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주주協, 보증금 반환 부의 강행 캠코 "배임" VS 주주협 "현실적 대안"... 가결 가능성은 적어
이 기사는 2011년 09월 02일 1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주주협의회가 엔텍합 계약 보증금 반환에 관한 안건을 표결에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 이상 시간을 끌다가는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존폐 기로에 설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대우일렉트로닉스 주주협의회는 엔텍합 그룹의 계약 보증금을 반환하는 안건을 협의회 회의에 정식 부의했다. 오는 7일 열리는 협의회에서 75% 이상 동의를 얻으면 해당 안건은 가결된다.
엔텍합과의 협상이 무산된 지난 7월부터 매각 재개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를 제외한 주주협의회는 엔텍합의 계약보증금 578억 원 반환을 주장하고 나섰다. 계약금이 반환되면 엔텍합과의 계약을 해지시켜 신속하게 매각 작업을 재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캠코)가 절반 이상의 의결권(57.42%)을 보유하고 있어 안건이 통과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캠코는 배임 소지를 근거로 들며 보증금 반환을 반대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확보한 재산을 근거 없이 돌려줄 수 없다"며 "(만약 보증금을 돌려줬다가는) 주주에 대해 배임 책임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외환, 신한, 우리은행 등 나머지 주주들은 보증금 반환을 "대우일렉트로닉스 경영을 정상화 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반환을 주장하고 있다. 매각 작업이 번번히 무산되고, 주인없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기업 가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회사 재무 사정은 한계 상황까지 다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은행들은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재개 일정이 정상궤도로 돌아오지 못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는 입장이다. 엔텍합 측이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일부러 지급하지 않고 있는 외상 대금만 대우일렉이 받더라도 당장은 숨통을 틀 수 있다고 판단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증금을 반환하고 매각작업을 서두르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상태가 더 악화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들어가기라도 하면 주식 감자는 기본, 무담보 채권은 보장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캠코는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지분 57.42%를 보유하고 있다"며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매각에 실패하면 가장 손해를 보는 쪽은 캠코"라고 덧붙였다.
주주협은 작년 4월 이란계 전자회사 엔텍합을 우선협상자에 선정했다. 하지만 최종 협상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엔텍합이 가처분 신청을 하며 매각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매각이 교착상태에 빠진 데는 주주협과 엔텍합이 계약을 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주협은 엔텍합이 최종 매각대금 납부일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계약 자체가 무산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엔텍합은 주식 양수도 계약(SPA)의 거래처 보장 약정 등과 관련해 협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매매계약이 유효하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엔텍합은 지난 6월 엔텍합이 여전히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인수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시지위보전등가처분'을 서울지방법원에 신청했다. 현재 두 차례의 청문회가 끝났으며 주주협과 엔텍합은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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