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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설]'묵묵부답' 유명순 행장, 전임자와 다른 행보은행장 모임, 내부서도 공식 입장 'NO'…소매금융 전략 그대로? 불안한 시선

손현지 기자공개 2021-02-26 07:30:4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16: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티그룹의 한국 철수설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지만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본사 측이 어떠한 전략도 확정짓지 않은 애매모호한 상황이긴 하나 철수설 때마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해명했던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과는 확실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전 행장은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던 인물이다. 그가 씨티은행장으로 취임하던 2014년 때만 해도 그렇다. 당시 씨티그룹은 한국과 일본에서의 사업 축소 계획을 밝혔다. 씨티은행은 그룹의 기조에 부응해 소매금융 계열사로 분류되던 씨티캐피탈을 매각하고 씨티은행과 씨티카드만 남겨뒀다. 씨티은행의 매각설도 눈덩이 처럼 불어날 때였다.

박 전 행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한국에서의 철수는 없다"며 못을 박았다. 당시 취임 후 얼마 안된 시기였지만 자산관리(WM)와 카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2017년에 철수설이 불거졌을 때도 해결사 면모를 보여줬다. 당시 대규모 영업점 축소 기조에 따라 철수설이 번지자 박 전 행장은 한국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소문을 일축했다.

당시 임직원들에게도 별도의 메세지를 보냈는데 "디지털,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해당 사업연도의 이익배당을 유보하는 방향을 이사회에 건의했다"고 밝히며 안심시켰다. 2년 뒤 2019년에도 신년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며 경영 의지를 확고히 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유명순 씨티은행장의 경우 철수설을 두고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으로 국내에 철수설이 번지기 시작했던 22일부터 나흘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시장과의 소통 자체를 꺼리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오후 은행연합회의 비대면 이사회에 참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은행장들에게 철수설과 관련한 주제에 대해선 일체 발언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 전언이다. 직원들에게도 "본사 차원의 입장 외에 다른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만 입장 표명을 했을 뿐이다.

직원들 사이에서의 불안감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씨티은행은 현재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 배수가 높아지는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는 유일한 은행이다. 3000명의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씨티은행 측은 당분간 간담회 등 공식 입장을 표명하는 자리 조차 마련하지 않을 계획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본사에서 구조조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전략방안이 나온 것도 아니다"며 "한 외신보도에서 불거진 소문에 일일히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초 진행 중이던 소매금융 전략들은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당장 내달 16일 예정된 모바일 앱 개선책 발표도 예정대로 실시할 예정이다. 상반기 내 부산사무소 개소도 진행한다. 부산사무소는 예탁원으로부터 외화증권 관련 업무를 맡아 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꼭대기 층인 63층에 들어설 예정인데 오는 4월 개소를 목표로 리모델링 작업에 한 창이다.

문제는 철수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기존 사업 전략 추진이 과연 제대로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는 점이다. 소문의 근원지는 외신 보도에 불과했지만 씨티그룹과 한국 씨티은행 측에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탓에 여러가지 시나리오들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씨티은행의 한국 철수를 벌써부터 기정 사실화하며 여러가지 관측들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DGB금융지주나 OK금융그룹이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OK금융은 은행업 진출을, DGB금융은 수도권 세력 확장이 목표로 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빠른 대출금 회수 등을 위해 서울보증보험 등 타 회수업체의 협조를 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씨티은행에 자산을 맡긴 고객들의 불안감도 일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씨티은행 점포 주변의 타행 영업점들이 고객 영입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간 유 행장이 기업전문가라는 점을 감안해 영업점보다는 디지털, 소매금융보다는 기업금융과 IB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해왔다"며 "다만 공식적인 입장이 계속 없다면 시장의 씨티은행 철수설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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