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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 KAI의 환골탈태 2006년 재무개선 후 고속 비행

정준화 기자공개 2011-06-10 09:45:12

이 기사는 2011년 06월 10일 09: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9년 설립 이래 2000년 중반까지 만성적자에 시달렸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2006년말 누적적자를 벗어난 KAI가 5년만에 기업공개(IPO)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공모규모만 6000억원에 달하는 KAI는 올 상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만성적자' 시달린 KAI...'T-50 때문에"

KAI는 국가 항공산업의 육성을 위해 1999년 10월 삼성, 대우, 현대의 항공 사업부문을 통합해 설립된 항공기 제작회사다.

'한지붕 세가족'으로 출발한 KAI는 IMF로 인해 손실을 보고 있던 기존 적자사업의 이관과 항공기 개발에 따른 과도한 부채, 이에 따른 이자비용 때문에 계속되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설립 1년 후 KAI가 떠안고 있던 부채가 무려 1조원이 넘을 정도였다. 2조2000억원 가량의 초음속 고등항공기인 T-50의 개발비는 만성적자의 주원인이었다. KAI는 이 사업에서 17% 가량의 개발비를 부담해야했다.

정부는 1997년부터 T-50 개발 사업을 추진했고 당시 삼성항공이 수주를 따내 사업을 이어왔다. 2년 뒤 KAI가 설립되면서 T-50 개발사업이 넘어왔고 삼성항공이 떠안고 있던 부채도 함께 부담하게 된 것이다.

막대한 부채로 인해 KAI는 연간 500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에 시달렸다. 만성적자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문제였다.

설립 초기라 수주는 부족한 가운데 그나마 항공기를 생산해도 정부가 대당 일정수준의 원금을 회수해갔다. 이자에 이자가 붙으며 KAI의 재무구조는 급격히 악화됐다. 2005년말 기준 부채비율이 700%에 달할 정도였다.

◇산은의 출자전환...재무구조 개선 후 '달라졌어요'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KAI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좋아진 것은 2006년. 정부 사업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된 KAI를 살리기 위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나섰다.

산은은 2006년 8월 4000억원데 달하는 채권액 중 1200억원을 출자 전환하면서 KAI 지분 31.7%를 가진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한달 앞서 KAI는 자본금 4662억원을 2075억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실시한 후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1200억원 규모의 산은 출자도 이같은 유상증자의 일환이다. 나머지 900억원은 기존 주주인 삼성테크윈, 현대차,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300억원씩 참여했다.

감자 후 증자, 출자전환 등의 재무개선 활동으로 KAI는 2006년말 오랜 기간 지속돼 온 누적손실을 완전히 해소하는데 성공했다. T-50 양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매출채권을 유동화증권으로 발행하면서 현금도 손에 쥐게 됐다. 이에 따라 700%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100%대 후반까지 낮아졌다.

재무개선 이후 KAI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006년 이후 T-50 양산 프로젝트, KHP(한국형 헬기) 개발 프로젝트 등 군수, 민수 사업에서 꾸준히 신규수주가 발생했다. 2005년말까지 약 2조원 수준이던 수주잔고는 작년 말 6조원까지 3배 가량 늘어났다.

수주 확대로 KAI는 지난해 매출액 1조2667억원, 영업이익 1210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 3개년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1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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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50 수출 물꼬...'이제 시작'

지난 달 인도네시아 정부와 체결한 T-50 고등훈련기 16대 수출 계약의 의미는 KAI에게 남다르다. 만성적자의 진원지였던 T-50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은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대당 2000만 달러의 판매가를 감안하면 KAI는 이번 계약으로 3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한방에 달성하게 됐다. 전투기 수출의 정치적 난제를 극복하고 첫 수출에 성공한 점을 감안하면 T-50의 추가 수출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T-50 뿐만 아니라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에 대한 기대도 크다. 2006년 개발에 들어간 수리온은 현재 개발 마무리 단계로 내년 9월 양산 1호기를 인도할 예정이다. KAI는 향후 15년간 전세계 시장에서 수리온급 기종의 노후헬기가 1000여대 가량 교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T-50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리온이 13%, 민수 기체 부품 수출이 30%, 완제기 수출이 9%, 기타 군수가 8%다.

KAI 주관사 관계자는 "KAI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상장을 통해 한 단계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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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9월 양산 예정인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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