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퇴직연금 도입 지연에 '한숨' 대기업 도입시기 내년 이후...다국적기업에 마케팅 집중
이 기사는 2009년 05월 19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들이 당초 올해부터 실시하려던 퇴직연금제도 도입 시기를 내년 이후로 늦추고 있다. 금융 위기 이후 가뜩이나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한 기업들에게 수천억원대의 퇴직연금 분담금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삼성전자는 당초 예정돼 있던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해 내년 이후로 시기를 늦췄다. 삼성전자의 경우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정하면 약 1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이 배분되는 만큼 은행과 증권·보험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곳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금융자회사인 HMC투자증권이 신탁업 인가를 받는 6월 이후에나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논의할 방침이다. 지난 3월 4000억원 규모의 LG전자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정한 LG그룹은 나머지 계열사들의 가입 시기를 내년 이후로 조절할 예정이다.
5000억원 이상의 대어급으로 꼽혔던 포스코는 퇴직연금제도 도입으로 얻어지는 득실을 계산해 내년에나 검토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은 금호생명을 퇴직연금 사업자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금호생명 매각을 추진하면서 사실상 작업이 중단됐다.
증권사 퇴직연금 한 관계자는 "지난해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올해 시장상황이 매우 힘들어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자금상황이 좋지 않아서 올해 도입을 계획이 됐던 곳도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이 퇴직연금제도 도입에 소극적으로 돌아서자 퇴직연금을 취급하는 사업자들도 고민스럽다. DC(확정기여)형을 주력상품으로 밀고 있는 증권사의 경우 적립금 증가 추이가 눈에 띠게 둔화됐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4분기에만 637억원의 적립금을 유치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8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499억원에서 143억원으로 줄었으며, 우리투자증권도 377억원에서 129억원으로 둔화됐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기업들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영업력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모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미뤄졌던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올들어 다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IBM과 듀폰·HP등 다국적 기업들이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회사가 도입 시기를 미루고 있지만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에는 지난해 중단했던 제도 도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그룹사와 달리 사업자 선정에 이해관계가 없는 만큼 대다수 금융기관들이 영업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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