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6월 24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위한 차순위 협상자로 선정된 스웨덴 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가 협상을 원하는 채권단에 '무제한 가격할인'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대우일렉 채권단은 22일 오후 늦게 일렉트로룩스 인수자문사인 모간스탠리를 통해 이 같은 공문을 접수했다.
채권단은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일렉트로룩스의 서면 요구를 검토했다. 이 회의에 참여한 관계자는 24일 "일렉트로룩스의 조건이 협상 테이블에 매매 양측이 앉을 수도 없는 무리한 주장이라는 의견이 채권단 다수 의견으로 모아졌다"며 "다만 현재상황에서는 차순위 협상자와 거래를 일방적으로 단절할 수 없어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룩스가 내건 조건은 세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가격 할인 제한선을 없애달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인수합병(M&A) 거래에선 입찰이 마무리된 이상 인수자의 제안가격에서 매각자가 협상을 실시하기로 결정하면 5% 이내의 할인이 용인된다.
일렉트로룩스는 이 제한을 실사 결과에 따라 5% 이상 깎을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당초 우선협상자이던 엔텍합과의 협상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이 사이에 대우일렉의 기업가치가 달라졌다는 게 일렉트로룩스의 견해다. 사실상 자신들의 실사 결과에 따라 인수금을 새로 책정하겠다는 의미다.
일렉트로룩스는 이에 더해 협상 포기권도 요구했다. 협상이 매매 양측의 원활한 협조를 통해 잠정적으로 완료되더라도 스웨덴 본사 최고경영진이나 이사회가 인수 철회를 결정하면 보증금을 돌려받고 인수 의사를 철회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다.
채권단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일렉트로룩스(6000억 원)가 엔텍합(6050억 원)에 입찰금액 측면에서 50억 원 뒤졌지만 후보 평가 점수가 뒤졌던 이유도 이 같은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룩스는 마지막으로 대우일렉 자산의 분할 인수 가능성도 문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자신들의 실사 결과에 따라 우량자산과 부실자산을 분리하고 그 중 임의적인 인수가 가능한지를 타진한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는 애초부터 한국 자산에는 관심이 없었고 유럽과 멕시코 공장 등에 관심이 있었다"며 "이들은 대우일렉을 인수하더라도 한국 내 자산은 분리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일렉트로룩스의 서면 요구를 회람한 후 일단 협상과 관련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조만간 전체 회의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회의 분위기 상 일렉트로룩스의 주장은 상당히 일방적이고 수용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기업가치 부양을 통한 재입찰 주장과 자산분리 매각 등이 제시됐다"며 "재입찰에는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자산분리 매각도 대우일렉 노조의 반발 등 상당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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