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해외 발행 채권에 눈독 외국계 유동성 경색에 우량기업 발행 채권 대거 매룰로
이 기사는 2008년 11월 12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과거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이 증권업계의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외국계 기관들이 크게 디스카운트된 가격으로 채권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KCC, 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쌍용자동차, 대한전선 등이 발행한 해외물이 액면 대비 70%선까지 할인돼 유통시장에 등장했다.
해외 채권의 경우 발행 후 1년간 내국인의 매입이 불가능한데 이들 채권의 매입제한 기간이 최근 풀렸거나 풀릴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지난 2005년 1월에 5억달러를 유로시장에서 7년 만기로 발행했는데 외국계 은행에서 액면가의 70%를 소폭 웃도는 선에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SK로 인수된 이후 신용도가 개선된 점을 고려하면 펀더멘털과 괴리가 커 보인다"면서 "일종의 차익거래 매력이 있어 펀드 편입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KCC의 경우도 지난해 10월 5년 만기로 발행한 교환사채(EB)가 원금의 70% 선에서 매물로 등장했다. 해당 EB는 트랜치가 셋으로 KCC와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보통주로 교환이 가능하며 주당 교환가격은 KCC가 70만7361원, 현대중공업이 66만5890원, 현대상선 5만2473원 등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발행 후 주가가 급락해 주식 교환 가능성이 낮아진데다 초기에 인수한 기관들의 유동성이 마르면서 싼 값에 매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해외 기관이 내놓은 물량을 국내 증권사가 설립한 헤지펀드에서 일부 거둬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대 수익률은 당초보다 크게 낮아져 10%대로 떨어졌다. 'A+'급 이상의 기업 가운데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의 채권이 지나치게 싼 가격에 시장에 등장하자 수요가 몰리면서 기대 수익률이 급히 줄어든 것.
아울러 한미 통화스왑 체결로 CDS프리미엄이 급히 줄어든데다 2년 이상의 장기물에 대해 은행이 과도한 헷지비용을 요구한 점도 수익률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처럼 일정부분 저평가 매력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의 비용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수요는 높다.
KCC 역시 EB 재매입에 나섰다. 재매입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차환 목적으로 금융기관에서의 단기차입 한도를 3850억원 늘려놓은 상태다. 3억달러를 달러당 1283.6원으로 환산한 금액이다.
이밖에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월에 5년 만기의 외화 전환사채(CB)를 550만달러 규모로 발행했고, 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5억8340만달러를 해외에서 공모 발행한 바 있다.
쌍용자동차는 작년 7월에 5년 만기로 2억 유로의 CB를 발행했고 전환기간은 올 7월 시작됐다. 대한전선은 작년 11월 5년 만기로 1억790만 유로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 대한전선, 쌍용차 등은 시황과 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단계"라면서 "가격차가 크게 벌어져도 쉽게 소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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