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화, 'AA+' 꿈은 이루어지나 조만간 등급 상향될 듯..3000억 회사채 발행 검토
이 기사는 2011년 08월 08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남석유화학(이하 호남석화)의 신용등급 상향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등급 상향에 때를 맞춰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호남석화의 현재 장기 신용등급은 AA0, 등급 전망은 '긍정적'이다. 등급 상향이 현실화되면 석유화학업계에서 가장 높은 LG화학(AA+)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검토 결과 호남석화의 신용등급을 한 노치(notch) 상향 조정키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사들의 내부 의견은 회사측에 비공식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호남석화는 신용등급 상향 이후 만기 3년과 5년으로 나누어 총 3000억원의 원화 공모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았지만 이달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발행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장기 신용등급, 이달 중순께 AA+로 상향
호남석화의 장기 신용등급은 회사가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발행하기 시작한 2008년 AA0로 상향됐다. 지난해 9월에는 등급전망이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등급 상향 기대감이 높아졌다.
AA+등급은 사실상 초우량 기업의 상징이다. 각 업종별 선두기업들이 AA+등급에 위치하고 있다. 호남석화가 AA+대열에 올라서면 롯데그룹의 다른 AA+등급 계열사들(롯데쇼핑, 롯데백화점, 호텔롯데 등)과 마찬가지로 조달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크레딧 전문가들은 호남석화의 신용등급 상향은 대체로 납득할 만하다는 반응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2009년에는 중국의 강력한 내수경기 부양 정책에 따라 관련 수요가 증가해 아시아 지역의 석유화학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호남석화의 경우 생산제품 전반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원재료(나프타) 가격이 하락하면서 채산성도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호남석화는 연간 1조원이 넘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도 14%에 달한다"며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을 비롯한 재무지표 등도 나쁘지 않아 AA+등급에 랭크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호남석화가 일찌감치 AA+등급에 위치해 있던 동종업계 1위 기업인 LG화학과 같은 등급 선상에 놓이는 것에 대해선 다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한 크레딧 전문가는 "LG화학과 호남석화는 엄연히 '급'이 다른 회사"라며 "호남석화가 AA+로 상향된다면 LG화학은 AAA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LG화학은 AAA에 가장 근접한 회사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 3년물 외표채 발행 검토했으나 취소..조달액 일부는 롯데건설에?
호남석화는 아직 이번 조달자금의 용처를 밝히고 있진 않다. 다만 9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일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호남석화는 9월 중순 약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제41-2회, 제41-3회)가 돌아온다. 이는 전액 상환할 방침이다. 이미 상환액도 내부 현금으로 전부 마련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호남석화는 3년물을 외화표시채권으로 발행하는 것을 검토했다. 달러를 조달해 해외법인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려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호남석화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소재 석유화학회사인 타이탄(Titan Chemicals Corp. Berhad.)을 인수했으며 올해에는 인도네시아에 유화공장을 신설할 계획이어서 외화 자금 소요가 상당한 편이다.
하지만 지난 달 정부가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해 원화로 스왑해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면서 외표채를 발행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졌다. 해외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외화를 조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무래도 당국의 눈치가 보여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것.
한편 이번 조달자금 중 일부는 롯데건설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투입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25일 실시될 3000억원 규모의 롯데건설 유상증자에는 호텔롯데, 롯데정보통신, 롯데알미늄, 호남석유화학이 참여한다. 기업별 납입액은 호텔롯데가 1216억원, 롯데정보통신이 158억원, 롯데알미늄이 358억원, 호남석화는 935억원이 배정됐다.
호남석화 관계자는 "아직 발행 일정과 용처가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았다"며 "좀 더 상황을 두고보면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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