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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레버리징 무색, 자산 부실화 '심각' 비우량 中企 거액여신 리스크 증가…경기 후행, 성장성도 '의문'

황철 기자공개 2010-01-13 17:46:23

이 기사는 2010년 01월 13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은캐피탈은 최근 일년여간 외형 성장보다 내실 강화에 주력했다. 적극적인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통해 관리자산과 부채 규모를 크게 줄였다. 부실채권 유동화와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대출채권·신기술금융·비우량회사채 등 고수익·고위험 자산 비중이 높아 건전성 확보로 이어지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특히 건설·해운·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거액 여신이 집중해 있어 경기침체에 따른 충격도 컸다.

그 결과 연체율(1개월 이하)이 10% 수준까지 치솟는 등 건전성은 도리어 악화됐고, 향후 성장성 측면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건설·조선·해운사 대출, 부실화 확산

산은캐피탈은 일반대출·리스·신기술금융·상용카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영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수위권 여전사다.

오랜기간 국책은행(구 한국산업은행) 산하에 있으며 건설·조선·해운사 등 비우량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IPO·기업구조조정·조합관리 등을 통해 벤처산업 활성화에도 대주주와 보조를 맞췄다.

하지만 자산 대부분이 선박리스·부동산PF·중기대출·신기술금융 등 고위험·고수익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어 경기침체의 여파를 크게 받았다.

관리자산의 44.3%선을 차지하는 대출채권은 건설·해운·벤처 등 대표적 경기민감 산업에 집중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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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동산PF·선박금융의 경우 건당 여신 규모가 거액으로 제공되고 있어 부실에 따른 충격이 더욱 컸다.

FY09년 상반기(9월말) 산은캐피탈의 여신성 자산은 1조2450억원으로 팩토링채권을 제외한 대출자산이 76.6%(9536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부동산PF 잔액은 4852억원으로 대출자산(팩토링 제외)의 절반(50.9%)을 넘어섰다.

또 조선·해운사 관련 익스포져는 선박 브릿지론(대출자산)과 선박리스(리스자산) 합산 총 7000억~8000억원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직전분기인 지난해 6월말 산은캐피탈의 선박금융 규모는 8000억원으로 총 자산 대비 22.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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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캐피탈은 최근 높은 비중의 위험자산을 축소하기 위해 보수적 영업을 지속해 왔다.

산은캐피탈의 총자산(FY09년 상반기)은 3조3519억원으로 1년 전(4조444억원)보다 7000억원 가량 줄었다. 관리자산 역시 2조7846억원으로 08년말(3조500억원)을 정점으로 축소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자산 감축에도 연체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디레버리징 노력이 자산 부실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산은캐피탈의 FY09년 상반기 연체율은 9.99%로 08년말 3.68%보다 6.31%포인트나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 4.26%에서 3.25%로 개선됐지만 무수익여신(부실자산)을 유동화한 데 따른 것이어서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실제로 유동화자산을 포함한 실질고정이하여신비율은 7.8%로 전년 동기 대비 배 이상 증가했다.

평판리스크 이자마진율 감소, 수익성 저하

문제는 이 같은 건전성 지표 저하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관리자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PF·선박금융의 특성상 업황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여신 고정화, 담보가치 하락 등 신용 위험을 초래할 유인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실여신 증가로 인한 대손률 증가는 캐피탈사 수익성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된다.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1200억원대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또 캐피탈업계 전체적으로 조달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마진율이 떨어진 점도 수익성 저하의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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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캐피탈의 FY09 상반기 영업·당기순이익은 각각 202억원, 134억원으로 일년전(365억원, 251억원)보다 큰폭으로 떨어졌다. 또 최근 일년간(08년 10월~09년 9월) 당기순이익은 불과 1억원(9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해 전년 동기간(502억원)과 비교 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초라해졌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비우량기업에 대한 거액 여신 비중이 높다는 점은 산은캐피탈 재무위험의 핵심"이라며 "향후 경기침체 양상, 건설·해운·중소기업 구조조정 결과 등에 따라 신용위험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산은지주 출범과 함께 조달여력확대, 증자 등 재무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은행계 캐피탈사 중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자본완충력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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