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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 예견된 SAE 임상중단…넥스트 자신감 '링커' SAE 발생 원인 링커 영향 추정, 후속 ORM-1153은 '링커·항체' 다른 물질

김성아 기자공개 2025-04-30 07:16:29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름테라퓨틱이 선도 파이프라인인 'ORM-5029' 자진 중단에도 넥스트 파이프라인 진전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가 있다. 같은 페이로드와 항체를 쓰더라도 링커가 다르면 아예 다른 약물이 되기 때문이다.

든든한 곳간도 한 몫 한다. 상장 당시 ORM-5029에 투입키로 했던 100억원의 자금을 후속 파이프라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오름테라퓨틱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신규 후보물질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ORM-5029 적용 링커는 1세대, 후속 파이프라인은 다르다

오름테라퓨틱의 주력 파이프라인이던 'ORM-5029'에서 발생한 중대한 이상반응(SAE)은 투약 후 간 부전으로 인한 환자 1명의 사망에서 비롯됐다. 오름테라퓨틱은 SAE 발생 이후 임상에서 도출된 안전성, 약물동태학(PK), 약력학(PD) 자료에 대한 종합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결과 오름테라퓨틱은 정확한 SAE 발생 원인에 대해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해당 원인이 ORM-5029에만 국한됐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ORM-5029와 다른 파이프라인은 페이로드를 제외한 링커, 항체 등 구성요소가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링커'다. 링커는 ADC에서 항체와 페이로드를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특히 단순 항암제로 쓰기에는 독성이 강한 페이로드를 정확히 항체와 접합시키기 위해서는 사용된 링커의 안정성이 중요하다.

ADC 업계 관계자는 "링커가 페이로드 방출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약물이 표적 세포에 도달하기도 전에 절단돼 효과가 감소하거나 다른 세포에 작용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유방암 세포에 도달해야 할 페이로드가 간에 도달하면 간 부전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ORM-5029에 적용한 링커는 Val-Cit PAB이다. 1990년대 초반 BMS에 의해 개발된 초기 링커다. 고형암 최초 ADC 표적항암제인 '캐싸일라'도 같은 링커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캐싸일라의 주요 부작용이 간 손상 등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초기 파이프라인인 ORM-5029를 제외한 후속 파이프라인은 페이로드, 즉 GSPT1 분해제는 동일하지만 항체와 링커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ADC 안정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링커가 바뀌면서 ORM-5029 부작용이 재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셈이다.

◇주력 물질 ORM-1153 결정 "재원·역량 결집해 고도화"

ORM-5029 개발 중단은 회사 내부적으로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SAE 발생으로 인해 FDA가 ORM-5029에 임상 부분 보류를 통보하면서 오름테라퓨틱은 당초 2026년으로 예상했던 ORM-5029의 기술이전 매출 182억5100만원을 증권신고서 매출 추정치에서 삭제한 바 있다.

오름테라퓨틱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유방암을 타깃한 ORM-5029는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의 활약으로 인해 내외부적으로 이미 경쟁력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라며 "통상 FDA가 임상 재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반년에서 1년가량의 시간이 걸린다는데 개발 속도가 늦춰진 ORM-5029의 시장 가치는 당초 계획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됐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재원 분배 차원에서도 ORM-5029 개발 중단이 합리적이다. 이미 시장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환자 1명당 15억~20억원이 투입되는 임상을 재개하기란 쉽지 않다.

정인태 오름테라퓨틱 CFO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이미 ORM-5029에 투입된 임상 비용 규모가 컸다"며 "ROI(투자수익률)를 따져봤을 때 ORM-5029의 개발을 중단, 후속 파이프라인에 추가 재원을 투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ORM-5029 개발 중단으로 확보된 R&D 재원은 1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2월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액 중 113억2500만원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ORM-5029에 사용될 계획이었다.

해당 재원은 오름테라퓨틱이 넥스트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낙점한 ORM-1153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ORM-1153은 혈액 악성 종양을 표적으로 한다. ORM-5029와 페이로드인 GSPT1 분해제는 동일하지만 항체와 링커를 변경한 파이프라인이다. 전임상 연구에서 강력한 항종양 효과와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오름테라퓨틱은 ORM-1153의 본임상 진입을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며 올해 말 관련학회에서 추가 데이터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은 2026년 하반기로 예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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