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만 아는 '무엇'이 있나 물가는 고공행진, 금리정상화는 흐지부지
이 기사는 2011년 05월 16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경제수장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장보다 물가가 어렵다"며 떠났다. 퇴임하면서도 '물가를 잡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명색이 '인플레이터 파이터'인 한국은행은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까지 내렸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7월 이후 '정상화' 해 오던 행보가 멈추어 선 것이다.
김중수 총재는 물가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음을 암시했다. 특유의 물타기 화법으로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의 재정문제와 저축은행 문제를 언급했다. '상방향'의 위험보다 '하방향'의 위험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에겐 물가보다 성장이었던 것이다.
사실 김중수호의 금리정상화 행보는 불안불안했다. 수억만리 유럽에서 작은 불안요인이 발견되면 즉시 멈춰섰다. 김중수 총재는 금리를 올리면서도 마치 금리를 내린 것 같은 효과를 이끌어 냈다.
◇ 물가가 안정돼서 금리를 동결한 것이 아니라면?
사실 중앙은행이 가장 신경써야 하는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정책 목표 수준보다는 높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4.2%, 근원물가는 3.2% 상승했다. 4월 생산자물가는 6.8% 오름폭을 보였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고 해도 물가의 절대수준은 아직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금통위 성명서 문구에서도 물가 우려는 지난달보다 더 높아졌다. 물가에 대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던 데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김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에 대해서는 계속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에 동결한 것이 물가가 안정됐기 때문이 하는 것이냐, 그런 것은 반드시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가보다 더 중요한 '무엇' 때문에 금리를 동결한 것인지 그는 속시원히 밝히지 않았다. 아니면 못한 것일까.
'결국 왜 동결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여러분이 같은 질문을 하시는 이유는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하나 과제이기 때문에 계속 질문한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간담회 끝까지 명확한 대답은 회피했다.
◇ 통화정책의 키워드, 물가에서 성장으로?
김중수 총재의 이날 발언 중 가장 의미심장했던 것은 '하방위험'에 대해 환기를 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통화정책 운영에서 물가와 겨룰 수 있는 유일한 변수, 즉 경기하방위험이 부각되고 있음을 뜻한다.
김 총재는 "중앙은행의 의사결정에는 상방향의 위험보다는 하방향의 위험에 대해서 훨씬 더 세심하게 분석을 해야 될 것"이라며 "대외적인 위험요인과, 저축은행을 포함한 상당한 내부의 위험요인, 여러가지를 고려할 때 이번에는 신중하게 판단을 해야 돼서 현 수준에 있고 그리고 앞으로 보자 이런 것이 이번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유럽문제나 저축은행 문제가 향후 경제성장에 상당한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최고조에 달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마저 잠깐 제쳐두어야 할 정도로…
금리인상을 계속하면서 가계부채에 대한 걱정이 갈수록 커져왔던 것도 변수라면 변수다.
지난 3월 금통위 의사록을 살펴보면 일부 위원은 "금리상승 시 늘어나는 이자부담은 가계가 견뎌낼 수 있다 하더라도 가계소비가 제약됨에 따라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며 "또한 순부채 가계가 자산매각에 나서게 되면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산가격이 다시 하락하는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내용들은 일부를 제외하곤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언급됐던 문제들이다. 갑자기 최근들어 부각된 내용이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3.00%라는 기준금리 수준은 중앙은행에겐 '이쯤이면 면피는 했다'는 심리적 안도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들어 경기가 주춤해지기 시작할 것이란 우려와, 물가는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도 작용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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