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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미디어사업 2.0]KT, 새술은 새부대에…OTT 손잡고 숏폼 키우고②'AI 전문' 김채희 전무, 외부 영입 임원과 시너지 미션…이익 확대 목표

노윤주 기자공개 2025-04-23 09:17:36

[편집자주]

IPTV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다. 가입자 증가율은 0%대에 진입했고 고객 1인당 매출 기여도 줄어들고 있다. 한 때 인터넷과 TV의 결합을 통해 케이블 시장을 무섭게 위협했던 IPTV의 위상이 무색하다. 이제는 OTT의 부상으로 역공격을 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PTV 사업을 영위하는 이동통신 3사는 미디어 사업을 살리기 위해 여념이 없다. AI와 FAST 채널로 IPTV의 활로를 모색하는 동시에 자회사를 통한 자체 콘텐츠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채널부터 콘텐츠 공급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겠다는 이동통신 3사의 새로운 미디어 전략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의 미디어 사업 전략은 1년 사이 180도 달라졌다. 미디어 사업을 이끄는 임원진을 전면 교체하면서 사업 방향도 새롭게 설정했다. OTT와는 경쟁보다 상생을, 또 호흡이 긴 드라마보다는 소비가 빠른 숏폼을 선택했다.

저성장 구간에 진입한 IPTV와 유료방송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하지만 KT는 통신, AI와 더불어 미디어를 3대 사업축 중 하나로 내세웠다. 불가능에 도전해 보겠다는 뜻이다. 이에 과감한 구조적 변화를 예고했다.

◇미디어 소비자 경험…AI 에이전트로 통일감 노려

KT는 지난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커스터머부문 산하에 있던 미디어사업을 '부문'급으로 승격시켰다. 중점 사업으로 미디어를 키우겠다는 김영섭 KT 대표의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수장은 김채희 전무(사진)가 맡았다. 의외의 인사였다. 김 전무는 콘텐츠 전문가는 아니다. 그는 카이스트 경영과학 학사, 경영학 석사를 마쳤고 AI사업단장, 빅데이터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테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김 전무를 선임하면서 KT가 미디어 사업에 AI를 적극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시장의 예측은 현실이 됐다. 지난해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를 출시한 KT는 올해 소프트웨어로 이를 확대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챗GPT 기반으로 AI 개인비서(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상반기 중 자사 IPTV 서비스인 '지니TV'에 이 AI 에이전트를 탑재할 계획이다. 지니TV 셋톱을 쓰지 않는 HCN 등 유료방송 자회사 상품에도 AI를 입히기 위한 전략이다.

15일 열린 KT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 전무는 "다른 플랫폼도 지니TV 단말기를 그대로 쓸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라며 "KT 미디어 고객에게 같은 경험을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AI 에이전트 경험이 KT에만 필요한 건 아니"라며 "유료방송 업계로 확산시키려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청자에 이어 기업 고객까지 공략해 미디어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홈쇼핑 특화 AI다. 시청 데이터를 결합한 매출 성과를 데이터화해 AI가 분석하고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디어 환경 변화 인정…드라마 고집 접었다

KT는 미디어 부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외부에서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여기엔 인사로 새바람을 불어넣어 미디어 사업 전략을 과거와 완전히 다르게 짜야 한다는 의중도 담겨 있다.

먼저 지난해 12월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 수장을 교체했다. 콘텐츠 제작·배급사인 메리크리스마스 부사장 출신인 정근욱 대표가 스튜디오지니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정 대표의 전 직장인 메리크리스마스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KT 본사 미디어부문 미디어전략본부장(상무)으로 신종수 전 카카오TV 사업본부장을 영입했다. CJ ENM 라이프스타일본부장, 브랜드운영국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새로운 임원진이 꾸려짐에 따라 KT 콘텐츠 제작과 배급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KT는 스튜디오지니의 특수관계자 의존도를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은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드라마 콘텐츠를 ENA 채널에서 방영하고 지니TV에서 독점 공개하는 형태였다. 자체 유통망에서만 활용해 미디어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외부 공급을 늘려나간다. KT 그룹 내에서만 콘텐츠가 순환된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미 드라마 위주로 티빙,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제작 콘텐츠 장르도 확대한다. 그동안 스튜디오지니는 드라마 제작에만 집중했다. KT 내부에서 스튜디오지니는 드라마, ENA는 예능 제작이라는 확실한 노선을 정해뒀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숏폼 특화 스튜디오'로 전환한다.

소비 패턴이 변화한 시장에서 모바일 시청자를 공략하지 않고 미디어 사업을 전개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 KT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숏폼 제작에 나선다는 건 유튜브 등 기존에 공략하지 않던 플랫폼도 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도 AI를 활용한다. 예산 책정, 보조 콘텐츠 제작 등에 AI를 사용한다. 이렇게 만든 콘텐츠는 AI가 숏폼으로 다양하게 재구성하거나 IP를 전환해 다양한 형태의 숏폼을 만들어 낸다.

정 대표는 "숏폼은 적은 제작비와 짧은 제작기간 등 극도의 효율성이 필요하다"며 "제작 전반에 AI 기술을 과감히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접목해 숏폼 특화된 제작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런 시도가 롱폼 제작의 AI 도입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 관계자는 "스튜디오지니가 숏폼에만 집중하는 건 아니"라며 "기존 주력 사업인 드라마 제작과 신사업인 숏폼 제작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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