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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해외기업 상장, 능력미달 vs 성장통 중국고섬 여파 이후 줄줄이 교착 상태

박상희 기자공개 2011-04-20 14:51:37

이 기사는 2011년 04월 20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성장통'일까. 국내 시장을 넘어 크로스보더 딜 명가를 꿈꾸는 대우증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월 말 상장한 중국고섬을 시작으로 대우증권이 주관을 맡은 해외기업 IPO 및 2차 상장 등이 순탄치 않다.

대우증권에 대량 실권주 인수 부담을 안겨준 중국고섬은 최근 거래정지 사태를 맞았고, 중국고섬의 뒤를 이을 2차상장 딜로 주목을 받았던 썬마트홀딩스 상장도 잠정 보류 상태다. 말레이시아 기업으로 국내에 2차상장 하려던 아웃도어 의류업체 신추안의 계획도 하반기로 미뤄졌다.

한상 영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증시 입성을 노리던 엠비즈글로벌솔루션은 지난 14일 거래소로부터 내부통제 이슈를 이유로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인터넷 검색엔진 사업을 영위하는 일본기업 파워테크놀로지는 지난 3월 상장예심에서 재심 판정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대우증권이 해외기업 IPO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히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성장통이라는 분석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가시밭길' 속 해외기업 상장

지난해 12월 중순 상장예심을 통과한 썬마트는 상장공모를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앞서 상장한 고섬이 수요예측과 일반공모 흥행에 실패한 터라 그 전철을 밟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주관사인 대우증권의 고민도 깊다. 고섬이 일반공모 흥행(청약률 0.46대 1)에 실패하면서 581억원의 물량을 떠안았던 아픈 기억 때문이다. 중국기업에 대한 시장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썬마트 상장을 밀어 부쳤다가 제2의 고섬사태에 직면할까 전전긍긍이다.

관련 규정상 상장예심을 통과한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장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썬마트의 증권신고서 제출시한(6월14일)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한상 영국기업 1호로 주목받았던 IT업체 엠비즈글로벌솔루션은 지난 14일 한국거래소 상장예심 결과 '내부 통제' 이슈로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엠비즈글로벌은 지난해 10월 한국증시 상장을 위해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11월 상장예심 청구 시점에 맞추기 위해 지주회사 설립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내부 정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파워테크놀로지는 상장 심사를 받는 시기에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파워테크놀로지의 속개 판정은 회사 자체 이슈보다도 일본 동북부 지역에 발생한 대지진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 시행착오 속 ‘성장통’

관건은 대우증권이 해외기업 상장 딜을 주관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현재 국내외 기업 구분 없이 ECM팀에서 모든 상장 관련 실무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 거래를 담당하는 전담팀이 따로 없다보니 인력과 업무의 전문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가마다 법률과 세금 문제, 규제 등이 다르기 때문에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 확보가 절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사전 준비도 하지 않고 무턱대고 크로스보더 딜을 진행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이유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인이 직접 딜을 진행하면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새로 개척하다보니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다. 중국고섬이 대표적인 예다.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기업을 국내에 처음으로 상장하다보니 적정한 공모가를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중국고섬의 싱가포르 원주가 무액면주인데다 희망공모가밴드 제시없이 수요예측에 돌입했기 때문에 적정 공모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전혀 없었다. 2차 상장 기대감에 부푼 자금이 원주가 상장돼 있는 싱가포르 증시에 유입됐고, 이는 결국 국내에 상장하는 DR(주식예탁증서) 공모가격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았다. 유상증자 할인률이 10%로 제한돼 있는 현지 규제의 벽을 넘지도 못했다.

엠비즈글로벌의 경우도 비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처음 주관하는 IPO딜이라 영국 현지 관련 법률 해석 및 규제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해외기업들의 상장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주관사의 문제라기보다는 '고섬'이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데 기인한 것이 더 크다"고 말했다.

◇포기할 수 없는 새로운 수익원

대우증권이 해외기업 상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크로스보더 딜을 새로운 수익원 창출 루트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국내 그룹 계열사나 대기업의 경우 상장 예정 물량이 많지 않은 반면 해외기업 상장 물량은 '화수분'에 가깝기 때문이다. 중국 등 동남아시아 경제가 성장기로에 있어서 기업의 자금조달 니즈가 큰데다, 기 상장한 기업의 경우 2차상장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기업 상장주관 수수료가 평균 5~7%로 국내 수준의 2~3배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상장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단적으로 중국고섬은 상장 수수료가 무려 116억원에 달했다. 공모금액 대비 수수료율이 760%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우증권이 해외기업 국내상장이라는 새로운 수익 창출원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종국에는 현재의 성장통을 이겨내고 해외 딜에 강한 면모를 보일거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은 스스로 리딩컴퍼니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수익원을 찾는 일에도 다른 증권사들보다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몇년 후에는 이 분야에서 다른 증권사들을 앞서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향후 중국기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투자심리가 살아나면 증권신고서 제출 등 일정이 연기된 기업들의 2차 상장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엠비즈글로벌 등 해외기업 IPO 역시 발행사와 협의해 예심 청구에 다시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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