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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경영' 아모레퍼시픽, 집기비품에는 420억 썼다 LG생건 대비 4배…해외 신규출점에 필요, 세부내역 공개불가

최은진 기자공개 2020-10-15 11:40:0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3일 16: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점포 구조조정 등 긴축에 들어간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올해 상반기 집기비품 취득에만 420억원을 썼다. 예년보다 소폭 줄어든 수준이긴 하지만 비용감축 상황에서도 수백억원대의 사무용품을 샀다는 점에 의문이 생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세부내역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일상적인 업무에 필요한 용품구입과 해외시장 신규출점을 위한 투자였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이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집기비품 구입에 단 100억원을 쓴다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가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0년여간 드라이브 걸었던 해외시장 확장전략을 접고 지난해부터 점포 구조조정 등 긴축정책에 돌입했다. 중국시장 성장이 정체되는 등 전반적으로 해외성과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임대료와 같은 고정비는 물론 마케팅 비용 등의 지출이 계속된다는 점이 부담이 됐다.

이에 해외시장 채널을 효율화 하는 차원에서 판매처를 단독 로드숍보다는 디지털 및 멀티브랜드숍 중심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과감한 점포 통폐합을 단행했다. 마몽드 브랜드는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재정비 했고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에뛰드의 경우엔 아세안 시장 내 오프라인 채널을 축소했다. 이니스프리 매장 90여곳을 철수하는 작업에도 나섰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궁극적으로 판관비를 절감하는 차원이었다. 지주사 아모레G의 연결기준 판관비는 올해 상반기 총 1조6873억원으로, 전년도 같은기간 2조407억원보다 3534억원, 17% 축소됐다. 유통수수료에서 1500억원, 광고선전비에서 1000억원을 감축한 결과다.

하지만 비용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활동현금흐름을 보면 다른 분위기가 엿보인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 2434억원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같은기간 1385억원 순유출과 비교하면 1000억원 정도 많다.

호주 럭셔리 스킨케어 전문 기업인 '래셔널그룹' 지분을 취득하는 데 500억원을 썼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예년 수준보다 지출이 크다. 순유입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들었던 게 주요 원인이지만 유형자산 취득으로 1156억원을 썼다는 점도 출혈이 됐다. 특히 부동산이나 건물 등의 자산 매입이 아닌 집기비품 취득에 상당한 지출을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유형자산에는 부동산이나 건물 뿐 아니라 집기비품, 기계공구, 차량운반구 등도 포함된다. 아모레G는 올해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에 전년도 같은기간 쓴 것보다 217억원 적게 썼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 규모가 상당히 크다.

집기비품 취득에 쓴 돈만 421억원으로 전체 지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전년도 같은기간 쓴 575억원보다 150억원 가량 줄었지만 긴축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지출이다. 집기비품에는 주로 사무용 컴퓨터·팩스·전화기·책상 등이 포함된다. 비용감축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다 해외점포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집기비품이 늘었다는 점은 의외의 결과다.

아모레G의 최대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이 114억원어치 취득했고 해외 자회사들이 291억원을 썼다. 아모레G의 유형자산 취득 항목에 반영된 421억원 절반 이상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자회사들이 쓴 집기비품인 셈이다.

아모레G는 집기비품의 명목에 포함되는 세부내역을 밝히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일부 해외시장 신규출점도 진행하고 있는만큼 집기비품 취득은 불가피 한 투자라고 설명한다. 새로 점포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물품들이 필요하고 이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지출이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의 경우 집기비품 취득에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단 46억원만 썼다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이다. 해외 자회사까지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봐도 집기비품 취득에 쓴 돈은 110억원에 불과하다. 연간으로 따져봐도 아모레G는 약 1300억원을 쓰는데 반해 LG생활건강은 300억원 정도 지출한다. 연간 투자금 상당부분을 집기비품 구입에 할애하고 있는 셈이다.

아모레G는 집기비품에 쓴 비용이 전년 수준보다 축소됐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아모레G 내부 관계자는 "일상적인 업무활동을 해야하고 또 긴축을 하더라도 일부 해외시장 진출은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집기비품의 신규 취득은 불가피하다"며 "전년수준보다 축소됐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크게 문제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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