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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풍부' LG전자, 공모채 패싱할까 상반기 만기채 현금상환 가닥…'초장기물' 이슈어, 금리인하 전망에 대기모드

손현지 기자공개 2024-04-12 10:25:3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5:4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올해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을지 주목된다. 매년 상반기 중에 조달을 이어왔던 것과 달리 오는 6월까지 발행 계획을 잡아두지 않은 상황이다. 총선 이후 발행 환경 변화에 대한 변수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도 기준 금리 인하가 예고되고 있어 등판 시기가 불확실하다. LG전자는 10~15년 트랜치의 초장기물을 찍는 이슈어로 유명하다. 전략적으로 발행 시기를 늦춰 더 낮은 조달금리로 발행하는게 유리한 만큼 연내 시장성 조달을 하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자체 현금 유동성이 뛰어나기에 당장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것도 아니다. LG전자는 지난 2월에 이어 당장 4~5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도 자체 보유현금으로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

◇4~5월 회사채 만기도래분 3400억이지만, '상반기 발행 계획없다'

LG전자는 지난 2022년을 제외하곤 매년 공모채 시장을 찾아왔던 이슈어다. 2009년 5700억원을 시작으로 매해 3000억원 이상, 지난 2011, 2014년에는 조단위로 조달을 단행하기도 했다. 작년에도 기관들의 성원에 힘입어 7000억원 어치 채권을 원활히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기관들에게 꾸준히 눈도장을 찍어왔던 만큼 회사채 시장 내 인지도, 신용도가 두루 높다. 회사채 유통시장에서의 내재등급인 BIR(Bond Implied Rating)도 AAA 최고 수준으로 LG전자의 유효 신용등급인 AA0보다 높다.

IB들도 주목하는 이슈어다. LG전자는 매년 주관사단을 5~8곳으로 대형으로 꾸려왔다. LG전자 딜 참여를 계기로 LG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의 네트워크 확보 기회도 노려볼 수 있는 만큼 주시하는 눈치다.

다만 LG전자의 올해 회사채 발행과 관련해선 아직까지 정해진 내용이 없다. 다수의 IB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LG전자의 상반기 공모 회사채 발행 계획은 없는 상태다. 상환시기가 도래하는 만기채들은 자체 현금으로 상환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4월28일 1300억원, 5월29일 2100억원 등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4월 총선을 기점으로 발행 환경이 어떤 식으로 급변할 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LG전자도 여러 조달 환경 변화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채권시장 업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스케줄을 고려할 것"으로 관측했다.

◇10~15년물 초장기물 찍는 이슈어, 금리인하 시기 기다릴까

하반기는 어떨까. 일부 IB들은 연내 자본조달을 단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고되고 있어서다. 공모·사모채로 15년물의 장기채를 취급해온 LG전자 입장에선 조달시기를 최대한 미루는게 금융비용 절감 차원에서 유리하다.

자체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이슈어라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지 않다는 점도 전망의 배경이다. LG전자는 작년 말 연결기준 8조4876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4조8433억원에서 2022년 6조4983억원 등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무엇보다 '자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이 풍부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작년 말 5조9136억원으로 2022년 12월(3조1078억원)에 비해 두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2021년 적자였던 모바일사업을 접고, 전장(VS)사업쪽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영업력에 날개를 달았다.


투자활동에 지출하는 현금 규모도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LG전자는 생활가전(H&A)부문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 월풀과 선두를 다툴 정도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는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을 자체 현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되는 상황에선 발행 일정을 최대한 미루는게 금융비용 감축을 위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LG전자가 회사채 발행을 꺼릴 만한 요소가 없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꾸준히 시장성조달을 이어온 이슈어인데다가 민평금리가 높은 수준도 아니다. 국내 채권 시장에서 BIR AAA급의 최고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BIR은 발행사의 신용 상태를 채권 유통시장 수익률과 스프레드를 기반으로 평가한 신용등급이다. 신용등급보다 BIR이 높다는 것은 유통시장에서 LG전자의 채권가치가 그만큼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LG전자의 신용등급과 아웃룩은 'AA0, 안정적'이다. 우량 크레딧 매력을 바탕으로 매년 투자 수요도 충분하다. LG전자가 입찰에서 어렵지 않게 대규모 수요 모집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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