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한진·LS 동맹에도 현금능력 '과시' 한진칼 주식 추가취득에 458억 투입, 지분율 17.44→18.46%,
이재빈 기자공개 2025-05-13 07:33:18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17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그룹이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취득했다. 478억원 규모 주식을 추가취득하면서 한진칼에 대한 지분율은 18.46%에 달한다. 다만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한진칼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30.54%에 달하고 델타항공(14.9%) 등 우호지분 비중이 높은 만큼 당장 호반그룹이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이날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한진칼에 대한 지분율이 기존 17.44%에서 18.46%로 1.02%포인트(p) 늘었다고 공시했다. 직전 보고일이었던 2023년 11월로부터 약 1년6개월만에 지분율을 추가 확보한 셈이다.
이번 호반그룹의 지분율 확대는 장내매수를 통해 이뤄졌다. 장내매수 과정에서 투입된 자금은 총 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사인 호반이 20억원 규모를 사들였고 계열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가 458억원을 지분 취득에 투입했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율 확대에 대해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는 한진칼의 기업가치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만큼 투자 차원에서 지분을 추가취득했다는 설명이다. 호반그룹은 지분율 변동 공시에도 지분 추가취득 목적으로 단순투자를 기재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추가취득이 단순투자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처음 취득한 이후 꾸준히 최대주주와 긴장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호반그룹이 처음 한진칼 지분을 취득한 시점은 2022년이다. 2018년부터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KCGI가 호반건설에 지분을 매각하는 형태로 엑시트했다. 2022년 말 기준 호반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주식의 지분율은 11.6%였다.
2023년 11월에는 팬오션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5.85%가 호반그룹의 손에 들어왔다. 장외거래를 통해 호반호텔앤리조트가 지분을 취득했다.
한진칼 지분율이 꾸준히 확대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호반그룹이 항공산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됐다. 호반그룹이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타진했던 점도 이같은 관측에 무게감을 더했다. 당시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측의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난 사례도 있다. 지난 3월 개최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호반은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보수증액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호반그룹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진그룹의 경영에 이의를 제기한 셈이다. 다만 국민연금과 ISS 등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안건은 예정대로 통과됐다.
호반그룹의 지분율이 18%를 상회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한진칼의 경영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필두로 하는 오너일가의 특수관계 지분이 30.54%에 달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지분율은 5.78%에 불과하지만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5.73%,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모친이자 고 조양호 선대회장의 배우자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2.0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지분 10.58%를 보유한 한국산업은행은 조 회장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한 만큼 한진칼 오너일가의 특수관계자로 분류된다.
우호지분의 존재도 호반그룹 경영 참여의 걸림돌이다. 지분 14.9%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항공사 델타항공은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을 한진칼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등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LS그룹도 한진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반호반그룹 연합의 포석을 깔았다.
경영 참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한 것을 두고 호반그룹이 현금 동원능력을 과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호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9711억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과 3550억원의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당장 가용 가능한 현금만 1조3261억원에 달한다는 의미다.
호반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 활용해도 이날 종가(시가총액 5조9552억원) 기준으로한진칼 지분을 20% 이상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주식담보대출이나 공개매수, 재무적투자자(FI) 확보 등이 이뤄진다면 적대적 인수합병(M&A)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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