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으로 무장, 기술심사로 승부건다" 24주 교육과정, 실무자 강의로 현장감각도 익혀
이 기사는 2010년 09월 17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 업계가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인재 육성에 한창이다. 한국벤처투자 주도로 ‘제1회 신규 벤처캐피탈리스트 양성과정’을 통해 18명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인력은 집합교육을 모두 끝내고 현재 각 벤처캐피탈 업체에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상태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이들에게 거는 기대감은 상당하다. 세대교체와 기술 인력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서다. 지난 2000년 벤처투자 열풍을 등에 업고 고급 인력들이 영입됐지만 버블이 꺼지면서 이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당시 빠져나간 인력들 중에는 공대출신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벤처캐피탈이 주로 IT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감안하면 IT기술에 대한 변별력이 뛰어난 이들 인력의 이탈은 손실이 컸다.
또한 유출 인력 대부분이 30~40대 초반에 집중되면서 벤처캐피탈 업계의 고령화도 가속화됐다. 한국벤처투자는 이 점을 감안해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지원 자격을 35세 이하, 공대 출신으로 제한했다.
본지는 지난 16일 한국벤처투자 본사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 18명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4개월간의 벤처캐피탈리스트 양성 과정을 통해 얻은 점, 개선이 필요한 점 지원동기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제 새로운 업종에서 시작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도전정신과 패기, 자신감 등은 업계의 베테랑 못지않았다.
- 이번 벤처캐피탈리스트 양성 과정이 24주 동안 주간에 실시되기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모두 그만두고 이번 과정을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모험을 거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만큼 지원동기도 남다를 것 같다.
(LB인베스먼트 정경인) “나같은 경우 지원자 중 가장 일반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나는 공대를 나와서 엔지니어 생활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경영과 마케팅으로 진로를 선회했다. 하지만 항상 금융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한국벤처투자에서 공대출신의 심사인력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기회는 이때라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됐다.
(엠벤처투자 조동건) “이전에 대기업에서 근무를 하면서 기계 부속품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작은 조직에 몸담아도 다양한 일을 하고 개인 역량을 마음껏 발휘해보고 싶었다. 어차피 대기업에서도 45세 이상이 되면 또 다른 진로를 고민해야 한다. 그 고민의 시기를 앞당겼다고 생각한다. 벤처캐피탈이 경기변동과 밀접하게 연동돼있어 업무가 좀 더 역동적일 것이란 점도 이번 과정을 지원한 동기 중 하나다.
- 이번 과정이 처음이다보니 장점뿐만 아니라 개선이 필요한 점도 있을 것이다. 전체적인 과정에 대해 평가해 달라.
(에이케이강원인베스트먼트 이지애) “가장 좋았던 부분은 10주간의 집합교육 기간 동안 실시한 이론강의였다. 강의 시간만 300시간에 달했다. 심사역 업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시기였다. 또 현직 심사역이 강사로 초빙돼 현장의 생생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됐다.
(아주IB투자 박찬익) “공대생이다 보니 금융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이번 과정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교육과정과 취업이 분리돼 있었다는 것이다. 바쁜 교육 과정 중에 취업까지 걱정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차라리 교육이 완전히 끝난 후에 일괄적으로 취업이 이뤄지는 식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LB인베스먼트 정경인) “올해 처음 시작하는 교육과정이지만 상당히 짜임새가 있었다. 부담감이라면 역시 기존 회사를 그만둬야 과정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업계에서 18명의 벤처캐피탈리스트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던 업계에 세대교체와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앞으로의 각오가 있다면?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조민수) “아무래도 업계에서는 흔치않은 18명의 동기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힘이 될 것 같다. 앞으로 경영인의 사고방식과 비전을 갖춰 업계의 젊은 피로서 역할을 해나가도록 하겠다.”
(나우IB투자 김정균) “벤처캐피탈 업계만큼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한 곳도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동기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들보다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경력을 쌓아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로 성장하겠다.”
(에이케이강원인베스트먼트 이지애) “유일한 여자로서 걱정도 앞서지만 잘 해낼 수 있으리란 자신감이 더 크다. 아무래도 여자이다 보니 남자보다 더 섬세하고 꼼꼼한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투자 기업을 심사할 때도 이 같은 장점을 십분 활용하도록 하겠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홍성인) “이번 교육 과정은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인생 의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제껏 해온 일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었다. 앞으로는 교육을 통해 배운 점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이번 과정을 마친 18명이 벤처캐피탈 업계에 한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심사역으로서 앞으로 꼭 갖춰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플래티넘기술투자 남범일) “짧은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이지만 벤처캐피탈이 투자를 원하는 기업은 오히려 투자를 그리 반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기업은 꾸준한 만남을 통해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끈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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