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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0년 12월 27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사가 캐시카우(cash cow)인 식품 부문의 수익성 악화로 고심이 깊다. 원당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라 마땅한 대응책 마련도 어렵다. 내년 초 가격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주저앉은 영업수익성을 떠받치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삼양사의 매출(지난 9월 누계 기준)은 식품 37.1%, 화학 26.9%, 사료 8.4%, 무역 17.7%, 산업자재 5.7%, 기타 4.2%로 구성돼 있다. 원료조달과 생산 측면에서 사료는 소재식품 산업과, 무역(PTA판매)은 화학 부문과 엮여 있다. 실제 식품 부문과 화학 부문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식품 부문은 전체 매출액의 20~25%를 차지하는 제당 부문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대부분 곡물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원당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에는 가격이 폭등했다. 설탕판매가격과 원당매입가격간 스프레드(spread)는 확 줄었다.
한국수입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수입원당가격(호주수입 CFR기준)은 톤당 700달러다. 최근 3개년 최저치 262달러보다 267% 상승한 수치다. 주요 산지인 인도와 브라질 등의 자연재해로 생산량이 급감한 때문이다.
제당 산업은 주원재료가 매출원가의 약 60%를 차지한다.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 원당 시세와 환율변화가 영업성과에 직결된다.
삼양사의 식품 부문은 올 3분기 누계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6%다. 전체 영업이익의 35%가량을 갉아먹었다. 원당가격이 급등세를 멈추지 않아 당분간 저조한 수익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보수적인 투자성향과 화학 부문의 영업호조를 감안해도 단기적으로 식품 부문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축소와 운전자금 확대는 부담요인이다.
2007년 8.2%까지 올랐던 EBITDA마진은 올 3분기 4%까지 내려왔다. 2007년 12.6배까지 올랐던 EBITDA/이자비용도 2008년과 지난해 7배 수준으로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6배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지난 9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2744억원. 이중 단기성 차입금이 1714억원(62%)으로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높다. 곡물 수입이 많은 사업구조상 뱅커스유산스(Banker's Usance) 규모는 크다. 부채 부분의 외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자산 대비 높다. 환율이 급등하면 외환 관련 손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제당업계가 설탕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어 시장 일각에서는 식품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점차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원재료 부담의 가격전가에는 한계가 있다.
박종록 한화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이 설탕 출하가격을 평균 9.7% 인상했지만 적자만 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료 부문의 성장정체와 화학 부문의 수급환경도 걱정거리다. 국내 배합사료시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육류 소비 증가가 주춤해지면서 성장이 둔화됐다. 축산물 수입개방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업체간 경쟁은 치열해졌다.
화학 부문은 전방산업인 자동차·건설자재 업황과 수급요인이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이후 원가부담이 완화됐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생산능력 확충은 여전히 위험요소다.
삼양사는 주력 사업의 불안정성과 저성장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사업을 지속적으로 탐색 중이다. 해외진출과 업무제휴,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양사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상승을 즉각적으로 가격에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장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변수가 많아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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