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수빅 부담' 언제쯤 벗어날까 차입금·R/G 보증만 3조원 넘어서..필리핀 건설 법인 자본잠식도 부담
이 기사는 2011년 09월 20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이 운영하고 있는 필리핀 현지사업 법인들의 재무부담이 최근 더욱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차입금 비중이 더욱 확대됐고 자본잠식에 빠져있던 현지 건설법인은 잠식상태가 오히려 심화됐다.
20일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 Inc)는 2006년 설립 후 처음으로 올 2분기 연속 순이익을 내고 있다. 1분기 140억원의 순이익을 본데 이어 올 2분기에도 174억원의 순익을 봤다. 지난해에는 384억원의 순손실을 입었었다.
지난해 말 기준 397%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 2분기 기준 수빅조선소의 자산은 2조4847억원, 부채는 1조965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78.4% 정도다.
하지만 수빅조선소의 레버리지 부담은 계속해서 늘어만가고 있다. 지난 9월 15일 기준, 수빅조선소는 국내외 금융권으로부터 총 8785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졌다. 올 3월 말 총 차입금은 7670억원 정도였지만 2·3분기 연달아 금융권 차입을 늘리며 부담이 더욱 늘었다.
일례로 지난 4월 산업은행으로부터 2561억원의 차입금을 끌어온데 이어 이달 15일에는 1650억6000만원을 현지금융권에서 조달했다. 조달자금은 기존 차입금의 만기 상환과 운용 자금 용도로 사용했다.
수빅조선소에서 지고 있는 차입금 부담은 고스란히 한진중공업으로 이어진다. 차입금 전반(8785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진중공업 자체에 레버리지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에 제공하고 있는 선수금 환급보증액도 올 들어 급속도로 늘면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2조8243억원이었던 선수금 환급보증(R/G)은 최근 3조3346억원으로 5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R/G는 선박 건조를 맡긴 선사가 선박 인도를 못받게 될 경우를 대비해 선수금 보장 책임을 모기업에서 전가하는 지불보증이다. 선박건조가 제대로 이뤄지면 문제가 없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채무부담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R/G 비중의 과도한 증가도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에서 지고 있는 재무부담이 과하다는 평가로는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올 2분기 기준 한진중공업이 자체적으로 지고 있는 차입금(장·단기 포함) 규모만해도 3조원이 넘는다"며 "게다가 수빅조선소에 영업관련 선수금 환급보증과 차입금 지급보증이 3조원에 달한다는 것은 그만큼 재무적으로 부담이 과중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필리핀에서 건축사업을 벌이고 있는 HANJIN PHIL Inc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년째 자본잠식을 이어가며 한진중공업 재무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HANJIN PHIL Inc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 740억원에 총부채 772억원으로으로 이미 부채가 자산을 앞질렀다. 올 들어 잠식 상태가 나아지기는 커녕 더욱 심화됐다. 2분기에는 전분기 보다 자산은 705억원으로 40억원 가량이 줄었고 부채는 775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다만 한진중공업이 25%의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어 부담이 완전히 전가되지는 않고 있다. 한진중공업 측에 따르면 나머지 지분 75%는 필리핀 현지 개인사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중장기 목표는 필리핀 현지 법인들의 기업공개(IPO)에 있다. IPO 성사를 위해서 수빅조선소를 중심으로 수주량 증대 및 수빅조선소의 흑자전환이 필수적일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인적 재배치를 비롯한 조직재정비, 선종고도화 등 조선부문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수빅조선소의 고부가선종 수주경쟁력 확보기간 등을 고려할 경우 매출외형 확대 및 수익성제고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했다.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