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가장 적합…모두가 윈윈" 대등합병 방안…KB금융, 5조원 자금마련 가능
이 기사는 2011년 04월 20일 1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합병할 경우, 총자산 600조원에 육박하는 대형금융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세계 50위권의 메가뱅크가 현실화될 수 있는 셈이다.
우리금융은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 부문에, KB금융은 소매금융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합병 시너지 면에서 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경영권 확보위해 '합병' 유력
국내 금융지주회사법 상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해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95%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A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려면 정부지분 57%와 함께 38%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현재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 지분의 시가는 약 7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38%에 해당하는 5조원을 합치면 총 12조원이다. 95% 이상 지분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11조원이 넘는 막대한 인수자금이 필요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를 제외하고 국내 금융자본 중 10조원의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금융지주사는 없다"며 "정부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면서, 인수자금을 조달하려면 대등합병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도 지주사 간 합병을 통해 남은 지분은 산업자본에게 팔 수 있다"면서 "조기민영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3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등합병 방안은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 해지에 필요한 정부지분 50%만 처리하면 되기 때문에, 매입자금 부담을 5조원 정도로 줄일 수 있다.
현재 KB금융과 우리금융의 시가총액은 각각 약 20조원, 12조원 정도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의 합병비율은 현재 주가수준을 고려할 경우, KB금융 1주당 우리금융 0.254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인수여력·시너지 'KB금융' 적합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우리금융과의 합병이 유력한 곳으로는 KB금융, 산은지주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산은지주의 경우는 완전 민영화가 아닌 국영화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산업자본과 해외자본을 배제하고 우리금융의 조기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 국내 금융자본 중에서는 KB금융이 가장 적합하다"며 "두 금융그룹이 합쳤을 경우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다면 정부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윈윈할 수 있는 형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KB금융이 합병하면 은행 뿐만 아니라 카드나 증권 분야에서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다"면서 "우리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치면 정부가 생각하는 대형 투자은행의 기반도 마련된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최근 2∼3년 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조선업 대출 부실 등의 영향으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올해 추가적인 충당금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적절한 퍼포먼스를 통해 2조원 이상의 순익을 예상한다"면서 "올해 9월까지 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KB금융 지분(9.05%)을 전량 매각하면 2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체 자금만으로도 5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너지도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태생적으로 가계대출에 강점을 갖고 있고, 우리은행은 오랫동안 기업금융 중심의 영업을 해 왔다. 합병 과정에서의 중복점포 처리 등 구조조정 문제만 원만히 처리할 수 있다면, 이상적인 조합에 가깝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KB금융은 각각 기업금융 비중과 소비자금융 비중이 높다"며 "두 지주사간 컬러를 감안했을 경우 업무보완적 성격으로 강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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