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1월 19일 08: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협회 독립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현재 증권·운용·신탁·선물이 통합된 금융투자협회에서 별도로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금융투자업계가 한 데 모여 덩치를 키워야 목소리도 커진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실효성을 따지기보다는 왜 이런 주장이 끊이지 않는지 그 원인을 짚어봐야 하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자산운용협회 독립 주장의 한가운데에는 전문사모운용사에 대한 소외가 자리잡고 있다. 중소형 규모로 산재해있는 국내 전문사모운용업 특성상 개별 하우스는 항상 ‘을’로만 존재했다. 이들은 금융자산 소싱과 운용을 전담하는 금융전문가 집단임에도 주요 수익원인 운용보수에 대한 선택권마저 사실상 가지고 있지 않다. 증권사 판매보수와 운용사 운용보수가 ‘제로섬’인 현실을 고려하면 증권사의 눈치를 봐야 한다.
올해 들어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관리·감독을 강화하자 전문사모운용사들의 우려가 증폭됐다. 사모펀드 최소가입금액 상향 조정에 따른 비즈니스 위축에서부터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따른 업무 과중, 최근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 연장까지 전문사모운용사가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제기한 애로사항은 번번이 반영되지 않았다.
여기에 책임 여부 등에서 증권사와 운용사간 힘겨루기가 전개되자 전문사모운용사 사이에서는 한 지붕 아래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금융투자협회 정회원으로 등록된 자산운용사는 246곳으로 57곳인 증권사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증권사 임직원수가 자산운용사의 3.6배에 이르고 협회비도 더 많이 부담하고 있어 협회 운영의 주도권은 증권업권이 쥐고 있다.
이번 기회에 전문사모운용사의 소외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논의돼야 한다. 금융투자협회는 자산운용부문을 두고 자산운용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증권부문과의 균형과 더불어 금융그룹 계열이 대부분인 종합자산운용사와 전문사모운용사의 이해관계는 또 다르기 때문에 이 둘에 대한 구분도 충족돼야 한다.
현재 팀 단위로 존재하는 사모펀드 지원 조직을 부 단위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한 가지 대안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당장은 애로사항을 대변하는 역할이 요구되겠지만 사모펀드 시장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빈번하면서도 복잡하게 바뀌는 사모펀드 제도를 연구하고 안내할 인력을 확충하는 의미도 있다.
자산운용협회 분리 주장의 핵심은 실제 분리가 아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분리하는 게 낫다’는 전문사모운용사의 위기감이자 한탄이다. 소외가 아닌 동행을 위한 금융투자협회 차원의 개선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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