 검토…1조보다 낮은 밸류
- 한화증권, 해외 라인업 강화 스탠스 '고수'
- [연금시장에 분 RA 바람]금융사도 일임 경쟁 참전…관건은 은행권 확보
- [택스센터를 움직이는 사람들]"고객만족 최우선시, 시나리오별 절세 노하우 제공"
권순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진증권 기업금융본부 출범, 정통 IB '핀셋 강화'
- [IPO 모니터]퓨리오사AI 상장 의지 부활…스케줄 재시동 건다
- [Deal Story]종합부동산 도약 신세계센트럴, 투자자 반응은 '미지근'
- [링크솔루션 IPO]몸값 바겐세일에 '화들짝'…밸류에이션 문제 없나
- [발행사분석]3000억 수혈 현대백화점, '2%' 저금리 차환 목표
- [인투셀 IPO]ABL바이오 4조 잭팟, 딜로드쇼 앞두고 '호재'
- [서북 IPO]'포토이즘' 실적 경신, 예비심사 스케줄 조율
- [IB 풍향계]중소형 증권사 기업금융 헤드 '구인 난항'
- [DN솔루션즈 IPO]피어그룹 LS일렉트릭 포함, 성장 청사진 담았다
- [판 바뀐 종투사 제도]위험 익스포져 확대 전망, 리스크 파트 설득 '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