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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vs인뱅 구도 변화]제주은행, 임베디드 금융으로 수도권 진출…정체기 극복할까⑫지역 경기 침체로 수익성 꼴찌…더존비즈온과 'ERP 뱅킹' 도입 돌파구 될까

김영은 기자공개 2025-04-30 12:37:01

[편집자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0년, 은행권의 판도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장한 인터넷은행은 지방은행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방은행 1위인 부산은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편 지방은행은 제한적인 영업권, 지역 인구 소멸 등으로 성장 정체라는 위기를 맞았다. 수도권 진출, 인터넷은행과의 협업으로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사별 성장 전략을 살피고 업권 지각변동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16시2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은행은 제한적인 영업권의 한계로 오래 전부터 경영난을 겪어왔다. 신한금융의 지원 및 자회사 편입으로 부실 기관을 벗어났지만 이후에도 수익성 하락은 지속됐다. 인터넷은행 전환, 신한은행과의 합병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안들이 다양하게 검토됐으나 현실화된 것은 없었다.

최근 더존비즈온의 2대주주 참여로 전국 영업망 확장의 물꼬를 텄다. 더존비즈온의 기업 전사통합관리 프로그램인 ERP 플랫폼 내 뱅킹 시스템을 탑재한 임베디드 금융 모델로 수도권 진출에 도전한다. 타 지방은행이 리테일 금융 부문에서 플랫폼 기업과 협업하는 것과 달리 기업금융에 진출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한금융 자회사 편입 이후에도 성장 동력 미확보로 수익성·건전성 최하위

제주은행은 6개 지방은행 중 유일한 시중은행지주 소속 자회사다. 2000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제주은행을 신한금융이 위탁 관리 형태로 흡수하며 이후 자회사로 편입됐다. 신한은행의 핵심 주주인 재일 동포 상당수가 제주 출신인 만큼 지역 금융 거점인 제주은행을 살려야 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

신한은행의 지원으로 제주은행은 2001년부터 적자 실적을 면하고 2013년 1월에는 예금보험공사의 관리종목 지정에서 해제됐다. 부실 기관 처지에서는 벗어났으나 제한적인 업권으로 인해 좀처럼 성장에 속도가 붙지 못했다. 2024년말 기준 제주은행의 자산 총계는 7조4365억원으로 전국 모든 은행을 통틀어 자산 규모가 가장 작다.

제한적인 업권 탓에 제주은행의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르자 신한금융의 고민도 커졌다. 한때는 신한은행과의 합병, 제주은행의 인터넷은행 전환 등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방법을 모색했으나 현실화된 것은 없었다. 제주 지역의 유일한 상장사라는 상징성 때문에 지역민들의 반발이 심해 한계에 부딪혔다.

도외로 새로운 활로를 찾는데 실패하며 제주은행의 ROE(자기자본이익률)은 10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2016년 7.66%를 기록한 뒤 2020년 3.45%, 2023년 0.96%를 기록하며 눈에 띄게 수익성이 저하됐다. 지난해말 기준 ROE는 1.77%, 올 1분기 2%를 기록하며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은행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더군다나 건전성 지표도 꾸준히 악화하고 있다. 제주 지역은 도내 핵심 경제 기반인 부동산 경기 및 관광 산업 침체로 지역 경제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제주 소상공인 자금 공급의 주요 역할을 담당했던 제주은행의 연체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 1분기 제주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1.66%, 1.74%로 한 분기 만에 각각 0.34%포인트, 0.56%포인트 상승했다.



◇임베디드 금융 모델 활용한 기업금출…타 지방은행과 전략 차별화

제주은행은 최근 더존비즈온의 지분 참여로 전국 영업망 확장을 위한 물꼬를 텄다. 더존비즈온이 제주은행의 570억 규모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함과 동시에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동맹을 강화했다. 제주은행은 더존비즈온의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보유한 ERP 플랫폼에 뱅킹 시스템을 도입해 사업 다각화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전담조직을 구축할 예정이다.

제주은행이 도입하려는 'ERP 뱅킹'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임베디드 금융 모델이다. ERP 플랫폼 사용자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출채권 팩토링 등 기업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안하는 구조다. 더존비즈온이 약 500만개의 기업 데이터와 1000만명의 직원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임베디드 금융 모델을 지속적으로 실험해 온 신한금융의 주도로 제주은행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현대제철, 현대모비스와 BaaS(서비스형 뱅킹) 계약을 체결해 부품 구매용 대출 및 팩토링 등을 제공하며 공급망 금융 분야로 임베디드 금융 신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더존비즈온과의 지분 동맹 및 합작 법인 설립 등 협업을 강화해 온 것도 다량의 기업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타 지방은행과는 차별화된 성장 모델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최근 지방은행은 제한적인 영업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핀테크, 인터넷은행과 리테일 금융 부문에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제주은행의 ERP 뱅킹은 기업 고객이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다. 제주은행은 지역 기반 오프라인 채널과 함께 전국 대상 온라인 채널 등 투트랙 영업 전략을 펼치며 외연을 확장해단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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