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VC조성하는 우본, 앵커 투자자는 뒷전 국민연금·KoFC펀드 매칭에 초점…출자비율 40%대 그쳐
이 기사는 2011년 10월 21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가 21일 사모투자펀드(PEF) 및 벤처캐피탈(VC)를 대상으로 총 4600억원 내외의 펀드 운용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규모가 작지 않은 데다 보험 및 예금사업단이 처음 공동 출자에 나선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교롭게도 정책금융공사는 2호 PEF조성을 위한 운용 제안서 접수를 나흘 전인 지난 17일 끝낸 상태다. 최종 선정일 또한 11월 상순(정책금융공사)과 11월 중순(우본)으로 별 차이가 없다.
결과만 놓고 보면 우본이 정책금융공사의 운용사 선정 일정에 맞춰가는 양상이다. 일각에선 공사 측에서 선정한 운용사를 확인하고, 이 중에서 우본이 구미에 맞는 업체를 매칭해주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실제 우본의 펀드 운용사에 참여할 후보들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는 분위기다. 정책금융공사 측에 이미 제안서를 제출한 후보들이 대거 중복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국민연금 팬아시아펀드 운용사(PEF 및 VC)에 선정된 곳도 있다.
국민연금과 정책금융공사의 출자 규모는 각각 9000억원, 6000억원이다. 출자 규모가 70% 이내인 만큼 나머지 30%는 외부에서 매칭을 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우본이라는 ‘믿을 구석’이 있기 때문에 양사가 그 정도 대규모 출자를 감행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PEF 및 VC출자 예산이 있었지만 앵커 인베스터(주축 투자자)로서의 역할이 불안한 우본으로선 이 같은 매칭 출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향후 해당 펀드의 수익률이 기대 이하일지라도 국민연금과 정책금융공사가 '바람막이'가 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자 예정액(4600억원 내외)을 감안할 때 우본이 국민연금과 정책금융공사 없이 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무리다. 행정공제회 및 군인공제회 등의 연내 출자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여기에 기대기란 쉽지 않다. 출자비율이 40%(VC 35%)에 그치는 것 자체가 앵커 인베스터로서의 지위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자 비율 40%라는 것도 과거 20%에서 그나마 오른 수준”이라며 “우본 내부적으로도 앵커투자자로서의 역할론을 고민했지만 아직까지는 무리라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섣불리 운용사를 선정했다가 펀드 조성에 정작 실패하면 우본으로선 더 큰 부담이다.
지난 2009년에는 프리젠테이션(PT) 심사를 끝내고 최종 결과만을 남겨두고 있다가 시장 상황을 문제 삼아 선정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PEF관계자는 "지금처럼 매칭 출자에만 기회를 찾는다면, 우본이 국민연금과 정책금융공사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본 관계자는 "이번 출자는 국민연금이나 정책금융공사와는 엄연히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며 "선정 운용사 수를 정하지 않은 만큼 당사 기준에 부합하는 회사에 한해 출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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