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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車 벤처 리포트]'배터리 분리막 코팅' 에너에버, 전기차 안전 파수꾼고온 견뎌 '화재·폭발' 차단, '코캄·유로셀' 등 벤더 납품

박동우 기자공개 2020-11-30 08:08:57

[편집자주]

'미래차'는 올해 정부가 채택한 3대 신성장 산업 중 하나다. 벤처캐피탈업계는 자율주행차, 전기차와 관련된 유망 업체들에 투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미래차산업에 뛰어든 부품사 등 중소벤처기업을 조명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 동향과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7일 15: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가 폭발 또는 화재를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2차전지에 들어가는 분리막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필름이 손상되면 자칫 화재나 폭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이하 에너에버)은 양면 코팅 기술과 나노 입자로 이뤄진 세라믹 성분을 활용해 분리막을 양산하는 기업이다. 전기차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역량을 갖춘 회사다.

SJ투자파트너스 등 벤처캐피탈이 에너에버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다.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코캄, 유로셀 등 배터리 제조사에 납품하는 등 밸류체인에 진입한 대목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미래차 산업이 꽃필 시기를 내다보면서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분리막을 업그레이드하는 노력 역시 호평을 받았다.

◇성장 스토리 : '삼성SDI 출신' 신상기 대표 구슬땀, '2차전지 분리막' R&D 외길

신상기 에너에버 대표
2012년 출범한 에너에버는 2차전지 분리막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을 이어온 업체다. 창업자인 신상기 대표는 1990년대 후반 삼성SDI 입사를 계기로 ICT 제조업과 인연을 맺었다.

신 대표는 2000년대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분리막의 국산화를 추진할 때 관련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신제품 개발, 원재료 소싱 등의 업무를 맡으면서 배터리 섹터가 유망한 분야라는 걸 깨달았다.

SK이노베이션이 중국에 공장을 만드는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창업에 뛰어들었다. 2010년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차렸다. 배터리 분리막을 휴대전화 기종별 규격에 맞게 자르는 '슬리팅(slitting)' 공정을 맡아 분업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경험은 지금의 에너에버 기틀을 다지는 밑천으로 작용했다.

10명 남짓 되는 인력이 뭉쳐 R&D에 매진했다. 2014년부터 분리막을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올인했다. 피땀 어린 노력은 열매를 맺었다. 2018년 150℃의 온도를 견디는 제품을 완성하면서 첫발을 뗐다.

신 대표는 "안전성 측면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회사를 일궈내겠다는 목표 아래 에너에버를 이끌어왔다"며 "표준과학연구원과 나노종합기술원에 몸담았던 유권재 박사를 최근 연구소장으로 영입하는 등 R&D에 계속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 경쟁력 : 180℃ 고온 견디는 분리막, '양면 코팅'으로 화재·폭발 위험 차단

에너에버가 보유한 기술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분리막 코팅'이다. 제조 방법과 양산 설비 관련 특허를 확보했다. 만들어진 분리막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타깃으로 삼는 중대형 2차전지에 탑재된다.

분리막은 열을 차단하는 재료로 이뤄진 얇은 필름이다. 배터리셀 안에서 양극과 음극이 만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화재나 폭발 등 사고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방화벽' 구실을 한다.

입자 크기가 40나노미터에 불과한 알루미나(Alumina), 400나노미터 단위의 보헤마이트(boehmite) 등을 섞어 분리막에 덮어씌웠다. 앞뒤 양면을 코팅해 열을 막아주는 수준을 높이는 승부수도 띄웠다. 올해 8월 최고 180℃의 온도를 견디는 분리막을 상용화한 비결이기도 하다.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과 관계없이 튼튼한 분리막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덴드라이트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다. 수명을 다한 리튬이 음극 표면에 쌓이면서 생긴다. 자칫 분리막을 찢을 수 있어 배터리의 안전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안전성을 대폭 개선한 덕분에 2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높일 길도 열었다. 종전의 분리막은 과부하에 취약해 대용량 배터리를 만드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양극재에 포함하는 니켈 함량을 늘려 우수한 출력을 내는 전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코팅 과정에서 액체 형태의 수계 바인더(접착제)를 쓰는 대목도 주목할 부분이다. 용매와 물을 섞었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경쟁사보다 30% 저렴한 생산 원가를 구현해 확고한 경쟁력을 갖췄다.

◇투자사 평가 : '2차전지 밸류체인' 진입, '생산시설 증설·분리막 개량' 돋보여

에너에버의 잠재력을 먼저 알아본 건 SJ투자파트너스다. 올해 4월 '전북-SJ 퍼스트무버 벤처펀드'로 베팅했다. 그 뒤로 투자 문의가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실탄을 지원하며 주주로 합류했다.

벤처투자업계는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국면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드러냈다. 완성차 벤더(협력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사 제품과 견줘보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에너에버의 분리막 경쟁력이 우수하다고 판단했다.

양면 코팅한 분리막을 생산하는 사업으로 2차전지 양산 밸류체인에 진입한 움직임을 높이 평가했다. 에너에버가 만드는 분리막은 배터리에 반드시 들어가는 부품이기 때문이다. 전지 생산 원가에서 약 20~25%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아이템이다.

옥진우 SJ투자파트너스 상무는 "코팅된 분리막을 납품할 수 있는 2차전지 시장이 나날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공급망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감안하면 에너에버는 단기간에 막대한 수익을 향유하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에버는 코캄, 루트투제이드, 유로셀 등 2차전지 제조사를 핵심 고객사로 확보했다. ESS를 만드는 에너테크와도 손을 잡았다. 단연 눈에 띄는 업체는 코캄이다. 현재 0.5GWh에 불과한 배터리 생산 용량을 2023년까지 5GWh 수준으로 늘리는 로드맵을 수립해서다.

분리막 수요 급증에 대비해 새 생산 시설을 짓는 계획도 호평했다. 에너에버는 2021년 11월부터 전북 완주군의 제2공장을 가동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경기도 화성시 제1공장에는 내년 3월까지 2호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월 150만㎡ 면적의 분리막을 제조하는 1호기보다 생산능력(CAPA)이 20% 더 향상된 장비다.

기존 제품을 개량하는 프로젝트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200℃의 고열을 견뎌내는 분리막을 개발하는 과제를 수행 중이다. 한 차례의 충전으로 최대 800㎞를 달리는 전기차에 적용하는 방향을 염두에 뒀다.

옥 상무는 "에너에버는 시장 진입 허들이 높다고 여겨진 2차전지 생태계에 과감히 뛰어들었고 마침내 R&D의 결실을 맺었다"며 "전기차 산업의 성장을 발판 삼아 2022년부터 실적 퀀텀점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에너에버가 생산한 '양면 코팅 분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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