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SM 점검]KB라이프, 2년째 잔액 감소...건강보험으로 반등 노린다⑤신계약 가입금액 증가에도 CSM 확보는 감소…처음 내놓는 종합건강보험에 시선
강용규 기자공개 2025-04-15 12:34:43
[편집자주]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은 기대이익의 가늠자로서 보험사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다. 한편으로는 '보험사 이익 부풀리기'의 근원으로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는 지표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제도 변경으로 CSM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별 CSM 확보 및 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별 영업성과와 포트폴리오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1일 07시0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라이프생명보험(KB라이프)은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이 2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계리적 가정 변경 등 제도 변경의 영향도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건강보험 등 제3보험 시장에 제대로 진출하지 못한 탓으로 파악된다.물론 KB라이프가 건강보험에 뜻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건강보험 시장 진출 의지를 보였고 첫 상품도 출시했다. 관련 조직개편 및 인재 영입도 실시해 상품 포트폴리오 강화를 추진 중이다. 건강보험 시장 공략 본격화에 따른 신계약 CSM 증대 여부가 올해 KB라이프의 관전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낮은 신계약 CSM 축적효율, 잔액 감소 근본적 이유
KB라이프는 2024년 말 기준 CSM 잔액이 3조10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말보다 5.3% 줄었다. 2023년 3조1798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한 데 이어 비슷한 수준의 잔액 감소세가 2년째 나타났다.
KB라이프의 연간 CSM 변동내역을 들여다보면 추정치 변동의 영향이 2023년 마이너스(-) 6214억원에서 지난해 -5006억원으로 개선됐다. 특히 가정 변경효과만 놓고 보면 -3653억원에서 -650억원으로 부정적 영향이 대폭 축소됐다. 지난해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 변경이 업계를 강타했지만 KB라이프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문제는 신계약 성과다. KB라이프의 신계약 CSM 확보금액은 지난해 501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이에 추정치 변동 영향과 신계약 효과를 더한 미래서비스관련 변동 총액은 2023년 133억원에서 지난해 7억원으로 줄었다. 연간 2000억원 후반~3000억원 초반의 CSM 상각액을 고려하면 CSM 잔액 증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KB라이프의 가입금액 기준 신계약은 9조3296억원으로 2023년 대비 40.5% 증가했다. 영업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빈약한 건강보험 포트폴리오와 그에 따른 CSM 축적의 상대적 비효율을 핵심 원인으로 본다.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을 전후로 보험사들은 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보장성보험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만성적인 저출산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전통의 주력사업인 종신보험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손보사들의 강세 영역인 건강보험 등 제3보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KB라이프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합병으로 2023년 1월1일 새롭게 출발했다. 건강보험 시장 진출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야 했던 시기에 물리적 합병 이후의 화학적 통합에 주력해야 했다는 말이다.
때문에 KB라이프는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등 전통적인 생보사 상품 중심의 영업을 지속해 왔다. 건강보험 포트폴리오는 암보험과 치매보험 등 특화 상품에 한정됐을 뿐 CSM 축적 효율성이 높은 종합건강보험까지 갖추지는 못했다. 이는 지난해 신계약 가입금액 증가에도 신계약 CSM이 감소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KB라이프는 2023년 말 제3보험 추진 TF를 꾸렸다. 이를 통해 지난해 치매보험 및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하면서 건강보험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지난해 말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CPC(고객·상품·채널)전략부문 산하에 혁신상품본부를 설치하고 올 1월 삼성화재 장기상품개발부장 출신의 한기혁 상무를 영입해 본부장에 앉혔다. 1등 손보사의 상품 전문가를 영입한 결과물이 곧 나온다. KB라이프는 4월 중 첫 종합건강보험 상품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종합건강보험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KB라이프가 본격적으로 건강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시장 공략의 고삐를 당길 것으로 본다. 이에 KB라이프의 영업 및 상품 전략에도 시선이 쏠린다. 건강보험은 영업시장에서 손보사들의 지배력이 강력할뿐만 아니라 다수의 생보사들도 한 발 앞서 시장에 뛰어든 만큼 이미 경쟁 심화에 따른 CSM 축적 효율성 악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 초 KB라이프 대표이사에 오른 정문철 사장은 앞서 더벨과 인터뷰에서 고객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은 "새로운 치료법을 보장하거나 맞춤 보장을 구현하는 등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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