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한농 지분 매각 '제자리 걸음' 하나대투證 '무리한 매각 자문'...4개월째 IM도 발송 못해
이 기사는 2010년 08월 24일 16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6월 동부하이텍으로부터 분사된 동부한농의 지분 매각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1조4000억원에 이르는 동부하이텍 부채 규모를 연내 4000억원까지 줄이기 위해선 동부메탈과 함께 동부한농 지분을 처분해야 하지만 마땅한 원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각자문사로 하나대투증권이 선정된 지 4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서(IM)조차 제대로 발송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한농은 몸값을 높이기 위해 10월경 동부정밀화학으로부터 분할되는 동부케미칼과 합병할 계획이지만 원매자들로부터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 불투명하다.
이 같은 상황은 애초부터 예상됐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매각대상 지분이 60%에 달하는 데도 불구하고 정작 동부그룹에서 경영권을 계속 가져가길 원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는 동부측에서 해당 지분을 재무적투자자(FI) 두 곳에 나눠서 매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곳이 60% 전부를 가져갈 경우 경영권 유지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산 매각을 하더라도 인수자간 담합도 없도록 유도해야 한다.
지난 4월 매각자문사 선정 당시 하나대투증권은 이 같은 조건을 받아 들여 동부측에 딜 성사를 호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동부그룹이 갖고 있던 실트론 지분(49%)을 매각한 경험이 있는 JP모간이나 우리투자증권 등이 경쟁사로 나섰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해 자문 의사를 접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입찰에 참여했던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비록 동부한농이 500억원 이상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낼 정도로 알짜 회사이지만 비상장사에다 경영권도 없는 만큼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딜"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투자금 회수를 위해 적어도 기업공개(IPO)는 보장해 줘야 하는데 동부측이 이를 계약상에 명시하지 않는 것도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풋옵션 역시 동부의 현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딜 성사가 불투명해지면서 최근 동부하이텍측은 하나대투증권에 투자확약서(LOC)를 요구하고 나섰다. 연내 지분 매각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일단 매각자문사에 해당 지분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청한 것이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만약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하나은행을 포함한 하나금융지주 측에서 해당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LOC를 자문사 측으로부터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자문사 선정 당시 양사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구두로만 의견 교환을 나눴을 뿐 별도의 총액인수 계약은 맺지 않았다.
하나대투증권이 동부측에 LOC를 제출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2000억~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인수 자금도 그렇지만 뾰족한 투자 회수 방안이 없기는 다른 투자자들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하나대투증권이 매각자문사 자리를 따내기 위해 동부측에 무리한 제안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아웃백 인수전에서 조직 내 여러 팀이 각 인수후보와 접촉하는 ‘문어발식 영업’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또 영화제작사 신씨네 자회사인 로보트태권브이의 자금 조달에 자문사로 나섰다가 성과 없이 돌아선 이력도 있다.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