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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證, 채권인수 실적 추락…이유는? 중·소형사 불구 1분기 1위, 2분기 실적 7위로 하락

김효혜 기자공개 2011-07-13 11:16:01

이 기사는 2011년 07월 13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투자증권의 2분기 채권 인수 실적이 급락했다. 지난 1분기 무리하게 채권을 인수한 후유증일 것이란 분석이다. KB투자증권은 올들어 무서운 속도로 인수 실적을 쌓으며, 업계에서 경쟁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투자증권(이하 KB)의 올해 2분기 전체 채권 인수 실적은 총 1조6276억원이다. 1분기 실적(2조1813억원)의 70%에 그쳤다. 리그테이블 순위는 1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일반회사채(SB) 인수 순위도 1위에서 3위로 미끄러졌다.

KB투자증권은 올 1분기 대형 딜과 외화표시채권을 집중 공략하며 공격적으로 실적을 쌓아 나갔다. 2000억원 이상 인수한 기업집단은 포스코, 롯데, GS, 한국전력공사, 현대자동차로 이들 5개 기업집단의 회사채 인수금액만 하더라도 1조6998억원 규모에 이른다. 전체 인수실적의 1/3에 해당한다.

등급별로 살펴보면 AAA~AA-급 회사채 인수 비중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BBB급과 BBB+급 회사채 인수 비중은 5%에 불과했다. BBB급 채권은 주로 대표주관만 했을 뿐, 인수는 거의 하지 않아 위험부담을 피하려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GS칼텍스, 호텔롯데, 포스코파워, 신세계, 롯데칠성음료 등 AA+등급 일반회사채도 7034억원 인수했다. AA-등급 인수금액은 5728억원, A+등급은 4953억원, AAA등급은 49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주로 신용도가 높은 회사의 채권을 한꺼번에 많이 인수하면서 실적을 쌓아갔다.

◇ 민평보다 크게 낮은 금리 불구 적극적 인수…KB證 "다 팔았다"

중·소형 증권사인 KB투자증권이 다른 대형사들보다 채권 인수 여력(Book)이 크게 가져가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KB투자증권의 채권 인수는 대형사들을 압도했다.

STX팬오션, GS칼텍스, 한라건설, 두산건설, 현대상선, 아시아나항공, 호텔롯데 등은 주로 1분기에 인수한 대표적인 채권들로 발행 금리와 개별 민평 간 차이가 컸다.

일례로 호텔롯데의 경우 최우량 등급(AAA)을 압도하는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했다. 해당 채권의 금리는 국고채 3년물에 28bp를 가산하는 수준으로 AAA급 민평 금리보다도 낮았다. 최우량 은행채는 물론 중금채·산금채보다도 강한 수준이었던 것. KB투자증권은 전체 발행액 2300억원 중 800억원 어치를 인수해 대표주관을 맡았다.

이처럼 발행 금리와 시장 금리 간 괴리가 큰 채권들은 상당부분을 KB투자증권이 떠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비상식적인 금리의 채권에 투자할 리도 없거니와 리테일 망을 확보하고 있지 않아 동양이나 동부처럼 리테일을 통해 소화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팔리지 않는 채권을 떠안은 채 인수를 이어가면 북 한도가 빠른 속도로 찰 수 밖에 없다. KB투자증권의 인수실적이 2분기에 주춤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 한도관리로 보는 이유다.

이에 대해 KB 관계자는 "현재 호텔롯데 회사채 외에는 인수한 채권 전부 매출한 상태"라며 "업계에서 나오는 얘기일 뿐, 내부 규정상 채권을 오래 안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 수수료 녹이기 무분별한 실적 쌓기 '이제 그만'

일반 증권사들은 DCM 부문을 기업(고객)과의 관계를 다지기 위한 일종의 '기반'으로 생각한다. DCM이 '돈이 되는' 부문은 아니지만 DCM 딜을 통해 ECM 등 다른 딜로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일정 부분 손해를 감소하고서라도 DCM 부문을 운영하는 것이다.

KB투자증권은 순수하게 DCM에만 집중하는 증권사다. 한누리투자증권 때부터 DCM 부문에선 강점을 보였다. DCM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제외하면 두각을 나타낸 부문이 없었다.

특히 ECM 파트는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렇다 할 실적을 내는 곳이 DCM뿐이라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올해 증권 쪽에 "계열 증권사로서 이름 값을 하려면 한 분야라도 1등을 해야 한다"며 DCM 부문 영업을 공격적으로 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나마 강한 DCM 부문에서 '리그테이블 1위'를 향해 무리하게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특히 KB투자증권은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 중에서도 지주사의 덕을 보지 못하는 증권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증권사들 간 채권 바터 과정에서도 우리투자증권이나 신한금융투자, SK증권이나 대우증권 등에 밀린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선두를 차지하려다 보니 '남들보다 싸게, 가리지 않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낮은 금리를 부를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인수한 채권을 팔기 위해서는 '수수료 녹이기'를 해야만 한다.

KB투자증권의 공격적인 영업에 대해 타 증권사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IB들의 과열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KB투자증권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중소형사가 인수에 너무 주력하다 보면 리스크관리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크레딧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보통 조달 듀레이션이 짧은 데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채권을 과하게 떠안으면 자금의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또 비우량채권은 금융시장에 충격이 오거나 자금 조달이 잘 되지 않을 때 위험자산이 되므로 해당 증권사에 막심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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